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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놓아버림
위 노래가 요청하는 바, 주관인 '나'의 소멸
- 모든 객관인 '어떤 것'과
함께 - 은 頓(돈)의 중대한 차원을 가리키고 있다. 즉 문제의 해결은 어떠한
매개를 통하여 성취될 수는 없으며, '무매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돌파에 선행하는 것이 그 무엇이든지 매개의 바로
그 근원 즉
'나'와 '나아님' 혹은 주관과 객관과의 대치상태가 급격히
그리고 '단박'에 끊어짐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놓아버림에서는
모든 것이 '홀연히' 포괄적으로(단번에) 그리고 '동시에' 놓아버려지게
된다.
이러한 해방은 마치 죽음과도 같아서, '돌연적 (모두 동시에)'이며
'결정적 (단번에 모두)'이다. 그리고 앞으로 보게 되는 바와 같이, 이러한
돌파 가운데 열리거나 탄생하는 것은 '남[他(타)]'이 아니며 탁월한 솜씨의
'단박'일 뿐이다.
혹은 니콜라우스쿠자누스의 표현에 의하면 '非他者(비타자)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님'인 것이다. [돈오대승정리결]에서 비록 여러 가지 형태의 수행, 이를 테면
'사념이
일어날 때 모든 고찰을 삼가고 심지어는 회상의 반영조차도 금하면서
마음을 관찰하는 것' 등을 언급할지라도, 인간의 질병을 치유하는 데에는
단 하나의 방법만이 있음을 완겅히 주장하고 있다.
즉 '즉각 망상을
없애라, 그러면 그대 스스로 단박 그리고 통째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뛰어난 지혜가 체측되고 있다. "그는 체득한다,
모든 쌓임에 '나'가 없음을. 그리고 이것은
어떠한 견해든 완전히 소멸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견해'는 이중적인 정의의 것으로서,
'모든 견해의 완전한 소멸'이란 결국 인간의 특징적 주·객관정신을
철두철미하게 타파한 것과 마찬가지 의미이다.
즉 '선의 수련은 조그마한
객관도 파악되지 않을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금강삼매경은 표면상으로는 다양한 수행에 초점지워져 있는 듯하지만,
또한 상당한 '단박'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유사한 표현으로
종겨적 道(도)의 핵심을 보여준다.
우리가 마음과 자신을 포기하는 만큼 교법은 성취되며,
행동은 같고 다름으로 가득차게 된다.
일단 그 본래 면목을 얻게 되면 그리고 이중적 견해를 뽑아버리면,
고요하고 평온한 열반에 또한
머무르고자 하지도,
집착 하지도, 입증코자 하지도 않는다.
확신의 경지에 다가가, 모습도 없고 수행도 없다.
'단박'적 경향의 글에서, 이러한 철저한 '마음과 자신의 포기'를
나타내는 데는 죽음이라는 표상이 많이 사용된다. 예컨대 선의 전적에서
우리는 '大死(대사)'라는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표상이 전달하는
것은, 놓아버림의 본질이 다만 모두(모두 동시에) 그리고 결정적(단번에
모두)일 뿐만 아니라, 돌연(단박)적이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적인(매개없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동서양 모두, 이러한 '나'의 죽음은 통상 또 다른
탄생과 짝을 이루게 된다.
예컨대, 에크하르트에게서 영향받은 독일
신비주의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인 요하네스 타울러는 말했다. "신의
아들들이여, 그대는 죽어야 한다. 사랑하는 신이 직접 그대의 삶이 되고자
한다면." 에크하르트는 이중성의 극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우리는 죽어야 한다. 철저히 죽어야 한다. 그래서 기쁨도 슬픔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도록. 삶의 또한 완성될 수 없다, 잉태의 근원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그 근원에서 삶은, 그가 완전히 죽었을 때 영혼이
깃들이며, 삶이 곧 존재인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에크하르트의 '놓아버림'에 관하여 좀더 살펴본 연후에, 꿰뚫음의
'긍정적' 측면과 에크하르트의 '삶이 곧 존재'라는 의미로 돌아갈 것이다.
자신과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는 것은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는 강조한다.
신을 보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그는 죽어야만 한다. 자신과 모든 피조물을 놓아버린 사람은
마치 일천마일 밖에 사는 사람에게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보살피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과 전 세계를 놓아버릴
수 있다.
