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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
계속 ↙
이러한 사실은 사찰의 수가 16세기 초(1,648寺)에서 18세기 중엽(1,530寺)을 거쳐
20세기 초(1,363寺)에 이르기까지 크게 감소하지 않았으며, 19세기 초만 하더라도“僧尼(승니:
女僧)의 도성 출입이 빈번하고 모든
사찰에는 祈禱(기도)와 齋(재)를 올리는 사람이 넘쳐 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僧尼(승니)의 도성 출입은 왕실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顯宗(현종)의 배불정책으로 兩尼院(양니원)[玆壽(자수) · 仁壽(인수)]이 혁파되면서 도성 출입이 금지되었다.
현종 2년 영의정 鄭太和(정태화)가 兩尼院을 혁파할 것을
건의하면서 "이것은(兩尼院 革罷:혁파) 바로 역대 제왕에게 없었던 거룩한 일이니, 성상께서 만일 과단성 있게 행하신다면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듣건대 연로하여 의탁할 데 없는 後宮(후궁)이 으레 尼院(니원)에 居(거)한다 하는데, 지금 만일 이런 것을 갑자기 혁파하면 그들이
돌아갈 데가 없을까 싶습니다"라고 하자 현종은,
도성 안의 두 尼院은 모두 혁파하고 女僧의 나이 40세 이하인 자는 모두 還俗(환속)시켜 시집가는 것을 허락하고, 늙어서 돌아갈 데
없는 자는 모두 도성 밖의 尼院으로 내치되,
나이가 비록 40세가 넘었더라도 還俗하려고 하는 자는 들어 줄 것이며, 또 玆壽院(자수원)에
奉安(봉안)된 列聖位版(열성위판)은 지난해 奉恩寺(봉은사)의 예에 의하여 禮官(예관)으로 하여금 埋安(매안)하게 할 것을 속히 거행하라.
고 하면서 두 이원의 여승으로서 환속할 자와 방출될 자가 각각 몇 명인지를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와같이 도성 안의 尼院(니원)은 王의
은혜를 입은 상궁이나 궁녀들이 기거하면서 스스로 王의 位牌(위패)를 모시고 불교의식을 거행하였던 일종의 願堂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두
이원을 훼철한 材瓦(재와)로 北學(북학)을 설립하자고까지 하였다. 도성 안의 이원이 훼철되자 僧尼들은 도성 주변에 다시 僧舍(승사)를 지어 생활하였고, 그러자 또 尼寺毁撤(니사훼철)문제가 거론되었다.
宋時烈(송시열)이“놀고 먹는 백성 가운데 승니가 가장 심한 자들입니다”라고 한 뒤 肅宗(숙종) 말년에 오면 君(군)·臣(신)간에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지는데
참고
>이미
숙종 23년에 壽進宮(수진궁)에서 지은 尼寺毁撤(니사훼철)을 주청한 적이 있다.
司諫院(사간원)에서 尼寺毁撤을 다음과 같이 주청하였다.
근년 이래로 尼道가 다시 치성하여 열 명이나 백 명씩 떼를 지어 東郊(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집을 지으니, 金碧(금벽)이 빛나고, 십리
안에 여섯 군데는 서로 바라보입니다.
그래서 원근 閭閻(여염)의 婦女(부녀)로서 지아비를 배반하고 주인을 배반한 자와 일찍 과부가 되어
失行(실행)한
무리가 앞을 다투어 밀려들어 모여서 淵藪(연수: 여러 가지 것들이 모여드는 곳을 말함)가 되었는데,
간음을 행하며 간특한 짓을 행하는 등
현혹시켜 어지럽히는 정상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청컨대, 京兆(경조)로 하여금 그 廬舍(여사)를 허물어 각각 갈 곳으로 돌려보내게 하여 그
사람들을 사람답게 만들고 그 폐해를 고치십시오.
