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 가 | 나 | 다 | 라 |   4. 보살품 제4(菩薩品 第四)     5. 문수사리문질품(文殊師利問疾品第五) 전체목차 - 보살사상 경구선집 - "그 자식이 병들면 그 부모도 병들고, 자식의 병이 나으면 부모도 낫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기에 중생이 병을 앓을 땐 보살도 병을 알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낫는 법입니다. 또 이 병이 무엇으로 인해 생겼는가 하면, 보살의 병은 광대한 자비로부터 생긴 것입니다." _문수사리문질품       4. 보살품 제4(菩薩品 第四) 4-1) "중생은 그 자체가 그대로 진실한 모습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은 진여이며, 성인, 현자, 그리고 그대까지도 진여입니다. 그대가 최고의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중생도 최고의 깨달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중생 그대로가 깨달음의 실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깨달음의 경계에 이르면 모든 중생도 깨달음의 경계에 이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네는 모든 중생이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그대로가 열반의 모습이며, 다시는 멸하는 일이 없다고 알기 때문입니다(卽涅槃相 不後更滅)." 4-2) "무엇을 가리켜 가르침을 익히는 즐거움이라 하옵니까 ?" 대답하여 말하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지니고, 중생에게 이익을 베풀고, 스승을 존경하고, 공양하는 것을 즐기며, 널리 보시하며, 굳게 계를 지키고, 인욕으로 유화하며, 노력을 기울여 선한 씨앗들을 모으며, 선정에 들어 흔들리지 않고,   때의 오염을 떠난 밝은 지혜는 즐거운 것입니다.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넓히는 것을 즐기며, 수많은 악마들을 항복시키고, 온갖 번뇌를 끊고, 부처님 나라를 깨끗이 하고, 뛰어난 신체적 특징을 성취하기 위해 많은 공덕을 닦고, 도량을 엄숙히 꾸미며, 깊고 깊은 가르침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는 즐거움인 것입니다." 4-3) "동학(同學)을 가까이 사귀는 것을 즐기며, 동학이 아닌 사람들 속에서도 분노와 미움을 갖지 않음을 즐깁니다. 악우(惡友)도 함께 지키고 좋은 벗도 가까이 사귀어 즐거워합니다.   마음으로 깨끗함을 즐거워하고, 깨달음을 위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행을 행하고 즐거워합니다. 이것을 보살이 가르침을 익히는 즐거움이라합니다." 4-4) "저희들이 어떻게 악마의 궁에 머물 수 있습니까 ?" 대답하여 말하되, "누이들아, 여기에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법문이 있다.   너희는 마땅히 배워 익혀야 한다. 꺼지지 않는 등불이란 비유컨대, 한 개의 등불로 백천 등에 불을 켜는 것과 같아서, 어두움이 다 밝아지고 그 밝음이 끝내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누이들아, 이와 같이 한 사람의 보살이 백천의 중생에게 가르침을 설하고 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중생 스스로도 그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일체의 바른 일을 넓혀 가는 것을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이 비록 악마의 궁전에 산다 해도 이 꺼지지 않는 등불로써 무수한 천상의 남녀들에게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부처님 은혜를 갚고 또 모든 중생에게 큰 이익을 베푸는 것이 되리라." 4-5) "진리를 설해 주는 모임이란 무엇입니까 ?"(何謂法施之會)   대답하여 가로되, "진리를 설해주는 모임이란 선후가 없이 일시에 모든 중생을 공양하는 것, 이를 법시회(法施會)라 합니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중생에게 깨달음의 덕을 베풀기 위해 즐거움을 베푸는 따뜻한 마음을 일으켜 깨닫게 하고,   괴로움을 없애는 넓은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구제하며, 남의 기쁨을 내 기쁨으로 하는 마음을 일으켜 바른 가르침을 지니게 하고, 평등한 마음을 일으켜 지혜를 얻게 함을 말합니다." 4-6) "중생을 교화하되 공을 수행하며, 인연에 의해 생긴 것을 버리지 않고서도 차별을 초월한 실상을 바르게 파악하되, 이승에 생을 받아 그 몸이 나타나 있어도 바라고 구하는 것이 없으며, 바른 가르침을 굳게 지키는 것이 훌륭한 방편의 힘을 발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중생을 깨달음에로 이끌기 위한 네 가지 방법에 의해 불도에 들게 하며,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봉사하기 위해 교만한 마음을 없애며, 몸과 생명과 재산에 있어서 다함이 없는 영원함을 얻도록 노력하는(三堅法:삼견법) 것입니다." 4-7) "중생을 번뇌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수행의 소지를 마련하고(解衆生縛起修行地), 뛰어난 신체적 특성을 갖추어 부처님 나라를 깨끗이 하려고 복덕을 짓는 업을 행하며, 모든 중생의 마음 속 생각을 알려고 각자에게 마땅한 가르침을 설해 지혜의 업을 일으킵니다.   