그는 이러한 놓아버림의 본질에 관하여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대는 스스로를 놓아버려야 한다, 나는 말한다, 완전히 놓아버려라,
그러면 그대는 진실로 놓아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온전한 자기포기의
결과는 에크하르트가 말하는 'Gelassenheit'이다.
이것은 그의 저술에
있어서 열쇠가 되는 개념이다. '놓아버림' '안심' '풀어놓음' 및 '버리고
떠남' 등이 뒤섞인 문장에서, 에크하르트는 다시 한번 頓(돈)을 함축하는
용어로서 이를 설명한다.
자신을 단번에 온전히 놓아버린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주어진다.
어떠한 사람이 자신을 20년 동안 놓아버렸다 할지라도, 잠깐이라도 도로
찾았다고 하면, 그는 진실로 놓아버린 것이 아니다.
놓아버려서 안심에
이른 사람은 잠시라도 그가 놓아버린 것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견고히 그 자신을 지켜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야말로 'gelassen'인
것이다.
2)
꿰뚫음
꿰뚫음의 본질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삶과 죽음의 본질보다 더욱 적합한
것은 없다.
그것은 돌연적 그리고 즉시적 성격과 함께 온전한 그리고
결정적인 본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그 어떠한 '남[他(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즉각적으로 단지 바로 '나'만이 있는 것이다.
죽는 것은 전도된 망상의 원천이며, 스스로 그리고 대상에 얽매여 있는
'나'일 뿐이다. 그리고 태어나는 것은 금강삼매경에서 이르는 바 '非我(비아)가
眞我(진아)이다'라고 하는 '참 나' 혹은 '참 자기'인 것이다.
'단박적' 가르침의
특성은 바로 이러한, 그 어떤 것이 새롭게 비이중적 견해가 열림으로써
돌연한 꿰뚫음 혹은 비약으로서 체득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명백하게 되는 것은, '실재'라는 것은 단지 망상일 뿐이며, 깨치고 나니
실재는 처음부터 그곳에 쭉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돈오대승정리결]에서
이러한 실재는 '불성'이라 불려지고, 금강삼매경에서는 "여래장'
또는 '암마라식'으로, 황벽은 '一心(일심)'으로, 그리고 에크하르트는 곧 보게되는
바와 같이 '불꽃'이라 부르고 있다.
이러한 실재의 직관성 그리고 존속성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강조된다.
예를 들면, 태양은 내내 비추고 있으나 망상의 구름에 가리워져 있다던가,
자신이 본래부터 보물을 지니고 있었으나 더러운 옷에 감추어져 모르고
있었다는 등이다.
우리가 해탈을 위해서 그리고 내내 있었던 보물을
찾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다만 '망상으로 얼룩진 더러운 옷을 벗어버리는'일
뿐이다.
이러한 실재는 가장 즉각적이며 진실한 본성으로 간주된다.
그것은 어떠한 객관화와 매개성을 벗어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 접근할
수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도 없는 것이다.
모든 중생이 본래 번뇌에서 벗어나 있으며, 그리고 온갖 좋은 덕을
스스로 갖추고 있지만, 그들은 스스로 극복해야 할 욕망의 가시에 찔려
있는 것이다(그래서 그들이 본래부터 깨쳐있음을 알지 못한다).
좋은 가문의 아들이여! 그것은 바로 암마라식과도 같다. 그것은 일찍이
네가 떠난 적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이제 접근되어지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 네가 그것을 몰랐다 할지라도, 그것은 존재하였으며, 지금 네가
그것을 알았다 하여도 그것은 다가갈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단박의 체득은 종종 꿰뚫음, 혹은 뒤집음으로서 묘사된다.
私有(사유)됨(객관)과 사유함(주관)을 모두 뒤집어 우리는 여래장에 다가선다.
이러한 '접근'대 '비접근'을 통하여 우리가 체득하게 되는 것은, 자아도
자아의 대상도 없으며 주관도 대상이 되는 견해도 없다는 사실이다.
즉 마음과 대상이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구름 뒤에 태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며, 일시적이지도 영원하지도
않고, 만들어지지도 소멸되지도 않는 것이다.