여승들이 도성 근방에 크고 화려한 사찰을 지어 놓고 여염의 부녀자들을 유혹하여 도덕과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으니 僧舍(승사)를
훼철하여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였으나 王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주청에 의해 王은 마지못해 "단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것만 철거하는 것이 可하다"고 하였으나, 이틀 후 숙종이 尼寺(니사)의 거행에 관한 조목을 도로 가져오도록 명하여 '城郭(성곽) 밖의 尼寺까지
모조리 헐어 내는 것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첨가해 고쳐서 내리고, 분부하기를
"앞서의 林象德(임상덕)의 疏本[소본:
지난달 13일 壬午(임오)에 부교리
임상덕이 여승들이 세속을 어지럽힌다는 상소]을 보건대 '갑신년에 대간이 論啓(논계)하여 정지하게 된 뒤에도 새로 지은 니사가 있다'고
했으니, 단지 이 한 군데의 것만 철거하고, 이제부터는 거듭 신칙하여 더 짓지 못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玉堂(옥당: 홍문관)에서는 서울에서 가까운 4, 5尼寺만 헐어버리고자 하는데 무엇이 그렇게 어려운가 반문하고 있다.
계속하여 대신들은 비록
이번에 모두 제거하지는 않더라도 멀리 물리쳐 서울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그것이 용이하지 않으면,
先朝(선조) 적에 지은 니사 이외에
새로 세운 것은 즉시 철거하도록 주청하였으나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숙종 연간에는 왕의 강력한 반대로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였으나, 景宗(경종)이 즉위하면서 西郊(서교)의 德峴寺(덕현사)와 東郊(동교) 30리 안의 僧舍를 모두 훼철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도성 밖 30리 안의 모든
尼寺가 훼철된 것은 아니고 舊刹(구찰)은 그냥 두고 새로 창건한 사찰만 훼철하였다.
이러한 僧尼(승니)의 도성출입 금지와 尼寺毁撤(니사훼철) 논의는 영조를 고비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年代記(연대기) 자료상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시의 정치 · 사회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숙종이 니사훼철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은 尼寺가 王室과 관련하여 列聖位版(열성위판)을
奉安(봉안)할 뿐 아니라 嬉嬪(희빈) 張氏(장씨)로 인한 정치적 갈등 등으로 인하여 인간적인 문제에 보다 관대하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면에서는
英祖(영조)도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자식을 죽이게 된 정치적 갈등이 자식에 대한 연민으로 化하고, 출신이 천한 어머니 淑嬪(숙빈) 崔氏(최씨)에 대한 인간적
애증이 불교에 대해 보다 관대하였다고 할 수 있다.(↓)
참고
>영조가
淨業院(정업원)에 배례하였는데, 정업원은 세조가 단종의 비인 定順王后(정순왕후)를
위해서 세운 尼寺로서 정숭황후는 이곳에서 단종의 제사를 지냈으며,
정업원 주지 魯山君夫人(노산군부인)이라 일컫기도 하였으나, 불교를
믿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무튼 영조가 이러한 정업원에
친임하여 배례하고 정순왕후가 영월 쪽을 바라보던 바위에 '東望峰(동망봉)'이라는
글자를 써서 주며 새기도록 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영조실록'
권117,47년9월 癸卯(계묘)]
正祖(정조) 또한 아버지 思悼世子(사도세자)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허무를 느꼈으며, 부모에 대한
孝(효)의 실천과 祈福(기복)을 위해 水原(수원) 龍殊寺(용수사)를 창건하고 願堂(원당)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숙종
· 영조 · 정조 연간에 보다 많은 원당이 설립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와같이 조선후기 원당은 王室이나 寺院 어느 일방적 요구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祈福(기복)과 減役(감역)이라는 상호 보험적인 관계에서
성립되었다.
3. 願堂의 存在形態와 性格
조선후기 사원이 여타의 억불정책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존재하였던 것은 願堂(원당)과 같이
권력의 비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 최고의 권력을 가진 왕실도 어떤 면에서는 당쟁이나 왕위계승으로 인한 잦은 정치적
소용돌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王은 至尊(지존)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부모
· 자식이라는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윤리의 근본인 孝를 행함에
있어 윤리적 제사만으로는 효를 다했다고 여기지 않은 것 같다.
