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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전칭긍정 표현의 유형 ②ː적극형
적극형은 불교의 실천 중시 태도가 십분 드러나는 것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은 곧 그 대상 그대로라는 것이다. 'A라고 말한 이상
A이다.'라고 하는 동일률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禪旨(선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예22).
他日, 祖告衆曰 ; "吾有一物, 無頭無尾, 無名無字, 無背無面, 諸人還識마?" 師曰 ; "是諸法之本源,
乃神會之佛性." 祖曰 ; "向汝道無名無字, 汝便喚作本源佛性!" 師禮拜而退. 祖曰 ; "此子向後設有把茅蓋頭, 也只成得個知解宗徒."
(五燈會元 권2, 河澤神會 선사 / 袁賓, 앞의 책, 18p에서 재인용)
타일,
조고중왈 ; "오유일물, 무두무미, 무명무자, 무배무면, 제인환식마?"
사왈 ; "시제법지본원, 내신회지불성." 조왈 ; "향여도무명무자,
여변환작본원불성!" 사예배이퇴. 조왈 ; "차자향후설유파모개두,
야지성득개지해종도." (오등회원 권2, 하택신회 선사 / 원빈,
앞의 책, 18p에서 재인용)
언젠가 육조선사가 스님 대중에게 말했다.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며, 이름도 없고 자도 없으며, 앞도 없고 뒤도 없다. 여러분들은 알겠는가?"
신회가 말했다. "이는 제법의 본원이며, 곧 신회의 불성입니다." 육조가 말했다. "그대에게 말하길 이름도 없고 자도 없다고 했는데,
그대는 본원불성이라 부르는구나!" 신회는 절하고 물러났다.
육조가 말하였다. "이 사람은 앞으로 (어딘가) 사원에서 주지를 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지해종도가 될 뿐이리라."
예23).
師曾燒一僧, 有一日現身覓命. 師云 ; 汝還死也無? 對云 ; 死也. 師云 ; 汝旣死, 覓命者誰? 其僧遂不見.
(祖堂集 280p 西堂和尙)
사증소일승, 유일일현신멱명.
사운 ; 여환사야무? 대운 ; 사야. 사운 ; 여기사, 멱명자수? 기승수불견.
(조당집 280p 서당화상)
서당화상이 한 스님을 다비했는데, 하루는
그 스님이 몸을 드러내어 목숨을 찾았다. 서당이 말했다.
"그대는 죽었는가?" "죽었습니다." "그대가 이미 죽었다면, 목숨을 구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 스님은 곧 사라졌다.
예24).
白舍人問 ; 一日十二時中, 如何修行, 便得여道相應? 師云 ; 諸惡莫作, 諸善奉行. 舍人曰 ; 三歲孩兒也解道得. 師曰
; 三歲孩兒也解道得, 百歲老人略行不得. (祖堂集 54p 鳥 和尙)
백사인문
; 일일십이시중, 여하수행, 편득여도상응? 사운 ; 제악막작, 제선봉행.
사인왈 ; 삼세해아야해도득. 사왈 ; 삼세해아야해도득, 백세노인략행불득.
(조당집 54p 조과화상)
백거이가 물었다. "하루 열두 때 중에
어떻게 수행해야 도에 상응할 수 있습니까?" 조과화상이 말했다. "나쁜 짓이란 하지 말고, 좋은 일은 받들어 행하시오."
"그거야 세
살짜리 아이도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 살 아이도 말할 수는 있지만, 백 살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지요."
(해;孩원문자형 女+亥)
예25).
鎭州大王請趙州, 共師齋次, 師問趙州, 大王請和尙齋, 和尙將何報답? 趙州云 ; 念佛. 師云ː門前乞兒也解여摩道. 州云 ;
大王, 將錢來 靈樹. (祖堂集 367p 靈樹和尙)
진주대왕청조주,
공사재차, 사문조주, 대왕청화상재, 화상장하보답? 조주운 ; 염불. 사운ː문전걸아야해여마도.
주운 ; 대왕, 장전래여령수. (조당집 367p 영수화상)
진주대왕이 조주와 영수를 청하여 함께 재를
올렸다. 영수가 조주에게 물었다.
"대왕께서 화상을 청하여 재를 올렸는데, 화상께서는 장차 무엇으로 보답하겠습니까?" "염불하지요."
"그거야 문 앞의 거지 아이도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왕님, 영수화상에게 동전 한 푼 주시지요."