에크하르트가 '불꽃' '城(성)' 등
- 신이 감추어져 있는 곳 - 으로 부르는
인간영혼의 가장 깊숙하면서도 가장 고결한 요소는 이와 유사한 표현으로
특징지워진다. 강론 [Intravit Jesus]에서 에크하르트는 이러한 영혼의
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는 종종 말하였다. 홀로 자유스런 마음 가운데 어떠한 힘이 있다고.
때때로 나는 그것을 마음의 파수꾼이라고도 불렀고, 때로는 마음의 빛이라고
혹은 불꽃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 나는 말한다.
그것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고. 그리고 하늘이 땅위에 있는 것보다 더 높이 '이것'과
'저것'보다 높은 곳에 있는 어떠한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지금 그것을
내가 이전에 이름붙인 어떠한 형태보다도 고상한 것으로 이름 붙이고자
한다. 비록 그것이 그 어떠한 고결함과 형태든 초탈하고 있을지라도.
그것은 모든 이름에서 벗어나 있으며, 모든 형태를 거부하며, 전적으로
꾸밈없이 자유롭다.
마치 신이 스스로 꾸밈없고 자유로운 것과 같이.
그것은 완전하게 하나이며 순일하다. 신이 그러한 것과 같이. 그러므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속을 응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감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인간은 아직도 '그의 영혼의 가장
깊숙한 부분 속에서 편치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불꽃은 하나로서 나타난다.
차별이 없는 하나인 신과 유사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그리고
창조된 것이 아니다.
이처럼 에크하르트는 말한다. '만일 인간이 전적으로
이러한(불꽃의) 종류라면, 그는 완전히 피조물이 아니며, 만들어질 수도
없다.' 이러한 불꽃은 '우리 속에 있는 신의 씨앗'이다. 마치 배나무의
씨앗이 자라서 배나무가 되고 호두 씨앗이 짜라서 호두나무가 되듯이,
신의 씨앗을 잘 보살피면 신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이 씨앗이 '포장되고
감추어져 덮여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모든 사람들 가운데 있어서,
결코 스스로 파괴되거나 소멸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의 발견은 오랜
동안의 수행과 관계되는 것이 아니며, 단박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대들 중의 누구도 이러한 환희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거나
능력 미달이거나 그것에서 멀어져 있는 자는 없다. 그것은 실로 오늘
이 교히를 떠나기 전에, 심지어는 나의 강론이 마쳐지기도 전에 스스로
발견해서 머무르고, 신이 신이고 내가 인간인 것 만큼이나 확실하게
지닐 수 있는 것이다.
'단박의' 가르침의 특징은 '태어남' '깨침' 혹은 '꿰뚫음'이 매개의
대상이거나 그것이 될 수 있는 '다른' 어떤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말한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러면
나는 생각한다. 당신은 왜 밖으로 가는가? 왜 그대자신 속에 머무르지
못하는가? 당신은 모든 진리를 본질적으로 그대 자신 속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영혼이 온전히 벗겨져 모든 매개를 벗어버린다면, 비로소 신 또한
벗겨져 덮개를 벗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신은 스스로를 온전히 내어줄
것이다.
이와 같이 매개가 없다는 것은 '방식이나 相(상)이 없는 순일한 하나'인
것이다.
그것은 모든 것을 품고 있지만 결국은 바로 자기자신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이처럼, 꿰뚫음 혹은 태어남이란 어떠한 먼
여행지에 도착하는 것을 의미함이 아니고, 歸鄕(귀향) 즉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에크하르트는 이러한 귀향을 두 가지 다른 '방법들'로 대비한다.
하나의 방법은 수많은 행위와 열렬한 갈망을 통하여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신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길이 없는 길로서 자유로우나
경계지워져 있다. 거기에서 인간은 과거의 자신과 모든 것을 일으켜
골몰한다. 의지도 없고 표상도 없다. 그러나 아직도 본질적 영원은 아니다.
세 번째 방법은 하나의 길로서 불리우나, 실제로는 집에 있는 것과 같다.
즉 바로 자기 자신 속에서 아무런 매개수단이 없이 신을 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벗어나면 모든 피조물은 순환하며, 그리고 수단이 된다.