그리하여 黨爭(당쟁)이나 反政(반정) 등으로 인한 실추된 王權의 회복과 列聖祖(열성조)에 대한
효를 다하기 위하여 원당을 마련하였으며, 佛力으로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極樂往生(극락왕생)을 빌어 주기 위해 사원에서 忌辰齋(기진재)
· 遷度齋(천도재) · 水陸齋(수륙재)
등을 성대히 개최하기도 하였다.
왕실이나 궁방에서는 사원을 屬寺(속사)의 형태로 소유할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소속 관아 및 기존의 屬寺主와 마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권력을 배경으로 원당을 설립하면 그러한 충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사원의 입장에서는 원당이든 속사이든 어느 곳에
소속되어도 고역을 면할 수는 없으나 국가 최고 권력의 비호를 받음으로써 여타 세력의 침탈을 막을 수 있고, 감역
· 면역 등으로 寺勢(사세)가
융성하고 사원경제가 안정될 수 있다.
그리하여 사원에서는 원당이 설립됨과 더불어 御鎭(어진)[影幀(영정)]·位牌(위패)·胎(태) 등을 봉안하여 확고한 권력을
배경으로 민폐를 끼치기도 하였다.(↓)
참고
>'孝宗實錄(효종실록)'
권9; 3년12월 乙巳(을사)에 舒川(서천) 郡守(군수)가 "고을 경내에 千方寺가
있는데 이제 또한 宮家(궁가)의 원당이 되었으므로 중들이 기세를 부려 사람들이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니, 淸明(청명)한 세상에서 어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함을 보아 원당을 사칭하거나 빙자해서 민폐를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원의 願堂 詐稱(사칭)은 승역과 관련되고 또한 승역의 과중이 사원을 凋殘(조찬)케 함으로써 사칭이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年代記 자료에서 가끔씩 볼 수 있다.
참고
>원당사칭이
보편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같이 고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으므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당이 되려고
하였으며, 여의치 않으면 사칭이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完文(완문)이나 節目(절목)
등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사칭이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司諫(사간) 朴弼琦(박필기)의 상소에서 하나의 단면을 볼 수 있다.
報恩(보은)지방을 지나가고 있는 중에 獅子庵(사자암) 중의 말이 '이(사자암)는 元宗(원종;
仁祖의 生父)의 원당이다'고 했는데 佛宇(불우) 옆에 1칸의
누추한 집에다 神位(신위)를 봉안하고 있어 불결하고 불경스러움이 이보다 심할 수 없었습니다.
하늘에 계시는 聖祖(성조)의 영혼이 어찌 이런 禮(예)가
아닌 제사를 흠양하시겠습니까? 조정에서 儒學(유학)을 숭상하고 異端(이단)을 물리치어 千古(천고)에 빛이 나게 되었는데, 이 일 한 가지는 어떤 연유로
이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善을 행하면 福을 받게 됨은 당연한 이치인데, 어찌 중들의 祝願(축원)에 의하여 복을 받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 일은 朝家(조가; 王室)에서 명한 것이 아닐 것이니, 汚辱(오욕)과 무뢰함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道臣(도신)으로 하여금 친히 조사하여
철거하게 하십시오.
보은 사자암의 중이 원당을 사칭하여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자암이 원종의 원당이었다면 그와 같이
초라하고 불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사자암의 중은 吏民(이민)들의 침학이나 승역을 회피할 목적으로 왕실의 원당이라고 사칭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원당 사칭은 이틀 후 侍讀官(시독관) 柳儼(유엄)이 "臣(신)이 光陵(광릉)의 齋郞(재량:齋官)으로 있을 때에 奉先寺(봉선사) 중의 말이 '이(봉선사)는 光陵[世祖와
貞憙王后(정희왕후)의 陵(능)]의 원당이다'고 하기에 신이 듣고서 놀랍게 여겨 중들을 책망했었습니다"라고 한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봉선사는 정희왕후가 세조를 위해서 중창한 사찰인데 어찌하여 재관이 광릉의 원당이 아니라고 했을까? 그것은 예전에 봉선사
· 봉은사에
列聖位版(열성위판)을 봉안하였는데 유생의 상소로 폐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陵(능)의 사정에 정통한 재관이 원당이 아니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다. 한편 원당 설립요건의 可 · 否가 원당의 眞僞(진위)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臣이 듣건대 順懷(순회)世子(明宗의 子)의 神位가 아직도 奉恩寺(봉은사)의 한 칸 방에 봉안되어 있는데, 매양 忌日(기일)이나 명절을 당하면 중들이
제향을 지낸다고 합니다. 당초 이 절에다 신위를 봉안하게 된 경로가 매우 의아스럽고도 괴이합니다.
