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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답의 담화 구조
- 선어록의 언어
특징 1 -
On Discourse Structure of Zen Dialogue
朴 英 綠 (Park Young-rok)
: 충주대학교 중국어학과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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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1/3)
계속 ↙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차별계 언급과 평등계 언급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분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평등계의 관점으로
보면 평등계 언급과 차별계 언급이라는 구분이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선어록의 일상 대화는 차별계 언급과 평등계 언급이 융합된
형태로 표시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의 표를 수정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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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일상대화
( A ) |
---------▶ 차별계언급 |
↘ |
선어록의
일상대화
( B ) |
차 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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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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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계언급 |
↗ |
평 등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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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별 단계 ---------▶∥◀-------
융합 단계 ---------▶
(分別知의 관점)
[도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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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네모칸 A, B는 실제로 같은 것이다. 다만 A는 분별지의 관점에서 보면
선사들의 언어를 차별계 언급과 평등계 언급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고, B는 이 둘 사이에 실제적인 차이는 없음을 보이는
것이다.
2.4.
게임 규칙의 왜곡과 후반 언구의
중요성
앞 절에서 차별계 언급과 평등계 언급은 그 자체로는 구분되기 어려운 것임을 보였다.
그렇다면 앞의 '운문 동산'의 대화에서 ㉯언급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것은 언급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언급과 ㉯언급의 언어게임 규칙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문제임을 보일 것이다.
다음은 운문이 동산에게 물은 것처럼 상대방의 출발지를 묻는 질문과 답변들이다.
예13).
時有盧行者, 年三十二, 從嶺南來례覲大師. 大師問 ; 汝從何方而來, 有何所求? 行者對曰 ; 從新州來, 來求作佛. 師云
; 汝嶺南人, 無佛性也. 行者云 ; 人則有南北, 佛性無南北. (祖堂集 42p 弘忍화상)
시유로행자,
연삼십이, 종령남내례근대사. 대사문 ; 여종하방이내, 유하소구? 행자대왈
; 종신주내, 내구작불. 사운 ; 여령남인, 무불성야. 행자운 ; 인칙유남북,
불성무남북. (조당집 42p 홍인화상)
"그대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구하는가?" 노행자가 대답했다. "신주에서 왔는데, 부처가 되기를 구합니다."
예14).
祖師問 ; 從什摩處來? 對曰 ; 只近. 祖曰 ; 生緣在阿那裏? 子曰 ; 自得五陰後忘却也. 祖師招手云 ; 近前來.
子便近前. 祖師曰 ; 實說니是什摩處人? 子曰 ; 浙中人. (祖堂集 58p 혜충국사)
조사문
; 종십마처내? 대왈 ; 지근. 조왈 ; 생연재아나리? 자왈 ; 자득오음후망각야.
조사초수운 ; 근전내. 자편근전. 조사왈 ; 실설니시십마처인? 자왈 ;
절중인. (조당집 58p 혜충국사)
"어디서 왔느냐?" 동자가 대답했다. "퍽
가깝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어디지?" "오음을 얻은 뒤론 잊었습니다." 이에 조사께서 손을 들어 가까이 오라 하시기에 가까이
가니 물었다. "사실을 말하라. 그대는 어느 곳 사람인가?" "예, 절강성 사람입니다."
오조홍인 화상과의 대화에서 혜능은 자신이 떠나 온 곳과 목적을 '곧이 곧대로' 말했지만, 홍인은 60대 방망이 운운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혜능과 혜충의 대화에서는 혜능이 혜충에게 어디서 왔는지를 세 번이나 묻고 있는데,
혜충이 평등계 언급 형식으로 대답한
처음 두 번의 답이 오히려 혜능의 의도와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혜능이 특히 '實說(실설)'이라 한 것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동산이 운문의 질문에 곧이 곧대로 답한 것 자체는 아직 可否(가부)를 판결하기 어렵다.
한편, '운문동산'의 대화와 비슷한 예문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살펴보자.
예15).
師勘僧曰 ; 什摩處來? ① 對曰 ; 山下來. ② 師曰 ; 喫飯也未? ③ 對曰 ; 喫飯了也. ④ 師曰 ;
將飯여도梨喫底人還有眼也無? ⑤ 僧無對. ⑥ 有人擧似위山. 위山云 ; 有. ⑦ 進曰 ; 眼在什摩處? ⑧ 위山曰 ;
眼在 頂上. ⑨
사감승왈 ; 십마처래? ①
대왈 ; 산하래. ② 사왈 ; 끽반야미? ③ 대왈 ; 끽반료야. ④ 사왈 ;
장반여도리끽저인환유안야무? ⑤ 승무대. ⑥ 유인거사위산. 위산운 ;
유. ⑦ 진왈 ; 안재십마처? ⑧ 위산왈 ; 안재 정상. ⑨
단하화상이 한 스님을 점검하였다. "어디서
왔는가?" "산 아래에서 왔습니다." "밥은 먹었는가?" "밥은 먹었습니다." "그대에게 밥을 준 사람도 눈이 있던가?" 그 스님이
대답을 못했다.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위산에게 알렸다. 위산이 말했다. "(눈이) 있습니다." "어디에 있습니까?" "정수리에
있습니다."
