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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思想의 影響과 繼承(영향과
계승)
청허의 사상은 恩師[은사:
養育師(양육사)]였던 崇仁(숭인)이 출가 전에 마음공부를 위해서 제시했던 불전과
선종 관계의 전적이 공통적인 기반을 이루었다. 그의 선사상은 불경에 바탕을 두었지만 六祖禪(육조선)과 祖師禪(조사선)을 동일하게 강조하였다.
육조선이
조사선이라고 단순화시켜 표현한 예가 찾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六祖 慧能(육조혜능:
638~713) 다음에 趙州 從심(조주
종심: 778~897)을 중요시하였다. 그가 '祖師禪(조사선)은 無字 話頭(무자
화두)에 있다'라고 했고,
'1,700公案 가운데서 無字가 第一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따라서 '天下의 禪客들은 모두 無字 話頭를 參究(참구)해야 한다'고
수행방향을 제시했을 정도이다.
그의 문집에는 '祖師活句(조사활구)를 힘써 參究(참구)하면 豁然大悟(활연대오)한다'라든가 '배우러 오는 이를 보면 재미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화두로 힘써
탐구시키어 스스로 깨우쳐서 비로소 얻음이 있다'고도 했다.
이는 대혜의 사상이 반영된 표현이고, 바로 三家語錄(삼가어록)의 사상을 반영한다.
그는 六祖에서 四家로, 四家에서 다시 三家로 이어진 唐과 宋, 그리고 元의 臨濟宗(임제종)의 계통을 강조하였고, 이는 그가 계승한 우리나라
조계종의 법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청허의 선사상은 禪宗(선종)만 남았던 조선 후기의 불교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에도 그가 중요시했던 佛典(불전)과 祖師語錄(조사어록)은 그대로
중요성이 계승되고 있을 정도로, 大韓佛敎曹溪宗(대한불교조계종)에 이르기까지 그의 저술과 선사상은 연결되고 있다.
한국불교의 위기였던 조선 중기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이전의 선사상을 다시 정립하여 후기에 연결시킨 조선 불교의 中興祖(중흥조)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그의 교화는 門徒(문도)들에게 깊은 감화를 주었고, 많은 고승이 뒤를 이었다. 그의 법손이었던 采永(채영)이 지은 海東佛祖源流(해동불조원류)에는
청허의 문도가 매우 왕성하게 계승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둘째, 그의 문집과 저술은 조선 후기에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이는 그의 문도가 번영한 탓도 있겠지만, 반대로 그의 사상과
저술이 탁월하므로 그의 감화가 문도들의 수양과 행동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셋째, 그의 사상은 大慧 宗고(대혜
종고)와 高峯 原妙(고봉 원묘)로 이어지는 宋 ·
元의 臨濟宗 看話禪(임제종
간화선)의 正脈(정맥)에 토대를 두고 있다. 간화선은 日用事(일용사)에 대한
적극성과 實踐(실천)이 강조되었다.
그와 그의 문도로서 壬辰倭亂(임진왜란)에서 義兵(의병)으로 활동한 고승들이 특히 많았던 까닭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의 문도는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 30년 미만에 다시 국가를 위기로 몰아갔던 胡亂(호란)과 이후의 국방에 僧軍(승군)으로 중요한 역할을 보인 예가
많다.
出家僧(출가승)이 사회의 日用事(일용사)에 깊이 관여하는 현상이 불교의 발전에 반드시 긍정적인 기능만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왜란이나 호란과
같은 부당한 외부의 침입에 불교계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정당한 참여는 불교의 발전에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6. 맺음말
淸虛(청허)의 禪思想(선사상)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규명할 수 있다.
修學過程(수학과정)에서 주로 익혔던 經典(경전)과
禪籍(선적)은 자세하게 알 수 없으므로 그의 저술에서 인용된 典據(전거)를 찾아 접근하였다. 그의 저술과 편저는 禪家龜鑑(선가귀감)과 淸虛集(청허집)이 가장
분량이 많으며 이 밖에도 최근에야 찾아낸 저술도 적지 않다.
기왕의 연구에서 이룩된 선가귀감의 분석을 보완하고 같은 방법을 그의
문집과 다른 저술에까지 확대하였다. 그는 말년에 四家錄(사가록)과 三家錄 그리고 精選四家錄(정선사가록) 등 唐
· 宋 · 元(당·송·원)으로 이어지는 중국 선승의 저술을 選錄(선록)하였다.
그의 문집과
저술에서 인용한 중국 선승은 고려 후기의 선승들이 감화를 받았던 임제종승의 계보에 포함되어 있다. 그가 임제종의 간화선을 가장
중요시하였다는 증거로서 확인된다.
청허의 저술에 나타난 인용서는 경전이나 중국의 선적에 대해서는 기왕의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른 점이 없으며, 약간의 보완에
그쳤다.