세상에서는 혹 그 墓(묘)가 있는 것을
인하여 원당을 세우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이미 묘의 곁이 아니니 원당이라고 하는 것은 불가한 것입니다.
순회세자의 원당인 봉은사(서울)가 순회묘(경기도 고양) 옆에 있지 않으니 원당이 아니며, 원당이 아니라면 享祀(향사)를 지낼 수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원당이 陵寢守護之所(능침수호지소)로 능 옆에만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멀리 떨어진 사원도 원당으로 지목되어 願主(원주)의
祈福道場(기복도장)으로서의 기능을 여전히 가졌던 것이다.
고려시대 원당은 개경 주변이나 멀어도 하루 왕복이 가능한 곳에 위치하였으며, 조선초기도 '先王陵寢之所 必有精藍之設(선왕능침지소
필유정람지설)'에 따라 능
옆에 원당이 설치되었고, 이 또한 서울과 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조선후기로 내려오면 능 주변의 齋寺(재사)가 齋舍(재사)로 바뀌면서
원당이 陵寢守護之所(능침수호지소)로서의 기능이 축소되고 원당 설치도 능 주변(주로 경기지역)에서 탈피하여(↓) 遠地(원지:全國의 名山大刹)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면 조선후기 원당의 存在形態(존재형태)와 性格(성격)을 그 기능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보자.
참고
>'영조
46년에 왕의 하교로 능침 주변에 새로 절을 짓는 것을 금지하였다' 한다
1) 御眞·位牌奉安 願堂
楡岾寺(유점사)는 금강산의 고찰로 누대에 걸쳐 원당으로서의 지위를 누려 온 곳이다. 事蹟記(사적기)를 중심으로 유점사의 연혁을 대강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_太宗 8년(1408): 孝寧大君(효령대군)이 태종께 고하여 백금 2만 냥을 하사받아 3천칸의 殿宇(전우:
佛堂)를
중건함.
○_世宗 6년(1424): 敎
· 禪 양종 36본산의 선종에 속하며 居僧(거승)은 150명으로 정함.
○_世祖 원년(1456): 王命에 의해 단종 원년에 소실된 절을 중수하고 御室(어실)을 지어 世祖의 願堂으로 지정함.
○_睿宗(예종) 원년(1469): 몰수한 역적의 토지 120결과 鹽田(염전) 4개소, 노비 60명을 하사하고 사방 각 40리로 산림의
경계를 정함.
○_成宗 원년(1470): 왕이 친필 敎旨(교지)로 雜役(잡역)
· 鹽盆稅(염분세) 등을 감면해 줌.
○_宣祖(선조) 28년(1595): 인목왕후의 內帑金(내탕금)으로 중건함.
○_肅宗(숙종) 29년(1703): 왕으로부터 백금 2천 냥을 하사받아 重創함.
○_英祖(영조) 35년(1759): 明禮(명예)
· 於義宮(어의궁)에서 北漢山城의 僧大將(승대장) 寶鑑(보감)을 化主(화주)로 보내어 중건함. 또 강원도 관찰사 겸 순찰사가
사찰 중건에 협조해 달라는 관문을 각 도 · 관 · 역 ·
진에 보냄.
○_正祖 15년(1791): 회양 부사와 양구 현감이 龍吟樓(용음루)를 중건함.
○_正祖 17년(1793): 御室閣(어실각)을 수리함.
○_哲宗 5년(1854): 禮判(예판)
· 領相(영상: 金左根) · 東寧尉(동영위) 등의 건의로 空名帖(공명첩) 150장, 금 4백 냥을 하사받아
중수함.