위 예문에서 ①~④는 일상적인 인사말이다. 이 상황에서는 이 말이 차별계 언급인지 평등계 언급인지 단언할 수 없다. 그런데
단하화상은 ⑤에서 갑자기 상대방을 '밥이나 축내는 무리'로 폄하하였고, 상대 승려는 적절히 대응을 못하여(⑥번), 참으로 그 앞에
있던 ②와 ④의 언급까지 차별계 언급으로 만들어 버렸다.
다시 한번 순환하여 그 결과로, 그 승려는 참으로 '밥이나 축내는 무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위산이 상대 승려에게 예고 없이 갑자기 게임 규칙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②와 ④의 '언급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은 ⑥에서 드러난다.
여기에서 위산화상은 앞서의 ②, ④를 부정하고 새로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⑥과 같은 당당한 언급을 통하여 앞의 ②, ④를
평등계 언급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의 예문에서도 보인다.
예16).
尼問, "離却上來說處, 請和尙指示." 師돌云, " 破鐵甁." 尼將鐵甁添水來, 請和尙答話. 師笑之. (趙州錄
25p)
이문, "이각상래설처, 청화상지시."
사돌운, "외파철병." 이장철병첨수래, 청화상답화. 사소지.
(조주록 25p)
한 비구니가 물었다. "이제껏 내려왔던
말씀 말고 한마디 가르쳐 주십시오." 스님께서 "이 불에 타 깨진 쇠 물병아!" 하고 호통을 치자 비구니는 쇠 물병에다 물을 담아
와서 "대답해 주십시오." 하니, 스님께서 웃으셨다.
이 비구니의 수준을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조주화상으로부터 '물통 같은 놈'이란 욕은 안 들을 수준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앞에서 동산이 운문으로부터 '삼돈방' 운운하는 말을 들었을 때 이처럼 당당하게 맞섰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 앞서의 '운문
동산'의 문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희익의 관점에 따르면, 운문이 동산에게 세 번 물었을 때 동산이 '곧이 곧대로' 답한 것 자체가 그의 迷夢(미몽)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지만,
그것은 당시 동산의 대답 태도를 모두 종합해서 운문만이 알 수 있는 것이고,
위의 문구만 보아서는 동산이 차별계의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인지 평등계의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동산이 차별계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은 운문의
질문에 대한 대답 자체가 아니라 '삼돈방'을 때리겠다고 했을 때 동산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에서 드러난다고 보인다.
이에 따라
앞의 도식을 고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도표 4] '㉮'
언급 단계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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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질문
세번 답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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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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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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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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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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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과 동산의 수준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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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악할 수 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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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동산의 답변이 옳았다고도 할 수 없지만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서, 동산과 운문의 수준 차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단계이다.
그러나 동산은 '삼돈방'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실제로 '삼돈방'만큼의 간격이 생겨 버렸다.
동산은 참으로 '삼돈방'을 맞을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도표 5]
'㉯' 언급 단계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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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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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돈방
맞을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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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운문과 동산의
수 준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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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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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미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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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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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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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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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문답 속의 전칭긍정형 표현
3.1. 전칭긍정형 표현
이 章(장)에서 사용될 몇 가지 개념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 두고자 한다.
3.1.1. 거짓말쟁이 역설
크레타 사람인 에피메니데스가 "모든 크레타 섬 사람은 거짓말쟁이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에피메니데스도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의 말 역시 거짓말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크레타 섬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에피메니데스도
거짓말쟁이가 아닌 것이 되므로 그의 말은 참말이 되고, 그렇다면 크레타 섬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한다. … 이렇게 무한
반복되는 것을 '거짓말쟁이 역설'이라고 한다.
3.1.2. 전칭긍정 표현
전칭긍정 표현이란 '일상 언어'에 대응시켜 형식논리학의 '전칭긍정 명제'에서 빌려 온 용어이다. 원래 '전칭긍정 명제' 혹은
'전체긍정 명제'란 형식논리학에서 '모든 ~는 ~이다.'를 말하는 것이다.
