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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가지 장애
1) 煩惱障(번뇌장)
번뇌장은 말나식이 아뢰야식의 견분을 대상으로, 그리고 의식이 오취온을 대상으로 實我(실아)로
집착하는 번뇌이다. 이에 128가지 근본번뇌와 20가지 수번뇌가 속한다.
이것은 유정의 몸과 마음을 어지럽게 괴롭혀서 열반을 장애하고
생사에 유전케 하므로 번뇌장이라 이름한다. 이에 관하여 성유식론 제9권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번뇌장이란 변계소집인 實我(실아)로 집착하는 有身見(유신견)[薩迦耶見(살가야견)]을 첫째로 하는 128가지 근본번뇌 및 그것의 등류인 모든 수번뇌를
말한다. 이것이 모든 유정의 몸과 마음을 어지럽게 괴롭혀서 능히 열반을 장애하는 것을 번뇌장이라 이름한다.
이처럼 번뇌장은 변계소집의 實我(실아)를 집착하는 有身見(유신견)을 비롯해서 128가지 근본번뇌와 그에 等流(등류)하는 20가지 수번뇌를 가리킨다. 이
번뇌에도 역시 구생기와 분별기의 번뇌가 있다.
참고
>:
128가지 근본번뇌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분별기번뇌로는 욕계에서 10가지
근본번뇌[貪(탐) · 瞋(진) · 癡(치) · 慢(만)
· 疑(의) · 有身見(유신견) · 牙見(아견)
· 邊見(변견) · 見取見(견취견) ·
戒禁取見(계금취견)]가
각각 四聖諦(사성제)의 이치를 장애하므로 40가지이고,
색계와 무색계에서는
瞋(진)의 번뇌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9가지 근본번뇌가 역시 각각 사성제의
이치를 장애하여 9×4×2=72가지로서 모두 합하면 112가지이다.
다음에 구생기 번뇌가 욕계에서 6가지 [10가지에서 疑(의)
· 사견
· 견취견
· 戒禁取見(계금취견)
제외함]이고
색계와 무색계에서 각각 5가지[앞의 6가지에서 다시 瞋(진)을
제외함]가 있으므로 합하면 16가지이다.
이상의 근본번뇌들을 모두 합하면
112+16=128가지가 된다.
2) 所知障(소지장)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등의 번뇌가 인식대상[所知(소지)]의 참다운 모습[法空(법공)]을 그대로 알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이들 번뇌를 소지장이라 이름한다.
또한 참다운 지혜가 발현하는 것을 장애하는 점에서 智障(지장)
· 菩提障(보제장)이라고도 한다.
소지장에 대하여 성유식론 제9권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소지장이란 변계소집인 實法(실법)으로 집착하는 아견을 첫째로 하는 악견
· 의심 · 무명 · 탐애 · 성냄
· 거만 등이다. 인식의 대상(유위법과
무위법의 대상)과 전도됨이 없는 본성(진여)을 덮어서 능히 깨달음을 장애하는 것을 소지장이라 이름한다.
소지장의 數(수)도 번뇌장과 같다. 그것은 번뇌장이 일어날 때에는 반드시 소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번뇌장과 소지장은 別體(별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번뇌에 아집과 법집의 두 면이 있기 때문에 구분한다. 법집과 소지장은 법의 體(체)에, 아집과 번뇌장은 법의 用(용)에 미혹해서
일어난다.
번뇌장은 두드러진[ (추)]것으로서 많은 품류가 있어 알기 쉽기 때문에 二乘(이승)도 역시 단멸한다. 다만 이것은 不善이고 유부무기성이므로
앞에서 숫자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소지장은 미세한 것으로서 품류가 많지 않아 매우 알기 어렵기 때문에 오직 보살만이 단멸한다.
그런데 성유식론 제9권에서 소지장이 제8식과는 함께하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밝힌다.
이 소지장은 반드시 이숙식과는 함께 하지 않는다. 그것(이숙식)은 인식작용이 미세 열등하기 때문이고, 무명
· 慧(혜)의 심소와 상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보살의 法空智品(법공지품)이 (제8식과)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다.