얼마나 놀라운가. 그것없이 그것과 함께 있으며, 포옹하면서 포옹당하며,
보면서 보여지는 것이 되며, 잡으면서 잡혀진다. 이것은 정신이 일찍이
안식하던 목적지이며, 바로 영원한 안락의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태어남은 단박성의 극치이다. 즉 '영혼은 자신 속에서 자신으로부터
그리고 자신 속으로 태어난다' 그것은 단지 진실한 정신적 가난함 가운데서
일어난다. 그곳에는 결핍도 없고, 지식도 없으며, 그리고 그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대가 이 고귀한 태어남을 알고자 한다면, 그대는 모든 '잡다함'을
놓아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始原(시원) 즉 그대가 온 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영혼의 모든 힘과 작용은 모두 '잡다함'일 뿐이다.
기억, 이성, 의지,
이것들은 모두 그대를 잡다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것들 모두를
놓아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이러한 태어남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것은 완전히 확실한 것이다.
그렇지만 진정한 정신적 가난함은 자신의 포기로는 안 된다. 그것은
또한 '남'이며 매개될 수 있는 어떠한 조재로서의 '신'에 대한 포기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꿰뚫어지는 것은 그러한 '아님'이 아니다.
에크하르트가
가리키는 바는 인간 고통의 근원이다. 결과적으로 생기는 하나는 이처럼
'부정의 부정'이라 불리우는 것이다. 이것이 단지 사고에서 만이 아니라
실제적 행동으로 일어날 때, 無爲眞人(무위진인)의 '진정한 가난함'이 체득되는
것이다.
나의 꿰뚫음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의 의지 그리고 신의 뜻과 모든
사물들 그리고 신 자신에 자유롭게 선다. 거기에서 나는 모든 피조물을
초월하며 신도 아니고 피조물도 아니다. 나는 나였으며,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로서 남아있을 것이다.
이러한 꿰뚫음은 신과 내가 하나됨을
가져온다. 거기에서 나는 나였으며, 남의 뜻대로 움직여지거나 이지러지지도
않으며, 모든 사물을 움직이는 부동의 原因인 것이다.
여기서, 신은
인간 속에서 어떠한 자리도 찾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가 영구히
그랬으며 영구히 남아있을 이러한 가난함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여기서,
신은 心과 하나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엄밀한
가난함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러한 설교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오랫동안 이러한 진리와 함께
하지 못하였으며, 그래서 나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신의 마음으로부터 그 어떠한 매개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4. 단박성
'단박'에 관해서 에크하르트와 다른 많은 교사들에 의해서 구획된
종교적 문제는 '분열된 삶으로부터 하나인 삶'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의미의 하나는 단순히 복수 혹은 둘에 맞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둘
혹은 분리(하나와 둘 혹은 복수 간을 포함하여)라는 모든 형태가 극복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실로 단박성은 체득된다. 종종 이러한 하나,
무차별 혹은 不二에 대한 묘사는 변증법적인 형태를 띤다. 그리고 兩否定的(양부정적;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이거나 역설적인 용어로서 표현된다. 예컨대, 위대한
수피즘의 교사였던 Ibn al-'Arabi(1165-1240)는 주장한다.
신은 無限定(무한정)의 존재를 지닌다. 그러나 한정없음이 그를 한정에서
벗어나게 한다. 반면에 그는 모든 한정을 소유한다. 그러므로 그는 무한정의
한정인 것이다.
모든 한정을 소유하는 무한정, 또는 모든 복수를 포괄하는 일원성,
그리고 모든 분리된 대상을 포함하는 절대원칙 등은 모두가 일종의 不二를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不二는 신비주의 문헌에서 종종 '반대의 일치'
즉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단박 그리고 비단박적 일치(혹은 不二)라고
불려지고 있다.
영혼은 '하나'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신 가운데에서 모든 것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결코 편할 날이 없다. 신은 하나이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영혼의 축복이며, 꾸밈이고 안식이다. 어떤 교사는 말한다. 신은 숙고하는
가운데 모든 사물들 가운데 머무르고 있다고. 영혼은 모든 것 자체인
것이다. 신은 모든 것이며 하나이다.