예26).
南泉從浴室裏過, 見浴頭燒火. 問云, 作什마? 云, 燒浴. 泉云, 記取來, 喚水고牛浴. 浴頭應諾. 至晩間, 浴頭入方丈,
泉問, 作什마. 云, 請水고牛去浴. 泉云, 將得繩索來不? 浴頭無對. 師來問訊泉, 泉擧似師. 師云, 某甲有語. 泉便云, 還將得繩索來마?
師便近前驀鼻便예. 泉云, 是卽是, 太추生. (趙州錄 14~15pp)
남천종욕실리과,
견욕두소화. 문운, 작십마? 운, 소욕. 천운, 기취래, 환수고우욕. 욕두응낙.
지만간, 욕두입방장, 천문, 작십마. 운, 청수고우거욕. 천운, 장득승색래불?
욕두무대. 사래문신천, 천거사사. 사운, 모갑유어. 천변운, 환장득승색래마?
사변근전맥비변예. 천운, 시즉시, 태추생. (조주록 14~15pp)
(남전이 욕두가 목욕물 데우는 것을
보고는) "물소더러 목욕하도록 부르는 것을 잊지 말게." ··· 욕두가 말했다. "물소께서는 목욕하러 가시지요." "고삐는 가져왔는가?"
욕두는 대답을 못했다. ··· (남전의 제자인) 조주는 곧 다가가서 갑자기 코를 잡아 끌었다.
첫째 예문에서 신회의 대답이 字面上(자면상)으로는 틀린 것이 아니다. 袁賓(원빈)은 신회가 질책을 받은 것은 선문답의 수사 원칙 중에서
'空靈玄虛(공령현허)'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글의 주제와 관련하여 보면 六祖(육조)는 자신이 '이름도 없고 자도 없다.'고 한 이상
전칭긍정형으로 해석하여 어떤 명호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의 예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거지'란 말을 꺼내자
'거지' 취급을 해 버리거나 '물소'란 말이 나오자 '물소' 취급을 하는 것은, 언어와 대상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관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소극형과 적극형을 포괄하여 이러한 전칭긍정형 표현은 불교나 禪(선)의 세계가 객관세계를 긍정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기능을 가진다.
위의
예들에서는 질문받은 사람이 이에 대해 적절히 답변을 못하여 이것이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것은 주로 처음 제기한 전칭긍정형
표현에 존재하는 '어폐'를 처음 제기한 사람에게 되돌리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예27).
有秀才見師手中주杖乃云, "佛不奪衆生願, 是否?" 師云, "是." 秀才云, "某甲就和尙乞取手中주杖得否?" 師云,
"君子不奪人所好." 秀才云, "某甲不是君子." 師云, "老僧亦不是佛." (趙州錄 54p)
유수재견사수중주장내운,
"불불탈중생원, 시부?" 사운, "시." 수재운, "모갑취화상걸취수중주장득부?"
사운, "군자불탈인소호." 수재운, "모갑불시군자."
사운, "노승역불시불." 조주록
한 선비가 스님 손에 있는 주장자를 보고
말하였다.
"부처님은 중생의 바람을 빼앗지 않는다는데,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스님께 손에 든 주장자를 달래도
되겠습니까?" "군자는 남이 좋아하는 것을 빼앗지 않는 법입니다." "저는 군자가 아닙니다." "노승도 부처님이 아닙니다."
예28).
劉相公入院, 見師掃地, 問, "大善知識爲什마却掃塵?" 師云, "從外來." (趙州錄 83p)
유상공입원,
견사소지, 문, "대선지식위십마각소진?" 사운, "종외래."
(조주록
유상공이 절에 들어오다가 조주화상이 땅을
쓸고 있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대선지식께서 왜 먼지를 씁니까?" "밖에서 날아 들어왔어."
(이미 해탈하여 마음에 티끌이 없는
사람이 무슨 먼지가 있느냐는 뜻. 다른 어록을 참고하면, '사찰'이라면 '청정가람'인데 무슨 먼지가 있느냐고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주는 '유상공'을 밖에서 날아온 먼지로 취급하여 그의 입을 막아 버린 것이다.)
예29).
死魚浮於水上, 有人問僧 ; "魚豈不是以水爲命?" 僧曰 ; "是." 曰 ; "爲甚마却向水中死?" 僧無代.