소지장은 이숙식과 반드시 함께하지는 않는다.
제8식은 인식작용이 미세하고 열등한데, 이 법집은 그것에 비하면 두드러지고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8식은 무명과 慧(혜)의 심소에는 상응하지 않는데, 법집은 무명과 혜에 반드시 함께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살의 법공지품은
제8식과 함께 일어난다고 인정된다.
참고
>:
소지장의 障體(장체)의 數(수)는 번뇌장과 마찬가지로 분별기와 구생기를
합하여 128가지 근본번뇌와 그의 등류인 수번뇌이다.
Ⅲ. 깨달음의 근거
1. 불성의 존재
범부가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 첫 번째 근거는 본성이 佛性(불성)의 존재라는 점이다.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역사적으로 동서양의 종교
· 철학 등에서 여러 가지로 설명했는데, 크게 性善說(성선설)
· 性惡說(성악설) · 性中說(성중설)로 분류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 많은 佛典(불전)에서 모든 중생은 불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성불의 가능성이 있다고 천명한다.
佛性(불성; Buddha-dh tu)은 '부처님의 성품'(佛의 本質;본질), '부처님이 될 수 있는 가능성'(佛의 因)이라는 의미이며,
眞如(진여;
tathat ) · 如來藏(여래장; tath gata-garbha) ·
大圓境智(대원경지) · 一切種智(일체종지; sarva- k raj
na) · 自性淸淸心(자성청청심) · 法性(법성) 등 여러 가지 異名(이명)으로 불린다.
현실적으로 번뇌에 찌들리고 선업보다 악업을 더 짓는
범부들도 - 심지어 一闡提(일천제)까지도 - 본성은 불성이므로, 궁극적으로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취지를 世親(세친)은 [불성론]
제1권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밝히고 있다.
불성이란 아공과 법공의 진리를 체득함으로써 나타나는 진여이다.
모든 중생은 본래 청정한 불성을 갖추고 있다. 만약 [一闡提(일천제) 등이] 영원히 열반을 얻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 불성은 반드시 本有(본유)이며, 有(유)와 無(무)의 상대성을 떠난 것이다.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참회하고 수행하면 궁극적으로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 >:
㉮ J. Locke의 白紙(백지;tabula rasa)說이나, B. Russel의 非善非惡說(비선비악설)은
性中說(성중설)에 해당된다.
㉯ 一闡提(일천제)는 五逆罪(오역죄)를
지어 성불할 수 없을 정도의 극악한 중생을 말한다. 그의 성불가능성
여부를 놓고 佛典의 논란이 있지만, 대체로 성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결론맺고 있다.>
2. 三性의 전환적
구조(삼성...)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 두 번째 근거로는 삼성의 전환적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식교학에서 三性說(삼성설)은 현상계와 본체계를 포함하여 모든 존재양식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삼성은 依他起性(의타기성)
· 遍計所執性(편계소집성) · 圓成實性(원성실성)의 세 가지를
말하는데, 그 개념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의타기성(paratantra-svabh va)은 依他起(의타기), 즉 因緣所生法(인연소생법)으로서,
유식학적으로 말하면 아뢰야식을 기반으로 하는 여덟
가지 '識(식)'(vijñàna)이다. 식은 구체적인 인식상황에서 主[주;
견분]와 客[객; 상분]으로 나뉘어 인식작용
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주관과 객관의 분리 때문에 범부들은 實在性(실재성)이 없는 대상을 실재하는 것처럼 착각하므로, 식을 '虛妄分別(허망분별)'이라고도 한다.
의타기성의
존재성 부정은 三無自性(삼무자성)에서 生無自性(생무자성; utpatti-ni svabh va)이다.
현재의 심식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업의 습기와 현재의 여러 가지 緣(연)의 세력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편계소집성(遍計所執性;
parikalpita-svabh va)은 假想(가상)된 존재 형태, 즉 사유에 의해 마음 밖에 추상화된 존재물이다. 여기서
遍計(편계)는 '周遍計度(주편계도)'의 의미로서, 이와 같이 두루 분별하여 착각하며 집착하는 것을 주체 면에서 能遍計(능편계), 대상 면에서 所遍計(소편계)로 나눈다.