○_哲宗 13년(1862): 領相(金左根;김좌근)
· 左相(좌상) 등 名士 십여 명이 거금을 시주하고, 社員(사원:
蓮華社)에 동참하여 사찰 보호에
진력함.
○_高宗 원년(1864): 領相 김좌근과 戶判(호판) 김병기의 시주로 53불을 개금하고 절의 부채를 갚음.
○_高宗 19년(1882): 사찰이 모두 불탐. 巡察使(순찰사)의 주선으로 공명첩 5백 장을 하사받고 전국의 승려와 신도들의 시주를
받아 중건함.
○_高宗 23년(1886): 강원도 관찰사 겸 순찰사가 [明禮宮圖署節目(명례궁도서절목)] 및 [營門節目(영문절목)]을 내려보내어 승려의 제반 잡역을
면제해 줄 것을 지시함.
○_高宗 24년(1887): 본 郡(군)에서는 18건의 요역을 혁파함. [명례궁도서절목]에 의하면 유점사는 왕의 만수무강을
축원하는 香火를 피우는 곳이라고 함.
○_高宗 31년(1894): 御室閣(龍船殿;
용선전)을 새 터에 창건함.
○_高宗 33년(1896): 80石의 토지를 팔아 御室閣(어실각) 조성 당시의 부채를 상환함.
楡岾寺(유점사)는 세조가 자신을 위해 직접 願堂을 설치했으며, 英祖朝(영조조)에 明禮宮(명예궁)과 於義宮(어의궁)의 원당이 중복되어 설치된 이후 한말에 이르기까지
명례궁 소속의 원당으로 존재하였다.
왕실원당으로 지정되면 왕실 및 국가로부터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잦은 화재로 인하여 사찰의 중수가 잦았으나 그럴 때마다
왕실로부터 돈과 공명첩 등을 하사받고 있다.
유점사와 같은 대찰이 화재로 소실되어 중창한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해당 관청이나 관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들은 僧役(승역)의 減免(감면)과 같은 행정적 지원뿐 아니라 大施主者(대시주자)로(↓) 기여하였던 것이다.
참고
>'楡岾寺大功德施主綠(유점사대공덕시주록)',pp.142~147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걸쳐 유점사의 대시주자 70명을 적고 있는데, 이
가운데 효령대군을 비롯하여 정승 · 판서 등 官人 士大夫가 25명(36%)이나
된다.
이들은 토지 · 돈 · 공명첩 등의 물자를 시납했거나
공권력으로 役(역)을 감면하였으며, 結社(결사)를 통해 인적 ·
물적 기여를 하였다.
특히
領相(영상) 金左根 등 官人(관인) 士大夫(사대부)들이 蓮華社(연화사) 社員으로 동참하여 토지나 돈을 시주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찰의 입장에서는 원당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왕실의 지원과 비호가 소원해지므로 새로운 功德主(공덕주)가 요구되었으며,
성리학적 실천윤리를 강조하던 士大夫(사대부)의 조상숭배와
결부되어 사찰의 새로운 비호세력으로 社員으로서의 일정한 역할을 대신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御室閣(어실각)이 있다는 것은 왕실원당의 상징이다. 王의 御眞(어진)이나 位牌(위패)를 봉안하고 齋(재)를 올리는 곳이다. 유점사는 선조
· 인조 · 현종의 영정을
봉안하고 있는데,
臣이 듣건대, 금강산 유점사에 하나의 殿閣(전각)을 설치하여 세 분의 영정을 봉안하고, 龍舟(용주)로 모셔다가 여러 부처 사이에 두고는 중의
무리들이 망령되게 선조 · 인조 · 현종대왕 三朝의 수容(수용:
왕의 화상)이라고 하면서, 春秋(춘추)로 부처에게 공양을 올릴 때 심지어 함께 올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종의 영정은 回錄(회록: 火災)의 변고가 있어 장차 고쳐서 그린다고들 하니, 일의 미안함이 어찌 이보다 큰 것이
있겠습니까?