'A 명제'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Universal
Affirmative'의 약자이다. 다음 예문에서 ⓐ는 일상 언어이고 ⓑ는 전칭긍정 명제이다.
ⓐ 일상 언어
ⓑ
전칭긍정 명제
㉮ 고래는 포유동물이다. → 모든 고래는
포유동물이다.
㉯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 칼을 쓰는 모든 자는 칼로 망한다.
일상적으로 ⓐ의 ㉮는 일상 언어에서도 전칭긍정 명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보아 ⓐ ㉯는 반드시 전칭긍정으로
이해된다고는 할 수 없다. 이때 ⓐ ㉯는 ⓐ ㉮와 외형상 유사하고,
또 ⓑ ㉯로 전환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문장을 '전칭긍정형
표현'이라고 하기로 하고, ⓐ ㉯를 ⓑ ㉯와 같이 전칭긍정으로 해석하는 것을 '전칭긍정형 해석'이라고 하기로 한다.
이것은 일상
언어의 실제 쓰임을 떠나 "상대방이 'A'라고 한 이상 무조건 'A'로 해석한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형식논리학에서 말하는
同一律(동일률)인 'A는 A다.'의 과장된 적용으로 볼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전칭긍정형 해석이 그 해석 기제로서 동일률을 내포하는 것으로
한다.
3.1.3. 거짓말쟁이 역설과 전칭긍정형 표현
위에서 살펴본 거짓말쟁이 역설은 철학계의 오랜 난제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정도는 인위적인 난치병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거짓말쟁이 역설은 다음의 두 가지 전제 위에서 성립되는데, 이것은 형식논리로 따져도 성립 불가능한 것이다.
ⓐ 거짓말쟁이들은 한 번도 진실을 말한 적이 없다.
ⓑ 만약 크레타 사람들이 항상 거짓말을 하는 것이 거짓이라면, 그들은 항 상 진실을 말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전제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거짓말쟁이 역설을 전칭긍정형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고, 여기에서 거짓말쟁이 역설과
전칭긍정형 해석이 연관되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거짓말쟁이 역설은 아직 해결이 안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듯한데, 이것은
현실세계에 모순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 때문인 듯하다. 태양빛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것처럼 객관세계는 언구상의
모순을 포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선문답에서는 전칭긍정형 표현을 이용하여 이러한 모순을 장벽으로 제기하기도 하고, 또 이를 이용하여
객관세계에 대한 긍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선문답의 전칭긍정형 표현과 거짓말쟁이 역설의 공통점도 있지만, 그에 대한
극복도 제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다음에서 살펴볼 것이다.
3.2.
전칭긍정 표현의 유형
3.2.1. 전칭긍정 표현의 유형 ①ː소극형
구분이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 글에서는 전칭긍정 표현을 소극형과 적극형으로 나누어 보았다.
소극형은 화자가 고의로 일상
언어의 쓰임을 왜곡하는 것으로, 그러한 전칭긍정 표현 혹은 전칭긍정 해석에 '語弊(어폐)'가 있음을 화자도 알고 있는 경우이다.
이것은
대체로 상대방의 수준을 떠보려는 경우에 나타나며, 많은 경우 '疑團(의단)'을 형성하여 수행을 유도한다.
여기에는 상투어를 전칭긍정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 상징적 표현을 실제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
고유명사 ·
보통명사를 실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고유명사(사람이나 사원의 이름)를 전칭긍정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예17).
상투어有僧持鉢家常. 俗人問 ; 座要개什摩? 僧云 ; 揀什摩? 俗人將草滿鉢盂著, 云 ; 上座若解道得則供養,
若道不得則且去. 其僧無對. 有人擧似師. 師代云 ; 這개是揀底, 不揀底把將來." (祖堂集 125p 洞山和尙)
상투어유승지발가상.
속인문 ; 좌요개십마? 승운 ; 간십마? 속인장초만발우저, 운 ; 상좌약해도득칙공양,
약도불득칙차거. 기승무대. 유인거사사. 사대운 ; 저개시간저, 불간저파장래."
({조당집} 125p 동산화상)
어떤 스님이 발우를 들고 탁발을 하였다.
속인이 묻기를 "스님은 무엇을 바라십니까?" 하니,
"무엇을 가리겠습니까?"하고 대답하였다. 그 속인은 풀을 가져와 발우에 가득
담고는 "스님께서 말할 수 있다면 공양할 것이고, 말할 수 없다면 그냥 가시죠."라고 했는데,
그 스님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이 일을 (동산스님에게) 아뢰자 동산스님이 대신 말했다. "이것은 가리는 것이니, 가리지 않는 것을 주십시오."
예18).