능변계의 작용은 우선 말나식이 아뢰야식의 견분을 實我(실아)로 착각하는 것이며, 이러한 근본무명으로부터 갖가지 번뇌가 생겨나게 된다. 또한
의식이 외부 대상을 두루 분별하여 선 · 악 · 무기의 삼성으로 인식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소변계는 식의 이와 같은 계탁작용에 의해
실재하는 것으로 집착된 대상, 곧 似現(사현)된 자아와 사현된 법[似我似法(사아사법)]이다. 우리는 자아나 외부 대상이 실재성이 있는 줄로 착각하고
집착하지만, 사실은 허망분별에 의해 가상(假想)된 변계소집성으로서 허공의 꽃처럼 실재성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의 식에 의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며, 개념이나 언어로서 파악 집착된다. 이러한 변계소집자성에는 自相(자상)이 없으므로 相無自性(상무자성;
lak a a-ni svabh
va)이다. 즉 언어에 의해 파악되는 경험세계의 사물은 비실재임을 말한다.
여기서 相(상)은 사물의 형상 내지 특질이라는 뜻이다. 사물의
갖가지 표상을 마음에 떠올리고 그것을 언어 개념적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언어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뿐이지 자상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따라서 언어로써 표현되는 사물인 변계소집성에는 자성이 없으므로 相無自性(상무자성)이다.
원성실성(圓成實性:
parini panna-svabhàva)은 궁극적인 진실, 곧 완성된 진여이다.
그것은 존재적 측면에서 진여이고,
인식적으로는 無分別智(무분별지)이다. 모든 존재 가운데 최고의 가치를 갖는 勝義(승의;param rtha)이다.
따라서 승의무자성(param
rtha-ni svabh va), 즉 '승의이고 자성 없는 성품이 나타난 바[無性所顯(무성소현)]의 진여'이다.
그런데 변계소집성에 대해서 유식논사들 사이에 팔식과 능변계의 有無(유무)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安慧(안혜;
Sthiramati)는 팔식이
근본적으로 虛妄分別性(허망분별성)이므로 팔식이 모두 능변계의 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오식과 아뢰야식이 비록 두루 計度(계도)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有相(유상)의 망상, 즉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미세한 분열은 있다고 하였다.
이에 반하여 難陀(난타;
Nanda)와 護法(호법; Dharmapàla)은
능변계의 작용이 오직 의식과 말나식에만 있고, 오식과 아뢰야식에는 없다고 하였다.
소변계는 식의 이와 같은 계탁작용에 의해 실재하는
것으로 집착되는 대상, 즉 '似我似法(사아사법)'이다. 우리는 자아나 외부 대상이 실재성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집착하지만, 사실은
허망분별[識(식)]에 의해 가상된 변계소집성이다.
참으로 경험세계의 사물은 空華(공화)처럼 실재성이 없는데도, 우리의 識(식)에 의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며, 개념이나 언어로써 파악되고 집착된다. 중생의 세계로부터 覺者(각자)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삼성에 내포되지 않는 것은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지각하고 판단하며 사유하는 모든
인식작용은 의타기성의 세계이다.
그 인식작용에 결부되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외계에 실재하는 사물인 듯이 집착되어서 나타나는 중생의
顚倒(전도)된 생활이 변계소집성의 세계이며, 집착을 떠나 物自體(물자체)를 如實(여실)히 직관하는 覺者(각자)의 생활이 원성실성의 세계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세계는 개별적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중생과 佛(불)의 관계가 그러하듯이
- 동일한 세계가 세 가지 측면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 동일한 세계라는 것은, 인연에 따라 움직이는 緣起性(연기성)으로서의 순수한 의타기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이다.
그 의타기의 세계가 일단
범부의 눈에 들어오면, 의타기는 변계소집의 허망 분별된 세계로 이끄는 動力因(동력인)이 되며, 동시에 현상세계 그 자체[遍計所執(편계소집)의 세계]로
전환된다.