杭州天龍機和尙代云: "是伊爲甚마不岸上死?" (五燈會元 권6, 亡名行者. 袁賓 [禪宗語錄的修辭特色] 20p에서 재인용)
사어부어수상,
유인문승 ; "어기불시이수위명?" 승왈 ; "시."
왈 ; "위심마각향수중사?" 승무대. 항주천룡기화상대운: "시이위심마불안상사?"
(오등회원 권6, 망명행자. 원빈 [선종어록적수사특색]
죽은 물고기 한 마리가 물 위에 떠
있었다. 어떤 사람이 한 승려에게 물었다. "물고기란 물로써 그 목숨을 부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물 속에서 죽었을까요?"
그 스님이 대답을 못했다. 항주 천룡 기화상이 대신 대답했다. "당신은 어째서 물 밖에서 죽질 않지요?"
(죽을 때가 되어야 죽는다는 것)
이상의 예문에서는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일들은 일상적으로 행해질 당위성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4. 선어록과 민간 문학의 언어게임
4.1. 수수께끼
수수께끼가 수수께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언어 사용의 두세 가지 사용 층위를 연결하게 마련이다. 이들 층위의 결합 상황에 따라
수수께끼는 단순히 대상의 외형에 착안한 것으로부터 순전히 문법적인 요소에 관계된 것까지 스펙트럼 형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 순 언어적 장치를 가진 수수께끼가 이 글의 관심이 된다. 예를 들어,
예30). 鳥兒爲什마望南飛 ? 조아위십마망남비
?
새는 왜 남쪽을 날아갈까?
답ː걸어가기에는 너무 멀기 때문.
이 예문은 趙元任(조원임)의 中國話的文法(중국화적문법)에서 제시한 것이다. 그는 이 수수께끼에 이어 "강세에 따라 문장의 정보 초점이 달라질 수
있다. 위 문제에서 '飛(비)'에 강세를 주어 읽으면, 애매함이 해소될 것이고 수수께끼로서의 재미도 없어질 것이다."란 설명을 첨가하고
있다.
그는 문장의 주어, 술어와 관련하여 정보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 예문을 든 것이었다.
그러나 趙元任(조원임)의 설명이 이 수수께끼의
본질을 전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일상 언어 속에서 '새'란 '날아가는 것'과 '걸어가는 것'을 선택적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람'은 걸어갈 수도 있고, 바쁘면 뛰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새'의 이동은
날아간다는 것이 일상적인 느낌이다. 따라서 위 예문에서 '飛(비)'는 사실 '난다'는 것보다는 '간다[去;거]'는 의미로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고,
'飛(비)'에 강세를 준다고
해도 '날아가느냐 걸어가느냐'의 문제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수수께끼는 일상 언어의 쓰임을 어긋나게 한 것에 구조적인 중점이
있고, 이 점에서 선문답의 담화 구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 언어를 일상적 쓰임에서 어긋나게 만든다는 것은
'언어의 굴레'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선문답과 외형적으로 상당한 공통점을 보인다.
다음의 예문은 선문답과 수수께끼의 接點(접점)을 보인다.
예31). 綿綿陰雨二人行, 奈知天不淋一人? 면면음우이인행,
내지천불림일인?
장마비 속에 두 사람이 길을 가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한 사람이 젖지 않았으니!
이상에서 수수께끼와 선문답은 일상 언어의 쓰임을 고의적으로 왜곡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음을 보였다. 그러나 위의 예문과 같이
선문답 중의 어떤 이야기는 그대로 떼어다가 수수께끼로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선문답 자체를 수수께끼라고 하기는 어렵다.
수수께끼에는
해당 언어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정답'이 있지만, 선문답은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질문에 적합한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앞서 '병정동자가 불을 구한다.'는 말처럼
같은 말이라도 어떤 경지에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고, 따라서 수수께끼의 정답처럼 누가 말하더라도 답이 되는 객관적인 답은 없다는 것을 말한다.
4.2.
笑話(소화)
'笑話(소화)'는 우스운 이야기를 말하는데, 정상적인 행동은 웃음거리가 되기 어렵다.
이러한 비정상성에는 여러 가지 양상이 있는데, 그
중 수수께끼와 마찬가지로 일상 언어의 쓰임을 비일상적으로 가져가는 것을 중요 구성요소로 꼽을 수 있다.