1) 不二
매개를 중시하며(이를테면 어떠한 형상, 경전, 수행, 혹은 의례의
힘을 비는), 그리고 엄격한 차별고 둘 혹은 복수를 전제하는 종교형태와는
대조적으로, '신비적' 형태의 종교들은 단박의 비이중적 자기 체득을
강조한다.
"금강삼매경"에서 설하는 바 '理入(이입)'이란 '중생들이
모두 眞性(진성)과 다름없어서 동일하지도 반대되지도 않음을 깊이 믿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不二(불이) 혹은 비이중성의 측면을 예증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것은 다만 일치 혹은 하나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다시 복수 혹은 양면을 갖추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전은 단순히 중생과
불성이 같음만을 설하는 것이 아니다. 중생과 불성은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붓다교설의 핵심은 종교에 있어서 또 다른 '단박'의
형태에 적합한 표현으로 묘사된다.
이것(붓다에 의해서 펼쳐진 가르침)은 곧 모든 이중성을 벗어나 있다.
또한 하나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이러한 언급은 여러 경전 예컨대 유마경 등의 요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돈오대승정리결] 역시 비이중성이 마하연선사 가르침의
요점인 것을 보여준다.
"나는 정법을 증진하고 빛내기 위하여,
그리고 - 비록 三乘(삼승)에 의지하여 전환시킨다고 할지라도 - 사람들을 비이중성의
문으로 돌이키기 위하여 이 재판에 나왔다."
하나임, 둘임 그리고 둘의 둘아님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에서와
마찬가지로 '단박'이라는 형태를 띤 종교의 중점적 주제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른 유명한 신비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에크하르트는 기성종교에
의하여 비난받았다.
그 이유는 그들의 매개 역할이 필요로 하는 차별의
경계를 침범하였기 때문이다. 인간과 신 사이의 깊이 배인 차이를 기반으로
하는 가톨릭교회가 어떻게 다음과 같은 언급에 비판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신이야말로 표상이 없음을 단박 그리고 비유를 통하지 않고서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신을 이렇게 단박적 방법으로 알고자 한다면
나는 절대적으로 그가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내가 되어야만 한다.
좀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즉 신은 확실히 내가 되어야 하며, 나는 절대로
신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완전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 '그'와 이
'나'가 하나가 되고 하나이며 이러한 존재로서 영구히 하나로서 움직인다.
이 '그'와 이 '나' 즉 神(신)과 心(심)이 하나의 '여기' 그리고 하나의 '지금'이
아닌 한, '나'는 결코 '그'와 함께 할 수 없으며 하나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임, 둘임 그리고 둘의 둘아님은 '신성의 꿰뚫음' '존재'
혹은 '일치'라는 개념의 골격을 형성한다. 이렇게 관건이 되는 개념들이
목표로 하는 바는 비이중성의 철학적 표출,
혹은 에크하르트가 일컫는
바, '하니임' '비차별로서의 하나' '단박성' 등에 놓여져 있다. 그는
강론에서 단박 혹은 비이중적 앎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러한 사람은 둘이다. 왜냐하면 그는 신을 단박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의 앎과 그 존재, 혹은 그의 지식과 앎의 상은 결코 하나에 이르지
못한다. 우리가 신을 보는 것은 단지 정신적으로 완전히 상이 없을 때인
것이다. 거기서 하나가 둘이 되며, 둘은 하나인 것이다.
에크하르트가 사람들에게 적극 이해시키고자 한 것은, 일치가 단순한
동일성 혹은 동질성이 아니라 역동적인 비이중성과 관계있다는 점이다.
그의 강론 가운데 하나인 다음 구절에서 그는 진정한 가난함으로 꿰뚫음을
얻어낸 사람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한다. 인간은 매우 가난하여서, 신을 위하여 일을
할 공간이 되거나 혹은 그러한 공간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기도한다. 나를 신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고자.
나의 핵심적 존재는, 만일 우리가 신을 피조물의 기원으로 여긴다면,
신을 초월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의 진수 가운데에서 신은 어떠한
존재 이상이며, 모든 차별을 벗어나는 것이다.
거기에서 나는 나자신이며,
스스로 의지를 작용하며 스스로 이러한 인간을 만들어냄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영원한 나의 본질에 따라 나자신의 원인이 되며, 일시적인
형성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태어나지도 않고, 태어난
적이 없으므로 결코 죽을 수도 없다.