그러나 국내의 선적에 대한 청허의 인용서에 대해서는 기왕의 연구에서 禪門寶藏錄(선문보장록)과 禪門拈頌(선문념송)이 인용되었음을 밝힌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필자는 普照 知訥(보조지눌)의 저술이 아주 빈번하게 인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太古 普愚(태고
보우)와 懶翁 慧勤(나옹 혜근) 등 고려말의 고승의
어록이 인용되었음을 밝혔다.
그가 인용한 지눌과 보우, 그리고 나옹은 고려 후기의 고승일 뿐 아니라 오늘날 曹溪宗(조계종)의 中興祖(중흥조)로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국내
고승의 저술을 인용하기에 인색한 일반적인 경향과 달리 청허는 이들의 저술과 어록을 자주 언급하였을 뿐 아니라, 그의 祖師心要(조사심요)에서
특히 지눌의 저술을 골격으로 삼고 있음은 특히 주목되는 현상이라 하겠다.
그는 지눌을 자주 인용하면서도 禪家龜鑑(선가귀감)과 心法要抄(심법요초)의 결론은 臨濟禪(임제선), 곧 純粹禪(순수선)을 강조하는 다른 면도 보이고 있다.
청허의
저술에서 지눌과 태고, 그리고 나옹의 저술과 어록이 모두 인용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그의 선사상을 보다 면밀하게 연구하여 그가 도달한
임제선의 正統思想(정통사상)과 오늘날 선사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하겠다.
淸虛 休靜의 禪思想에 대한 논평
: 종범(중앙승가대 교수)
본 논문의 論者(논자)인 宗眞(종진)스님은 휴정의 선사상을 조명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제2장에서는
淸虛 西山(청허 서산)이 수학기간에 학습한 佛典(불전)에 대하여 고찰하였고, 제3장에서는 새로 확인된 서산의 著述(저술)과 編著文獻(편저문헌)에 관심을 기울여 검토하고
있으며,
제4장에서는 서산의 저술 속에 보이는 引用書目(인용서목)과 引用頻度(인용빈도)를 통하여 서산 선사상의 특성을 도출하려 함을 볼 수 있다.
이상의 4장에서 論者(논자)는 서언으로 밝힌 바와 같이 ① 江西馬祖四家錄草(강서마조사가록초) ② 續眞實珠集(속진실주집) ③ 禪家金屑錄(선가금설록) ④ 三家錄(삼가록) 등이
서산의 편저이거나 간행문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선가귀감 ·
조사심요 · 참선문' 등에 주목하고 문헌 검토를 매우 세밀히 하고
있다. 특히 論者(논자)는 서산이 직접 간행에 참여했거나 자주 인용한 문헌에 근거하여 서산 선사상의 源流(원류)에 대한 논증을 별 무리없이
시도하였다.
이처럼 본 논문에서는 시종 문헌 검토에 근거하여 서산 선사상의 특성과 원류와 더 나아가서는 후대의 계승에까지 자연스러운
결론이 성립되도록 논리를 전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점은 본 논문의 특성이며 논문을 무척 돋보이게 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論者(논자)의 書誌學的(서지학적)인 밝은 眼目(안목)과 평소 문헌을 세밀히 고찰하는 정진력이 蘊集(온집)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문헌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돌이켜 보면 한국불교사에는 문헌 고찰에 충실한 빛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신라불교사에 있어서 三大 著述家(삼대
저술가)로 일컬어지는
元曉(원효: 617~686) · 憬興(경흥) · 太賢 (태현)등의 저술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고려시대에 와서도 覺訓(각훈)의 海東高僧傳(해동고승전)
· 一然(일연: 1206~1289)의
三國遺事(삼국유사) · 守其等(수기등)의 高麗國新羅大藏校正別錄(고려국신라대장교정별록)(30卷)만 보아도 文獻考證(문헌고증)이 얼마나 철저하였던가를 금방 느끼게 된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涵虛得通(함허득통: 1376~1433)의 金剛經五家解(금강경오가해)의 '決意(경의)'에서 문헌 검토에 관심을 가진 노력을 볼 수 있을 뿐, 다른
기록에서는 문헌 고증에 유념한 자취를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이는 조선시대에 僧科(승과)가 폐지되고 불교의 사회적 지위가 약화되었으며
전반적인 불교문화가 쇠약해진데 따른 영향으로 여겨진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 문헌을 고증하는 시도가 몇몇 사례를 통해 나타남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차제에 論者(논자)는 서산의 선사상을 고찰함에 있어 서산의 著述書(저술서)와 刊行書(간행서)들을 기본적으로 검토하여 많은 정보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것은 퍽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물론 論者(논자)가 이번 논문에서 검토한 문헌은 서산의 저술 중에서 禪門(선문)에 관계된 문헌만을
한정적으로 선택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서산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학계에서 계속되리라고 볼 때 논자의 이번 논문은 학문적으로 기여한
바가 적지 않은 것이다.
한편, 논문의 구성과 論旨의 전개과정에 評者의 견해를 제시하고 싶은 부분도 없지 않기에 약술해 본다.