소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수사법인 '과장법'은 그 자체로서 전칭긍정형 언급으로 볼 수 있고, 심지어 일부 선문답과 민간에 유행하는 소화는 똑같은 구조 틀에
명사만 바꿔 넣은 것도 보인다. 예를 들어,
예32).
有父子俱性剛, 不肯讓人者. 一日, 父留客飮, 遣子入城市肉. 子取肉回, 將出城門, 値一人對面而來, 却不相讓,
遂挺立良久. 父尋至, 見之, 謂子曰 ; "汝姑持肉回, 陪客飯, 待我與他對立在此." (笑府 6권 1칙 性剛)
유부자구성강,
불긍양인자. 일일, 부류객음, 견자입성시육. 자취육회, 장출성문, 치일인대면이래,
각불상양, 수정립양구. 부심지, 견지, 위자왈 ; "여고지육회, 배객반,
대아여타대립재차." (소부 6권 1칙 성강)
한 父子(부자)가 있었는데, 모두 성격이
고지식하여 남에게 양보란 걸 몰랐다. 하루는 아버지가 손님 접대 준비를 하느라 아들을 시내에 보내어 고기를 사오게 하였다. 아들이
고기를 사서 막 성문을 나서는데, 마주오던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대치하였다. 마침내
아버지가 아들을 찾으러 왔다가 그것을 보고는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일단 고기를 가지고 가서 손님을 접대하거라. 내가 여기서 이
사람을 상대하고 있을 테니."
예33).
一人善탁, 行步甚遲. 日將포矣, 巡夜者於城外見之, 問以何往? 曰 ; "將往府前." 巡夜者卽指犯夜, 欲捉送官. 辨曰 ;
"天尙未黑, 何爲犯夜?" 曰 ; "如此탁法, 탁到府前, 極早也是二更了." (笑府 8권 65칙 탁)
일인선탁,
행보심지. 일장포의, 순야자어성외견지, 문이하왕? 왈 ; "장왕부전."
순야자즉지범야, 욕착송관. 변왈 ; "천상미흑, 하위범야?"
왈 ; "여차탁법, 탁도부전, 극조야시이경료." (소부 8권
65칙 탁)
어떤 사람이 늘상 느릿 팔자걸음을
걸었는데, 행보가 지극히 더뎠다. 때는 저녁 무렵이었는데, 순라군이 성 밖에서 그를 보고는 어디를 가는지 물었다. "관청 앞으로 갈
것이오."라고 대답하자, 그 순라군은 통금 위반으로 그를 체포하여 관가로 잡아가려는 것이었다.
"날이 아직 어두워지지도 않았는데 무슨
통금 위반이오?"라고 하니, 순라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처럼 이렇게 느릿 팔자걸음으로 걸어서는 관청 앞에 도달하면 아무리 빨라도
이경은 될 거요."
예34).
a問 ; 如何是西來意? 師曰 ; 會卽不會, 疑卽不疑. 師却云 ; 不會不疑底, 不疑不會底. (祖堂集 53p
학림화상)
a문 ; 여하시서래의? 사왈 ; 회즉불회,
의즉불의. 사각운 ; 불회불의저, 불의불회저. (조당집 53p 학림화상)
"어떤 것이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학림화상이 대답했다. "아는 것이 곧 모르는 것이요, 의심하는 것이 곧 의심치 않는 것이니라."
b有行者隨法師入佛殿.
行者向佛唾,法師云 ; 行者少去就, 何以唾佛? 行者云 ; 還我無佛處來唾. 위山聞云 ; 仁者却不仁者, 不仁者却是仁者. 師代法 ;
但唾行者. 行者若有語,卽云 ; 還我無行者處來唾. (祖堂集 341p 仰山和尙)
b유행자수법사입불전.
행자향불타,법사운 ; 행자소거취, 하이타불? 행자운 ; 환아무불처래타.
위산문운 ; 인자각불인자, 불인자각시인자. 사대법 ; 단타행자. 行者若有語,즉운
; 환아무행자처래타. (조당집 341p 앙산화상)
한 행자가 법사를 따라서 불전에
들어가더니, 불상에 침을 뱉는 것이었다. 법사가 "이 행자가 버릇이 없구나! 어찌 부처님께 침을 뱉는가?" 하고 나무라자, 행자는
"저에게 침 뱉어도 될 부처님 없는 곳을 보여 주시죠."라는 것이었다.
