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 가 | 나 | 다 | 라 |   6. 부사의품 제6(不思議品 第六)     7. 관중생품 제7(觀衆生品 第七)   8. 불도품 제8(佛道品 第八)     9. 입불이법문품 9(入不二法門品 第九) 전체목차 - 보살사상 경구선집 - "그 자식이 병들면 그 부모도 병들고, 자식의 병이 나으면 부모도 낫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기에 중생이 병을 앓을 땐 보살도 병을 알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낫는 법입니다. 또 이 병이 무엇으로 인해 생겼는가 하면, 보살의 병은 광대한 자비로부터 생긴 것입니다." _문수사리문질품       6. 부사의품 제6(不思議品 第六) 6-1) "사리불이여, 진리를 적멸(寂滅)이라고도 합니다. 만약 생멸을 반복하면 이는 생멸하는 것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게 아닙니다. 진리를 무염(無染)이라고도 합니다. 만약 진리 내지는 열반에 물들면 그것은 오염된 집착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   진리는 대상의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님에도, 만약 진리를 대상으로 취급하면 이는 곧 대상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 진리는 취하고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진리를 취하고 버리면 이는 얻거나 버리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   진리에는 그를 거두는 곳이 없습니다. 만약 그런 곳을 고집하면 그것은 그 곳에 집착한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非求法也)." 6-2) "진리란 보고 듣고 지각하며 의식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法不可見聞覺知). 만약 보고 듣고 지각하며 의식하고자 하면, 그것은 보고 듣고 지각하며 의식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   진리는 인연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만일 만들고자 하면 이는 만들어지는 것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게 아닙니다.   사리불이여, 그러므로 만약 진리를 구하는 자는 마땅히 모든 사물에서 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6-3) "어진 이여, 시방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에서  마왕(魔王)이 된 자는 대부분 불가사의한 깨달음에 머무는 보살들입니다.   그들은 방편의 힘으로 중생을 교화하려고 마왕이 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가섭이여, 시방의 무량한 보살이 혹 그 중 어떤 이는   사람이 되어 마왕을 따라 손발이나 귀 · 코 · 머리 · 눈 · 뇌수 · 피 · 살 · 가죽 · 뼈를 구걸하고,   마을 · 거리 · 아내 · 자식 · 하인 · 하녀 · 코끼리 · 말 · 수레 · 가마 · 금 · 은 · 유리 · 자거 · 마노 · 산호 · 호박 · 진주 · 조개 · 의복 · 음식 등을 구걸합니다. 이같은 사람이야말로 불가사의한 깨달음에 든 보살입니다.   그들은 훌륭한 방편으로 이 구도자를 시험하고, 그로 하여금 마음을 견고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가사의한 깨달음의 경계에 머문 보살에게는 위엄과 덕의 힘이 갖춰져 있으므로 온갖 중생에게 이같은 곤란한 일을 강요할 수 있지만,   범부는 비열하고 힘이 없는 까닭에 이같이 보살에게 강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용이나 코끼리에게 차이거나 밟힌 당나귀가 그 아픔을 견딜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불가사의한 깨달음의 경계에 든 보살이 나타내는 지혜의 방편입니다." _(6: 끝)       7. 관중생품 제7(觀衆生品 第七) 7-1) 문수사리가 물었다. "만약 보살로서 이 같은 내관(觀)을 한다면 어떻게 사랑을 베풀 수 있습니까?" 이에 유마힐이 대답했다.   "보살이 이같이 내관(觀)을 마치면, 스스로 '나는 중생을 위해 이 같은 가르침을 마땅히 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진실한 사랑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보살에게는 이미 생하는 일이 없으므로 적멸에 선 사랑을 베풀며(行寂滅慈함은 無所生故요),   번뇌가 없으므로 번뇌불에 타지 않는 사랑을 베풀고(行不熱慈함은 無煩惱故이며), 과거 · 현재 · 미래가 평등하므로 평등한 사랑을 베풀며(行等之慈는 等三世故이고), 대립된 싸움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다툼 없는 사랑을 베풀고(行無諍慈는 無所起故이고),   안과 밖이 합하지 않으므로 차별이 없는 사랑을 베풀며(行不二慈는 內外不合故이며), 필경에 가서는 다하므로 부서지지 않는 사랑을 베풀고(行不壞慈는 畢竟盡故이고), 마음이 깨어지지 않으므로 견고한 사랑을 베풀며(行堅固慈는 心無毁故이며),   모든 사물의 본성이 청정하므로 깨끗한 사랑을 베풀고(行淸淨慈는 諸法性淨故이고), 허공과 같으므로 끝없는 사랑을 베풉니다(行無邊慈는 如虛空故이니라)." 7-2) "주는 것을 아끼지 않으므로 진리를 설해 베풀어 사랑을 실천하며, 계율을 범한 사람을 교화하므로 계율을 지키는 것에 의지해 사랑을 실천하고, 나와 남을 지키므로 인욕으로써 사랑을 실천하며, 중생의 무거운 짐을 지는 까닭에 정진으로써 사랑을 실천하고, 감각적인 기쁨을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선정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고, 교화하는 적당한 때를 모르는 일이 없으므로 지혜로써 사랑을 실천합니다. 모든 것 앞에 나타나므로 방편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며, 진실한 마음은 청정하므로 감추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고,   조잡한 행위를 하지 않으므로 깊은 마음의 사랑을 실천하며, 거짓이 없으므로 거짓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부처님이 즐거움을 얻게 하므로 마음 편안한 사랑을 실천합니다. 