또 모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이 아님을 알려고 차별도 없는 평등한 가르침에 들어 지혜의 업을 일으키고, 어떤 번뇌, 장애, 불선(不善)들도 다 끊어 버리려고 일체의 바른 일을 행하며, 모든 지혜와 공덕을 얻으려고 깨달음에 도움되는 수행의 방법을 빠짐없이 행합니다." 4-8) "만약 보시를 하는 사람이 평등한 마음으로 가장 비천한 한 거지에게 보시하되 부처님과 다름 없는 복덕을 낳은 밭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그것을 계산하지 않고 평등히 광대한 자비를 드리우며,   그러면서도 과보를 구하는 일이 없으면, 이를 결함이 없이 진리를 설해준 이라고 부릅니다."(若施主 等心施一最下乞人 猶如如來福德之相 無所分別 等于大悲 不求果報 是則名日具足法施) _(4: 끝)       5. 문수사리문질품(文殊師利問疾品第五) 5-1) "거사님 무엇으로 인해 병이 났습니까? 오래 전에 걸렸습니까 ?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습니까 ?"   유마힐이 말했다.   "어리석음과 탐심으로부터 제 병은 생겼습니다. 일체 중생이 병에 걸려 있으므로 저도 병들었습니다. 만약 중생들이 병에 걸리지 않으면 그 때 제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해 생사에 뛰어 들었고,   생사가 있는 곳에는 병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중생이 병을 떠날 수 있으면 보살도 병이 없어질 것입니다. 예컨대, 장자에게 외아들이 있어 그 아들이 병들면 그 부모도 병들고, 만약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도 낫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기에 중생이 병을 앓을 땐 보살도 병을 앓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낫는 법입니다. 또 이병이 무엇으로 인해 생겼는가 하면, 보살의 병은 광대한 자비로부터 생긴 것입니다(以大悲起)." 5-2) "보살은 병든 보살을 어떻게 위로합니까 ?" 유마힐이 말하되, "몸의 무상을 설해도 몸을 싫어하도록 설하지 않으며, 몸의 고통을 설해도 열반을 바라는 일을 설하지 않으며, 몸에 자아는 없다고 설해도 중생을 가르치고 이끌 것을 설하며, 몸의 공함을 설해도 궁극적인 것(寂滅)을 설하지 않습니다.   전에 범한 죄를 뉘우치도록 설하지만 먼 과거로 들어가 사라진 것을 설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병을 헤아려 남의 병을 동정하고 영원한 과거에 걸친 고통을 알 게 합니다.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자 염원하고, 중생이 닦는 공덕을 생각해서 바른 생활을 염원하고, 근심과 고통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항상 정진하는 마음으로 명의가 되어 온갖 병들을 치료할 수 있게합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병든 보살을 위로하고 기쁘게 합니다." 5-3) "이 병든 보살은 이미 고통과 즐거움을 감수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생을 위해 온갖 고통과 즐거움을 감수하며, 또 부처님 가르침이 충분히 미치지 않는 한 감수하는 일을 버리고 깨달음의 경계에 들지도 않습니다.   만약 자기의 몸에 고통을 받는 일이 있으면 죄의 과보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중생을 생각하고 무한한 자비심을 일으키고 맙니다. '나는 이미 고통을 극복했으니, 중생들도 극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다만 그 병을 제거하지만 물질적인 것을 제거하지 않으며, 병의 근원을 끊어 없애기 위해 이를 가르쳐 이끌어야 합니다(爲斷病本而敎導之)." 5-4) "무엇을 병의 근원이라 하는가. 대상에 대해 마음이 작용하는 것으로서, 마음이 작용할 때 그것이 병의 근원이 됩니다. 마음이 작용하는 대상은 다 미한 세계입니다(何所攀緣謂之三界). 이 마음의 작용을 끊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으면 그 때 마음은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일이 없게 됩니다.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함은 상대적인 생각(二見)을 떠나는 것입니다. 상대적인 생각이란 주관과 객관으로서 이들을 떠나는 것이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5-5) "보살은 밖으로부터 주어진 번뇌(客塵煩惱:객진번뇌)를 끊어 없애고 자비심을 일으키며, 집착에 의한 자비에는 생사를 싫어하는 마음이 있으나 만약 이 자비를 떠날 수가 있다면   싫어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곳에 태어나더라도 집착으로 인해 마음이 가리워질 리가 없는 까닭입니다. 