태어나지 않는 틀에 따라서 나는
본질적으로 있었으며, 지금도 있고, 영원히 있을 것이다. 내가 태어남으로
인하여
존재한다면, 죽고 사라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필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시간과 함께 사라져야 하기 때문에. 나의 태어남 가운데에서
모든 존재는 태어나며, 나는 나자신과 모든 존재의 원인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의지로서 작용하며, 내가 없으면 어떠한 존재도 없는 것이다.
만일 내가 없다면, 신도 없을 것이다. 나는 신이 신인 所以(소이)이다. 그러나
그대가 이를 알 필요는 없다.
진실한 가난함으로, 모든 차별은 이처럼 타파되어진다. 다르고 다르지
않다는 구분조차도. 에크하르트의 말로는 "일치는 차이이며, 그리고
차이는 일치이다.
차이가 많을수록, 일치도 많다. 그것은 차이없는 차이인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없는 차이' 혹은 '둘없는 둘'은 이를테면
"내가 신을 쳐다보는 눈이, 신이 나를 쳐다보는 눈인 것과 같다.
즉 나의 눈과 신의 눈은 같다. 그것들은 하나의 눈이며 하나의 쳐다봄이고,
하나의 인식 그리고 하나의 사랑이다"라고 표현된다. 이러한 시각은
다시 단박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神(신)과 心(심) 사이에 매개되어지는 것이 없다면, 더 이상의 노고
없이도
신을 볼 것이다. 왜냐하면 신은 어떠한 매개도 알지 못하며, 어떠한
매개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心(심)이 전적으로 벗거져 모든 매개의
덮개를 벗어버린다면, 신은 스스로를 완전히 내보여줄 것이다. 心(심)이
어떠한 매개로부터도 자유롭지 않는 한, 그러한 매개가 아무리 사소할
지라도 신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2)
뒤얽힌 자유
금강삼매경에서는 붓다의 교설이 모든 이중성을 초월하면서도 하나에
국집하지도 않음을 설하고 있다. 이에 '단박적' 종교문헌의 중심주제를
언급하고 있다. 예컨대 잘 알려진 선의 일화에서는 말하고 있다.
한 승려가 조주스님에게 물었다.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떠합니까?"
조주스님이 대답했다. "놓아
버려라!"
그 승려가 물었다. "아무 것도 없는 데 무엇을 놓아버립니까?"
조주스님이 말했다. "그렇다면, 가져가거라!"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집착의 뿌리가 잘려진 곳에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중생의 마음이 어떠한 대상 - 조주와 문답한 승려의 '아무
것도 없음'까지도 포함하여 - 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
인용했던 노래가 가리키는 바도 '모든 어떤 것과 모든 아닌 것을 놓아버려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절대적 자유는 여러 다른
형태로 고취된다. 금강삼매경에서는 이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함은 이러함에 머무르지 않는다. 거기에는 이러하다는 相(상)도 없다.
相은 이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함 혹은 열반에 머무르는 것은 이처럼 또 다른 형태의 속박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집착은 또한 세간에서의 구호 방편이나 행위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차별에 대하여 비차별을 취하였을 때 나타난다.
[돈오대승정리결]에서, 인도측에서 중국측이 이러한 속박에 매여있음을
제기하였을 때, 마하연은 반박한다. '이중성이 아닌 무차별의 지식'을
획득한 붓다는 '바로 이러한 무차별 그리고 비이중적 지식으로 인하여
탁월하게 사물의 모든 특질을 구별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하연은 이러한 종류의 차별을 '어리석음과 무지를 특징짓는 전도망상에
묶인 차별'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 구절에 대한 논평에서, 드미에뷰는 모든 위대한 신비주의자들이
이러한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신에 의하여 세상으로 돌아가는 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지속하였음을 관찰하고 있다.
실제로, 돈오대승정리결과
금강삼매경론 모두 이러한 점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선의 자료
[예컨대
十牛圖(십우도)의 아홉번째와 열번째 그림]에서와 마찬가지로 維摩經(유마경)의 핵심에서도
이러한 주제를 발견하게 된다. 에크하르트 또한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무엇이 善(선)인가? 선은 스스로를 매개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매개하며 쓸모있는 사람을 선인이라 부른다. 그래서 이교도의 스승은
말한다. 은둔자는 이러한 의미에서 선도 악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스스로를 매개하지도 않으며, 쓸모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러한 매개는 무의식적이며 즉각적이다.