보살의 사랑은 이와 같습니다." 7-3) "해탈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난 할 말을 모른다네."(解脫者는 無所言說故로 吾於是不所云이니라)   천녀가 말했다(天曰). "말씀과 문자야말로 다 깨달음의 모습을 나타냅니다.(言說文字는 皆解脫相이니라) 왜냐하면 깨달음이란 마음 안에서도, 마음 밖에서도, 또 안과 밖의 중간에서 성립하는 것도 아닌 까닭입니다. 문자도 이와 같아서 안에도, 밖에도, 또 안과 밖의 중간에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리불이여, 문자를 떠나서는 깨달음을 설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그대로가 깨달음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一切諸法이 是解脫相이니라)." 7-4) 사리불이 말했다. "그러나 탐심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음을 떠나는 것이 깨달음이지 않은가."   이에 천녀가 대답했다.   "깨닫지 못했어도 깨달았다고 하는 교만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해 부처님께서 탐내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는게 깨달음이라고 설하셨을 뿐, 만약 그와 같은 교만한 마음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탐심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음이 곧 그대로 깨달음이라고 부처님께서 설하셨습니다." _(7: 끝)       8. 불도품 제8(佛道品 第八) 8-1) "보살은 오무간죄(五無間罪)를 지은 사람 사이를 간다 해도 화를 내지 않으며, 지옥에 떨어져도 죄로 인해 오염되는 일이 없으며, 축생에 떨어져도 어리석음이나 교만한 마음 따위의 과오가 없고,   아귀에 떨어져도 공덕을 갖추고 있으며, 색계나 무색계에 이르러도 이것을 가장 뛰어난 일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탐욕을 행하여도 온갖 번뇌에 물드는 일이 없으며, 진심을 표면에 나타내어도 성내는 마음이 없고, 어리석음을 표면에 나타내어도 지혜로써 그 마음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재물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과 밖의 모든 것을 보시하며, 신체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으며, 계율을 범한 것같이 보이면서도 마음은 평안하고, 바르게 계를 지켜 아무리 작은 죄라도 강한 두려움을 가지며,   성난 것 같으면서도 항상 너그럽게 인내하며, 게으른 것 같아도 마음을 다해 공덕을 닦으며, 마음이 혼란한 것 같으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조용히 안정되어 있고, 어리석은 것 같으면서도 세속의 학식이나 깨달음의 지혜에 통달해 있습니다." 8-2) "아첨하거나 거짓을 밖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같이 보이면서도 훌륭한 방편을 강구하여 경전의 뜻을 따르고, 교만하고 뽐내는 것 같이 보이면서도 중생에게는 마치 교량과 같으며,   온갖 번뇌를 나타내지만 마음은 늘 깨끗합니다. 악의 속으로 들어가도 부처님의 지혜에 따르고 딴 가르침에는 따르지 않으며, 자기 혼자만의 깨달음에 정진하는 성자들 사이에 섞여도   중생을 위해 아직까지 듣지 못한 가르침을 설하며, 스스로 깨달음을 홀로 즐기는 부처들 사이에 끼어도 광대한 자비를 완성해 중생을 교화합니다." 8-3) "생멸의 변화를 초월해 영원히 변치 않는 진실을 보고 깨달음의 경계[正位]에 든 사람은 다시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습니다(不能復發阿뇩多羅三먁三菩提心).   예를 들면, 고원한 육지(마른 땅)에서는 연꽃이 자라지 않지만 습한 진흙 땅에서는 잘 자라는 법입니다.   그와 같이 영구히 변치 않는 진실을 보고 깨달음의 경계에 든 사람은 끝내 다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으키지 않으며, 번뇌의 진흙 속에 중생이 있어야 능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으킵니다.   또 공중에 씨를 뿌리면 싹이 틀 수 없지만 비옥한 땅에서는 잘 자라는 것과 같이, 영구히 변치 않는 깨달음의 경계에 든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으키는 일이 없습니다.   수미산과 같이 영원한 주체에 대한 집착[我見]을 일으켜도 더욱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모든 번뇌가 부처님의 깨달음을 싹트게 하는 씨앗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큰 바다 깊은 밑 바닥에 들어가지 않으면 값을 알 수 없을 만큼 비싼 보물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번뇌에 대해에 들지 않으면 일체를 아는 지혜의 보물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如是不入煩惱大海하면 則不能得一切智寶니라)." _(8: 끝)       9. 입불이법문품 9(入不二法門品 第九) 9-1) "궁극의 깨달음을 바라는 것과 세간을 바라지 않는 것과는 둘이지만, 만약 이 깨달음을 바라지 않고 세간을 싫어하지 않으면 곧 이 두 개의 대립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속박이 있기 때문에 해방이 있는 것이니,   만약 본래부터 속박이 없으면 해방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속박도 없고 해방도 없으면 곧 바라는 일도 싫어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것이 절대평등한 경지에 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寶印手菩薩曰하되 樂涅槃과 不樂世間은 爲二이나 若不樂涅槃하고 不厭世間則하면 無有二니라. 所以者何오 若有縛則이면 有解이며 若本無縛하면 其誰가 求解리까.  無縛無解則하면 無樂厭이니 是爲入不二法門이니라. _(9: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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