위산이 이 말을 전해듣고, 이렇게 말했다. "어진 사람이
오히려 어질지 않게 되고 어질지 않은 자가 오히려 어질게 되었구나." 앙산이 법사를 대신하여 이렇게 말했다. "우선 행자에게 침을
뱉으라. 그리고 행자가 만약 뭐라 하거든, 곧 이렇게 말하라. '나에게 침 뱉을 만하게 행자가 없는 곳을 보여 달라.'"
c擧 / 金剛經 云 ;
如來說有我者則非有我, 而凡夫之人以爲有我.
說
/ 一秀才夏日之一寺中參一禪師, 禪師趺坐不起, 秀才怪問之, 師答曰 ; "我不起身便是起身." 秀才卽以扇柄擊師頭一下, 師亦怪問之, 秀才曰
; "我打 就是不打니." (笑禪錄 ; 中國笑話書 263p에서 인용)
c거
/ 금강경 운 ; 여래설유아자칙비유아, 이범부지인이위유아.
설
/ 일수재하일지일사중참일선사, 선사부좌불기, 수재괴문지, 사답왈 ;
"아불기신변시기신." 수재즉이선병격사두일하, 사역괴문지,
수재왈 ; "아타니취시불타니." (소선록 ; 중국소화서
거 / [금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여래께서는 '내가 있다는 것은 곧 내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범부는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설 / 어느 여름에 한 수재가 어떤 절에
가서 한 선사에게 참례를 하였다. 그런데 선사는 가부좌한 채로 일어서지도 않는 것이었다. 수재가 괴이 여겨 물었더니, 선사는
"일어서지 않는 것이 곧 일어서는 것이니라." 하고 대답하였다.
수재는 곧 부채 자루로 선사의 머리를 한 차례 때렸는데, 선사도 또한
괴이 여겨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수재 왈, "스님을 때리는 것이 곧 때리지 않는 것입니다."
예35).
a擧 / 舍多那尊者將入鳩摩羅多舍, 卽時閉戶, 祖良久구其門, 羅多曰 "此舍無人." 祖曰 "答無者誰?"
說
/ 一秀才投宿於路傍人家, 其家止一婦人, 倚門答曰 "我家無人." 秀才曰 " ?" 復曰 "我家無男人." 秀才曰 "我?" (笑禪錄 ;
中國笑話書 262p에서 인용)
a거 / 사다나존자장입구마나다사,
즉시폐호, 조양구구기문, 나다왈 "차사무인." 조왈 "답무자수?"
설
/ 일수재투숙어로방인가, 기가지일부인, 의문답왈 "아가무인."
수재왈 "이?" 복왈 "아가무남인." 수재왈 "아?"
(소선록 ; 중국소화서
거 / 사다나존자가 구마라다의 처소에
들어가려 하였는데, 구마라다가 문을 닫아 버렸다. 사다나는 좀 있다가 문을 두드렸다. 구마라다가 말하기를, "이곳에는 사람이 없다."
하고 하자, 사다나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하고 물었다.
설 / 한 수재가 길가의 인가에서 하루
묵어 가고자 하였다. 그런데 그 집에는 부인 한 사람뿐이어서 그녀는 문에 기대어 답했다. "우리 집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은요?" 그러자 다시 답했다. "우리 집에 남자가 없다는 말입니다." "나는요?"
b一少年私隣家之婦, 聞叩門聲,
知夫歸, 迫甚. 婦議以布囊盛之, 懸 於床側, 夫問及, 則태以米. 議定, 啓門納夫. 夫見囊, 覺其有異, 問是何物.
妻惶懼不卽對, 夫려聲再問, 少年不覺於囊中應曰 ; "米." (笑府 11권 23칙 米)
b일소년사인가지부,
문고문성, 지부귀, 박심. 부의이포낭성지, 현 어상측, 부문급,
칙태이미. 의정, 계문납부. 부견낭, 각기유이, 문시하물. 처황구불즉대,
부려성재문, 소년불각어낭중응왈 ; "미." (소부 11권 23칙
미)
한 소년이 이웃집 부인과 사통했는데, 문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남편이 돌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사태가 급하여 부인과 급히 의논하길, 쌀 포대에 들어가서 침상 곁에 세워
두고 남편이 물으면 '쌀'이라고 대답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하기로 하고 문을 열어 남편을 맞이하였는데, 남편이 자루를 보고 좀
이상하다고 여겨 무엇이냐고 묻자, 아내는 두려워서 즉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남편이 거친 목소리로 다시 묻자, 소년이 저도 모르게
자루 속에서 "쌀이오." 하고 대답했다.