'보다 현명하고 강력한 스승일수록, 행동이 더욱 즉각적이며 단순하다.'
선의 전통에서, 행동이나 언어를 통한 이러한 무의식적인 자기표현은
자유로운 인간의 중심적 특성이다.
실제로, 대부분 선의 기록전통은
즉각적으로만, 즉 조금도 머뭇거림 없어야만 통과될 수 있는 '公案(공안)'
혹은 '無門關(무문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어떤 것'과
'모든 아닌 것'으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우며, 이를 단박에 무의식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사람에 의하여 인가되는 것이다.
불교에서, 이러한 표현은 대개 지고의 지혜[般若波羅蜜多;반야바라밀다]와 무한한
慈悲(자비)라고 하는 한 쌍의 호칭 아래에 포섭된다. 반면에 이를 테면
기독교나
이슬람교와 같은 다른 종교전통에서는 사랑을 강조한다. 루미라든가
에크하르트와 같은 신비주의자들은 이러한 '둘이 없는 둘'에 특이한
비중을 두고 있다.
바로 그 본질에 의해서, 사랑은 흘러나오며 하나로서의 둘에서 기원한다.
하나로서의 하나는 사랑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둘로서의 둘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하나로서의 둘만이 반드시 자연적, 정열적, 격렬한 사랑을 빚어내는
것이다.
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에크하르트의 자비는 그 뿌리를 자유에 두고
있다. 그 자유는 '에크하르트의 강론과 논문 전부, 즉 초기의 입문담에서부터
후기의 정신적 가난에 대한 강론에 이르기까지의 본질적 처소'인 것이다.
특히 독일어 저술에서는 절대적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족쇄를 끊어버릴
것을 강력히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절대적 자유는 세상살이에 있어서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이며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출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에크하르트는 그의 제자들에게 세상에서
특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그의 제자들을 자유로
이끄는 바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즉 그들이 무엇을 해야하는가 하는
점보다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하여 너무 숙고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들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관해서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만일 사람들이 선하고 그들의 방법이 선하다면, 그들의 업적은 밝게
빛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대가 올바르면, 모든 그대의 업적 또한
올바를 것이다.
에크하르트의 철학적 노력 속에서, 어떠한 양분성도 벗어나려는 필연적
운동은, 닮음으로부터 같음 혹은 일치로의 진행에 의하여 구현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떠한 매개로부터도, 예컨대 기도, 단식과 수면단축,
無我境(무아경) 그리고 심지어는 '他者(타자)'로서의 神(신)에게서까지도 벗어나야 될 필요성을
역설함에 의하여 실제적인 표현으로 예증되고 있는 것이다.
진리안에서 깨친 자는 자기자신과 모든 것을 놓아버려 결국 無(무)가
된다. 오, 이러한 방법으로 진리 가운데 살아가는 자는 모든 것을 소유한다.
진실한 사람은 이처럼 '자유 그 자체'인 것이다. "그는 신도
인간도 섬기지 않는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에도 기반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사람, 이러한 사람은 완전히
下動(하동)에 머무를 것이다. 하늘과 땅이 뒤바뀌더라도. 왜냐하면 그는 어떠한
것에도 매여있지 않으며, 그를 묶는 어떠한 것도 없는 까닭이다.
그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어서 심지어는 자신의 부모와 친구들 모두가
그의 면전에서 죽더라도 꿈적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기뻐하고 괴로워한다. 즉 그는 '고통없이 괴로워한다', 차별의 생활을
떠나서 '적대하지 않는 생활'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진정한 평화를
발견하며, 최상의 무집착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무집착 혹은
초연함은 활동치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의 강렬한
참여가 특성인 것이다.
강론 27에서 명상적인 마리아와 활동적이며 삶에
몰두하는 마르타를 대비시킴으로써 보여주는 바와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자유롭고 외로운 사람은 '신의 땅이 나의 땅이며 나의 땅이 신의 땅인'
그러한 가장 깊숙한 땅에서 나와서 그의 일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는
'항상 환희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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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박에
대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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