그러나 覺者(각자)의 現前(현전)에서는 변계소집된 세계가 脫却(탈각)되어 순수한 의타기로서의 원성실의 세계로 전환된다. 이와 같은 양상이
섭대승론 중권에서 변계소집성은 의타기성의 잡염분으로, 원성실성은 의타기성의 청정분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에 관하여 世親(세친)은
[유식삼십송]에서 다음과 같이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의타기성이 변계소집성을 멀리 여읜 것이 원성실성이다.
변계소집자성을 제거할 때, 곧 오염된 의타기자성이 청정하게 될 때 그것이 그대로 원성실자성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삼성은 體(체)를
달리해서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타기성[識(식)]과 원성실성[眞如(진여)]은 非一非異(비일비이)의 관계이다.
이것은 곧 번뇌 집착이 있는 우리들의
심식이 진여 · 無分別智(무분별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원리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준다.
유식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의 심성에는 변계소집성과 의타기성 그리고 원성실성이 갖추어져 있다.
범부들은 현실적으로 번뇌에
찌들리고 집착하면서 선업보다 악업을 더 많이 짓는다.
어떤 경우에는 인간 본성에 대해 性惡說(성악설)이 제시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그러나 유식학에서 삼성의 전환논리로 비추어 보면,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궁극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
참고
>:
㉮ 아뢰야식을 근본으로 하는 모든 識(식)은 결코 自己(self)적인
존재가 아니다.'唯識(유식)'이라고 할 때의 그 존재성은 svatantra적인
실체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paratantra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 유식논사들 사이에서 팔식과 能遍計(능변계)의 유무
문제가 논란되었다. 安蕙(안혜; sthiramati)는 팔식이 근본적으로 虛妄分別性(허망분별성)이므로
팔식이 모두 능변계의 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五識(오식)과 아뢰야식이
비록 두루 計度(계도)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有相(유상)의 망상,
즉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미세한 분열은 있다고 하였다. 이에 반하여
難陀(난타; Nanda)와 護法(호법; Dharmapàla)은 능변계의 작용이
오직 의식과 말나식에만 있고, 오식과 아뢰야식에는 없다고 하였다.(성유식론
제8권)
3. 무루종자와 二空所顯의
진여(...이공소현의 진여)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 세 번째 근거로는
본래부터 존재하는 무루종자와 이공소현의
진여를 들 수 있다. 유식학에서는 종자의 종류를 상세하게 분석 규명한다. 이 문제는 해탈을 향한 수행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종자는 본래부터 존재하는가, 아니면 훈습에 의해 비로소 있게 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것은 또한 本有無漏種子(본유무루종자)가 본래부터
존재하는가, 아니면 정법을 들음으로 해서 새롭게 형성되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본유무루종자는 다시 말하면 선천적으로 내재하는 깨달음의
가능력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유식논사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는데, 護法(호법;
Dharmap la)의 本有新熏竝有說(본유신훈병유설)이 정설로 인정된다. 종자는
본성에 원래부터 갖추어진 것도 있고, 새롭게 훈습력에 의해 저장되고 성장되기도 한다는 이론이다.
본유이므로 유위무루종자의 존재가
가능하게 되고, 신훈이므로 붓다의 정법[法界等流法(법계등류법)]을 들음으로써 무루의 聞薰習種子(문훈습종자)가 생겨나서 아뢰야식 안에 깨달음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한다. 이를 因(인)으로 해서 전의가 가능해진다.
전의에 의해 八識(팔식)이 四智(사지;
대원경지 · 평등성지
· 묘관찰지 · 성소작지)로 전환된다. 네 가지 지혜의 종자는 본래부터 존재하는가[本有(본유)],
비로소 일어나는가[始起(시기)] ?
여기서도 종자의 本有新熏合生說(본유신훈합생설)의 입장이 그대로 고수된다. 무루지의 종자가 본래부터 있긴 하지만 반드시
훈발함으로써 현행하게 된다. 묘관찰지와 평등성지는 본유와 신훈이 증장함에 의해서이고, 대원경지와 성소작지는 오직 본유생뿐이다.
왜냐하면 묘관찰지와 평등성지는 초지 이상에서 점차 나누어 증득되기 때문에, 그 나누어 얻어지는 무루지가 현행하여 종자를 훈습하고, 이
신훈종자가 본유종자와 화합하여 생겨난다.