태어나도 속박되는 일이 없고, 능히 중생을 위해   가르침을 설해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자기가 결박되어 있다면 어떻게 남의 결박을 풀어 줄 수가 있겠습니까(若自有縛 能解彼縛 無有是處). 스스로 결박되어 있지 않아야 능히 남의 결박을 풀어 줄 수가 있는 법입니다(若自無縛 能解彼縛 斯有是處). 그러므로 보살은 반드시 집착해서는 아니 됩니다." 5-6) "무엇을 속박이라 하며 무엇을 해방이라 하는가(何謂縛 何謂解). 내관에 의한 조용한 마음의 기쁨에 탐착하는 것은 보살의 속박입니다(貪著禪味 是菩薩縛). 만약 훌륭한 방편을 갖고 중생을 접할 때는 보살의 해방입니다(以方便 生是菩薩解). 방편이 없는 지혜는 속박이며 방편이 있는 지혜는 해방입니다(及無方便慧縛이며 有方便慧解이니 無慧方便縛이며 有慧方便解이니라)." 5-7) "무엇을 방편이 없는 지혜라는 결박이라 하는가.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나라를 장엄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공하고 차별이 없고 바라는 마음이 없는 상태에 있으면서 스스로 그런 마음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於空無相無作法에서 而自調伏하니].   무엇을 방편이 있는 지혜라는 해방이라 하는가.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나라를 장엄하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지도 않으며, 공하고  차별이 없고 바라는 생각이 없는 상태에 있으면서 스스로 그런 마음으로 극복하되 싫어하지 않음을 말합니다[於空無相無作法에서 以自調伏而不疲하니].   지혜가 없는 방편을 속박이라 함은, 보살이 탐욕 · 분노 · 사견 등 온갖 번뇌에 얽혀 있으면서 많은 선근을 심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지혜가 있는 방편을 해방이라 함은 탐욕 · 분노 · 사견 등 온갖 번뇌를 떠남과 동시에 많은 선근을 심는 것을 가리키며, 이를 최고의 깨달음에 회향함을 말합니다." 5-8) "비록 몸은 병들었어도 항상 생사 속에 있으면서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며 싫어하지 않음을 방편이라 합니다. 또 몸을 내관하여 신체에 병은 붙어 있고 병도 신체를 떠나지 않는데, 이 병이나 신체에 선후가 없음(是病 是身 非新非故)을 알면 이를 지혜라 합니다. 가령 몸은 병들었어도 중생을 버리고 자기만이 열반에 들지 않는 것을 방편이라 합니다." 5-9) "문수사리여, 병든 보살은 그와 같이 그 마음을 극복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일에 집착하지 않으며 동시에 마음을 극복하지 않는 일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마음이 극복하지 않는 그대로 머물러 있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짓이며, 만약 마음을 극복하고자 거기 집착하면 그것은 자기만의 깨달음에 정진하는 성자의 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언제나 마음을 극복하는 일에도 극복하지 않는 일에도 집착해서는 아니됩니다." 5-10) "이 두가지를 멀리하는 것이 보살의 실천입니다. 미한 세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오염되지 않으며, 깨달음의 경계에 있어도 길이 깨달음의 경계에 젖어 있기만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보살의 실천입니다.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일도, 성자나 어진 사람이 하는 일도 아니며, 보살만이 하는 일입니다.   보살의 실천은 오염된 실천도 깨끗한 실천도 아닙니다. 모든 장애를 초월하고 극복했음에도 더욱 많은 장애를 계속해서 극복하는 것이 보살의 실천입니다. 일체를 남김없이 아는 지혜를 구하나 때 아닌 때에 그것을 얻고자 바라지 않는 것이 보살의 실천입니다." 5-11) "또 '모든 것은 공하다'고 깨달았지만 그 깨달음의 경계[正位]에 들고자 하지 않는 것을 보살의 실천이라 합니다. 생존 조건을 나타낸 열두 가지 계열에 대해서 깨닫고 있지만 많은 사견을 가진 중생들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살의 실천이라 합니다. 중생을 자비심으로 사랑하나 그 사랑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보살의 실천이라 합니다. 마음과 몸의 업을 다한 경계를 구하고 바라나 심신의 업이 다한 경계를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을 보살의 실천이라 합니다." 5-12) "비록 미한 경계에 스스로 나아가 잠기지만(雖行三界) 사물의 진실한 본성을 거슬리지 않으며, 공을 행하지만 온갖 선의 뿌리를 심습니다. 차별을 초월하고 있으나 중생을 구제합니다. 바라고 구하는 생각을 버리면서도 생을 받아 세간에 모습을 나타냅니다. 인과를 끊고 있으나 온갖 선행을 합니다. 여섯가지 바라밀에 정진하면서도 중생의 마음과 그 마음의 작용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다 보살의 실천입니다." _(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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