상징적 표현龍牙問 ; 學人仗막야之일, 擬取師頭時如何? 云 ; 이作摩生下手? 龍牙曰 ; 여摩則師頭落也.
師不답. 龍牙後到洞山, 具陳上事. 洞山云 ; 把將德山落底頭來. 龍牙無對. (祖堂集 109p 福先招慶 和尙)
상징적
표현용아문 ; 학인장막야지일, 의취사두시여하? 운 ; 이작마생하수?
용아왈 ; 여마칙사두낙야. 사불답. 용아후도동산, 구진상사. 동산운
; 파장덕산낙저두래. 용아무대. (조당집 109p 복선초경 화상)
용아가 덕산에게 물었다. "학인이 막야검을
쥐고 스님의 머리를 취하려 할 때가 어떠합니까?"
"그대가 어찌 손을 놀리겠는가?" 용아가 말하였다. "그러한즉 스님의 머리가
떨어졌습니다." 덕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용아는 뒤에 동산에게 가서 이 일을 아뢰었다. 그러자 동산이 말하였다. "덕산의 떨어진
머리를 가져와 보라." 용아가 대답을 못했다.
예19).
고유명사因有一僧持稱黃大口. 師問曰 ; 久響大口,是公不? 對曰 ; 不敢. 師曰 ; 口大小? 曰 ; 通身是口.
師曰 ; 向什摩處아? 當時失對. (祖堂集 106p 三平和尙)
고유명사인유일승지칭황대구.
사문왈 ; 구향대구,시공불? 대왈 ; 불감. 師曰 ; 구대소? 왈 ; 통신시구.
사왈 ; 향십마처아? 당시실대. (조당집 106p 삼평화상)
황대구라는 스님을 만나 삼평화상이 물었다.
"대구라는 이름을 사모한 지 오래인데, 그대가 아니신가?"
"그렇습니다." "입이 얼마나 크시길래?" "온 몸이 입입니다." "똥은
어디로 누는가?" 황대구가 대답을 못했다.
예20).
보통명사師問璘供奉, 佛是什摩義? 對曰 ; 佛是覺義. 師曰 ; 佛還曾迷也無? 對曰 ; 不曾迷. 師曰 ;
旣不曾迷. 用覺作什摩? 無對. (祖堂集 59p 慧忠國師)
보통명사사문린공봉,
불시십마의? 대왈 ; 불시각의. 사왈 ; 불환증미야무? 대왈 ; 불증미.
사왈 ; 기불증미. 용각작십마? 무대. (조당집 59p 혜충국사)
혜충국사가 인공봉에게 물었다. "'불'이란
무슨 뜻입니까?" "불'이란 '깨달았다'는 뜻이지요."
"부처님이 언제 미혹되었던가요?" "일찍이 미혹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미혹되지 않았다면 깨달음은 해서 뭐 합니까?" 인공봉이 대답하지 못했다.
(공봉 ; 원래 불교의 관직을 관리하는 관직으로, 學德(학덕)을
겸비한 스님이 담당하였다. 그러나 당송대에는 불교 외에 사회에서도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되었다.)
예21).
보통명사+일상 행동師問僧, 作什摩? 云 ; 掃佛身上塵. 云 ; 旣是佛爲什摩却有塵? 僧無對. (祖堂集
220p 齊雲和尙)
보통명사+일상 행동사문승, 작십마?
운 ; 소불신상진. 운 ; 기시불위십마각유진? 승무대. (조당집 220p
제운화상)
제운화상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는가?" "부처님 몸 위의 먼지를 털고 있습니다." "이미 '부처님'인데 왜 먼지가 있을까?" 그 스님이 대답을 못했다.
첫 예문을 보면 탁발승이 '무엇을 가리겠는가?' 하는 말은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것을 시주가 '곧이 곧대로' 해석하여
풀을 담아 줘 버렸고, 그 탁발승은 적절히 답변을 못하였다. 이 시주는 전칭긍정형 해석을 이용하여 일상 대화 속에서 게임을 전환시켜
버린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가리겠는가?' 하는 말에는 '日用(일용) 가능한 것 중 아무것'이라는 전제가 있음을 시주 역시 이미 알고 있는
것이므로, 동산은 그 점을 이용하여 다시 일상 대화로 돌려놓은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때 동산의 말이 '가리는 것인지 가리지 않는
것인지'를 가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외의 예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상징 표현'을 전칭긍정형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극형에 포함시킬 수도 있는 것인데,
상대방의 수준을 점검한다는 점에서 소극형에 두었다.
3.2.2. 전칭긍정 표현의 유형 ②ː적극형
->>>다음장으로 ->>계속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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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집_2 (2/3)
선문답의 담화 구조
- 선어록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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