유점사가 세 왕의 영정을 모셔 놓고 부처와 함께 공양을 하는 것과 현종의 영정이 무뢰하게도 중의 손에 의해 고쳐진다는 것은
왕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자 숙종은 "유점사에 봉안된 영정은 本道로 하여금 埋安(매안:
神主를 무덤 앞에 묻음)하도록 하라"고
비답하였다가 삭제하고 다시 "나는 (불교를) 숭봉했거나 신봉하는 일이 없으며, 오래된 일은 제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고쳐서
비답하였다.
여기서 숙종의 왕실원당에 대한 애정과 불교관을 엿볼 수 있다.
이와같이 유점사의 영정을 안치할 것이냐 매안할 것이냐 하는 존치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영정 및 位牌 봉안에 따른 忌辰(기진)의 제사를
혁파하여 나라의 祀典(사전)의 禮(예)를 엄중하게 적용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재차 일어나고 있는데,
司諫院(사간원)에서 말하기를 "고성 유점사에
御室中堂(어실중당)이라는 한 殿閣(전각)이 있는데, 인조 · 현종과 왕비의 神位를 두고 그 앞에 두 개의 큰 상을 놓고서 朔望(삭망)과 忌辰(기진)
· 生辰(생진)에 모두 절에서
크게 享祀(향사)한다 합니다.
아 ! 엄숙한 淸廟(청묘)가 바로 우리 祖宗(조종)께서 오르내리시는 곳인데, 이제 沙門(사문)에서 제사하여 중에게 공양을 받으시니,
그 외람된 것이 이보다 심할 수 없습니다"고 하면서 원당에서의 享祀(향사)행위를 엄금할 것을 주청하였으나 거절되었다.
이러한 위패봉안 사찰에
대한 位牌埋安(위패매안) 문제는 현종의 배불정책에 의해 일단락되었으나, 숙종의 호불정책에 의해 시행되지 못하였다.
왕실원당에서는 영정이나 위패를 봉안하고 忌辰·生辰 및 朔望에 제사를 봉행하는 祈福道場(기복도장)으로서 기능하였다. 그리고 원당이 陵寺(능사)로서
능 주변에만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유점사와 같이 원지에도 설치되었던 것이다.
유점사의 末寺(말사)인 神溪寺(신계사)는 정조에 의해 莊祖[장조:
正祖의 父인
思悼世子(사도세자)]의 薦福伽藍(천복가람)으로 顯隆園(현륭원: 莊祖의 陵)의 원당이 되었는데, 현륭원은 華山(경기도 화성)에 있어 원격지에 원당이 설립됨을 볼 수
있다.
물론 현륭원의 陵寺(능사)로서의 기능은 龍珠寺(용주사)가 하였지만, 또 다른 필요에 의해 원당이 여러 곳에 설치되고 있다. 長興(장흥)의 寶珠寺(보주사)가
현륭원의 香炭封山(향탄봉산)으로 지정된 것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왕실원당으로 王牌(왕패)를 봉안한다고 모두 제향하는 것은 아니다. 至尊(지존)의 만수무강을 위한 원당의 경우 王牌를 봉안하고 있지만 주로
萬歲(만세)를 祝壽(축수)하고 있다.
송광사는 高宗의 나이가 육십을 바라보는 해(1902년: 51세) 동궁의 건의로 숙종
· 영조의 靈壽閣(영수각)의
古事(고사)에 따라 聖壽殿(성수전)을 지어 고종의 원당(기로소:耆老所 願堂)으로 삼고 왕의 위패를 봉안하여 祝壽하였으며,
"나라 안의 名山大刹(명산대찰)은 거의 모두
왕의 位牌(위패)를 봉안하고 萬歲(만세)를 祝壽(축수)한다"고 하였다.
이와같이 19세기로 내려오면서 전국의 名山大刹이 너도나도 王牌를 봉안하고 至尊의
만수무강을 기원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 · 사회적 혼란으로 불교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며, 한편에서는 사찰의 자구노력의
결과라고 여겨진다.
2) 御筆·御製碑文奉安 願堂(어필·어제비문봉안
원당) ->>>다음장으로 ->>계속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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