대원경지와 성소작지는 오직 佛果(불과)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새롭게 훈습되는 종자가 없고 오직
본유뿐이다.
다음으로 二空所顯(이공소현)의 진여, 즉 아공관과 법공관에 의해 二障(이장)이 소멸되어 본래 갈무리되어 있는 진여가 현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집은 常一主宰(상일주재)하는 자아[我(아),
àtman]가 실재한다고 집착하는 것이고, 법집은 외계 사물 또는 존재의 구성요소가 실재한다고
집착하는 것이다. 아집에 의해 번뇌장이 생기고 법집에 의해 소지장이 생긴다.
이 두 장애로 인해 유정은 생사윤회를 되풀이한다. 이 두
장애는 각각 아공과 법공의 도리를 깨침으로써 소멸된다. 이에 관하여 성유식론 제1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아와 법으로 집착하기 때문에 두 가지 장애가 함께 일어난다. 두 가지 공을 증득하면 그 장애도 따라서 끊어진다. 장애를 끊는
것은 두 가지 뛰어난 증과(보리 · 열반)를 얻기 위해서이다.
윤회의 삶을 계속하게 하는 번뇌장을 끊음으로써 참다운 해탈을 증득한다.
지혜를 장애하는 소지장을 끊음으로써 큰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다.
자아(àtman)는 常一主宰性(상일주재성)을 지니는 인격적 실체를 의미한다.
세간과 聖典(성전)에서 유정
· 命者(명자)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사실
찰나마다 생멸을 반복하면서 이어지는 識(식)의 흐름으로서 존속적인 실체가 없다.
법(dharma)은 객체적 존재로서 蘊(온)
· 處(처) · 界(계) 등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사실상 식의 표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체가 없다.
아공은 人無我(인무아)
· 生空(생공)이라고도 하며, 유정의 心身(심신)에 상일주재하는 인격적 실체[我(아)]가 존재하지 않는 이치를 깨쳐서 아집이 소멸된
경지이다.
법공은 법무아라고도 하며, 외계 사물이 자기의 마음을 떠나서 독립적으로 실재하지 않는 도리를 깨쳐서 법집이 소멸된 경지를
말한다.
아공의 도리를 깨쳐서 번뇌장을 끊으면 참다운 해탈, 즉 열반을 증득한다. 법공의 도리를 깨쳐서 소지장을 끊으면 곧 큰
깨달음[大菩提(대보제)]을 성취해서 붓다가 된다.
二執(이집)은 二空觀(이공관)을 닦음으로써 소멸된다.
우선 아집의 소멸은 아공관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분별기아집은 견도[初地(초지)의 入心(입심)]에 일체법의
아공진여를 관해서 능히 없앤다.
구생기아집은 미세하기 때문에 修道(수도)에서 뛰어난 아공관을 반복적으로 닦아서 비로소 없앨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구생기아집의 소멸은,
아공관뿐만 아니라 법공무루관을 닦음으로써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집과 번뇌장은 법의 用(용)에 미혹하기 때문이고, 법집과 소지장은 법의 體(체)에 미혹해서 일어난다.
결국 아집은 법집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법공관으로써 비로소 구생기아집을 없애게 된다.
법집의 소멸은 法空觀(법공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분별기의 법집은 그 行相(행상)이 두드러지기[추]때문에 初地(초지)[見道(견도)]에 들어갔을 때 일체법의
법공진여를 관해서 능히 없앨 수 있다.
구생기의 법집은 미세하기 때문에 십지에서 뛰어난 법공관을 반복 修習(수습)해서 비로소 없앨 수
있다. 유식의 참다운 성품이란 곧 진여와 무분별지혜이다.
이것은 아공과 법공의 이치를 체득하여 번뇌장과 소지장을 소멸하고 열반과 보리를
증득한 상태이다. 다시 말하면 轉依(전의)로써 轉識得智(전식득지)를 이루어 여덟 가지 식이 네 가지 지혜로 전환된 상태이다.
Ⅳ. 깨달음의 실현 과정과 證果(증과)
->>>다음장으로 ->>계속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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