앞의 두 예문에서는 '과장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이야기 속의 사건은 그다지 현실성은 없어 보이는데, 앞의 전제에서 '성격이
고지식하다.', '걸음이 느리다.'고 못박고 나면, 그것을 어느 정도까지 과장하든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전칭긍정형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와 넷째 예문은 선문답과 소화가 이야기의 핵심 구성 부분 혹은 전부
일치하고 있는 예들이다.
위에서 예로 든 笑禪錄(소선록)은 이처럼 선문답의 어느 한 편이나 불경의 한 대목과, 그에 상응하는 당시 민간 전래 소화를 기록한
것이다.
'擧(거)'라고 한 것은 禪語(선어)나 경전 구절이고, '說(설)'이라고 한 것이 笑話(소화)이며, 위 예문에는 없지만 '頌(송)'을 달아서 '擧(거)'와
'說(설)'을 총괄하고 그 속의 禪旨(선지)를 운문으로 포괄하고 있다.
이러한 笑禪錄(소선록)의 존재는 선문답과 소화의 구조적 유사성을 보여 주는
것인데, 청자의 기대를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하는 방식으로 '의표'를 찌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5. 맺음말
선어록은 문구가 난해할 뿐 아니라 선 자체가 분별지에 의한 '이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므로 이를 분석한다거나 그 결과물을
문자로 표현한다는 것은 '오른손으로 오른손을 잡으려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비록 선의 본질에 대한 파악은 못 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문자로 표현된 것인 만큼 언어 연구의 한 범위로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 선문답은 일상생활의 생생한 상황에서 부딪치는 대로
형성된 것인 만큼 그 구성이 극히 다양하다.
따라서 이들 구조를 전부 포괄하는 언어 특징을 제시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상당수 선문답은 일상 언어에서 통용되고 있는 쓰임을 어긋나게 하는 것으로 그 구조관계를
특징 지을 수 있다.
이제 결론적으로 앞서 제시된 '운문 동산'의 대화 및 '위산
무명 승려', '조주 비구니'
등과 같은 유형의 선문답 구조 유형은 다음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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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A와 질문 B는 선사들이 갑자기 게임 규칙을 바꾸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전체의 문답과 관계없이 질문 A와 B의 과정만 따로 떼어도 '게임 규칙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선문답 담화 구조의 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선문답에는 '언어게임의 규칙을 어기는 규칙'이 있는 것이다.
답변 A'와 B'의 관계는 A'만으로는 질문의 요구를
충족하였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답변 B'를 보아야 알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를테면, 동산은 B'에 의해 A'가
'誤(오)', 즉 차별계 언급에 머물러 있음이 검증되었고, 조주와 맞선 무명 비구니는 A'가 '正(정)', 즉 평등계 언급임이 검증되는 것이다.
한편, 선문답에서 이렇게 일상 언어의 쓰임을 왜곡하는 것은 A'의 正誤(정오) 여부 판가름, 즉 상대방의 수준을 검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A'의 오류를 반성하도록 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일상 언어에 매몰되지 말 것과, '疑團(의단)'을 형성하여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선문답에서 언어게임의 규칙 전환에 흔히 사용되는 방법으로 '전칭긍정 표현'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전칭긍정 표현은
단지 일상 언어의 쓰임을 왜곡시켜 상대방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 외에,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하지 않는 선의 기본 정신이 적극 반영되는
것이기도 해서 선문답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이처럼 선문답은 일상 언어에서 발생 가능한 重義性(중의성)이나 일상적으로 기대되는 반응을 역으로 활용하는 예가 많은데, 이런 점에서는
민간 문예인 수수께끼나 소화와 담화 구조면에서 볼 때, '일상 언어를 비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는 것이다.
선문답의 다양한 여러 측면은 일단 예외로 하고라도, 이상과 같은 고찰에서 편폭의 관계상 예문 제시나 논의 전개를 좀더 폭넓게
가져갈 수 없었다.
특히, '평등계 언급'이 가능한 것인지, 위의 결론에서 제시한 선문답 담화 구조에 포괄될 수 있는 예들이 얼마나
되는지, 전칭긍정 표현과 모순 표현의 관계, 게임 규칙 전환의 세부 항목들 등은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다른
곳에서 논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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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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