1) 논자는 서산의 선사상을 조명함에 있어 서산의 선사상이 서산사상에 있어서 어떤 위상적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보이지
않는 점이다. 논자의 관점으로는 서산사상은 순수한 선사상만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인지
아니면 서산에게는 淨土思想(정토사상)
· 華嚴思想(화엄사상) · 密敎思想(밀교사상)
등을 포함한 禪思想(선사상)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본다.
왜냐하면 서산에게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선사상이라도 禪門宗豊(선문종풍)만을 선양한 선사상과 다른 사상까지를 포함한 圓融宗風(원융종풍)을 선양한 선사상과는 동일하게
논할 수 없는 일이기에 서산의 선사상이 어떤 성격의 선사상인가를 대전제로 구분하는 일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서산의 저술은 논자가 기술한 것처럼 四家錄에 보이는 祖師禪風(조사선풍)을 중시한 내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서산은 수행에 持戒(지계) · 看經(간경) · 念佛(염불)
· 誦呪(송주) · 禮敬(예경) 등을 다 권했을 뿐 아니라
三家龜鑑(삼가귀감)
· 說禪儀(설선의) · 雲水壇歌詞(운수단가사)를 비롯하여
淸虛集(청허집)에는 念佛門(염불문) · 圓頓頌(원돈송) · 詩(시)
· 書(서) · 記(기) · 序(서) ·
跋(발) · 疏(소) · 募緣文모연문) 등 많은 종류의 글들이 수록되었다.
서산의 生涯(생애)에 있어서도 '禪敎兩宗判事(선교양종판사)'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雲興寺板(운흥사판) [慶聖堂行錄(경성당행록)] 書尾(서미)에는 서산이 스스로를
'判大華嚴宗事·判大曹溪宗事(판대화엄종사·판대조계종사)'라 쓰고 있다.
그리고 만년에는 '登階 禪敎都摠攝(등계
선교도총섭)'의 호를 館閣(관각)으로부터 받았으며, 후대에 朝家(조가)에서
'表忠 · 酬忠(표충 · 수충)' 등으로 賜額(사액)하고 官給致祭(관급치제)하였다. 서산의 影題(영제)에는
'行大匡輔國崇綠大夫議政府領議政吏曹判書兵曹判書僧義兵大將賜紫國一都大禪師兼八道禪敎都摠攝大覺登階尊者西山淸虛堂大和尙諱休靜之眞影([조선불교통사]상,
p. 574)'
'행대광보국숭록대부의정부령의정이조판서병조판서승의병대장사자국일도대선사겸팔도선교도총섭대각등계존자서산청허당대화상휘휴정지진영'
이라 하였다.
이런 점은 모두가 서산을 어느 한 면으로 규정짓기 어렵게 하는 내용들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서산의
선사상 외에 다른 사상의 언급이 없음은 서산에 대한 논자의 기본적인 견해를 이해하기 어렵게 하고 있으므로 아쉬운 면이 아닌가
한다.
2) 논자는 제4장과 제5장에서
"① 그가 국내의 선승인 知訥(지눌)
· 太古(태고) · 懶翁(나옹)을 자주 인용할 정도로 조계종의 영향력 있던 고승의
전통을 계승하였다. 唐의 四家와 宋
· 元의 三家를 자주 인용하고 초록하였을 정도로 唐
· 宋 · 元의 임제종 고승을 추앙하였다.
② 그는 국내
조계종과 당 · 송 · 원 임제종의 사상을 수렴한 간화선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하겠다.
③ 그는 六祖에서 四家로, 四家에서 다시 三家로
이어진 唐과 宋, 그리고 元의 臨濟宗(임제종)의 계통을 강조하였다. 이는 그가 계승한 우리나라 조계종의 법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개진하고 있다.
논자는 ①에서, 서산이 知訥
· 太古 · 懶翁인 조계종 고승의 전통을 계승하였다고 하고 동시에 唐
· 宋 · 元의 四家 · 三家(지눌·태고·나옹)인 임제종 고승을
추앙하였다고만 말하고, 지눌 · 태고 · 나옹의 선사상 淵源(연원)을 별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점은 서산의 선사상을 심도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도
약간의 언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지눌은 曹溪山(조계산)의 開山祖(개산조)이며 九山禪門(구산선문)의 中興祖(중흥조)라 할 수 있다.
禪門祖師禮懺儀文(선문조사례참의문)에서도 지눌을
'願力受生 中興祖道 海東佛日普照國師(원력수생 중흥조도
해동불일보조국사)'로 禮敬(예경)하였다. 이처럼, 지눌은 唐·宋·元의 임제종 계통과는 선사상의 연원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태고는 碑文(비문)과 行狀(행장)에서 '曹溪嗣祖(조계사조)'라고만 하고 스스로 자신의 宗乘(종승)이 임제종임을 선언한 사실은 보이지 않으나 法統系譜(법통계보)로 보면
臨濟(임제)의 19代 法孫(법손)이 되니 태고를 임제 법손으로 보는데는 별 무리가 없겠으나,
나옹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無學自超(무학자초: 1392~1405)가 나옹의 影贊(영찬)을 쓰면서
指空千劒平山喝(지공천검평산갈) 지공의 천검과 평산에 할이여
選擇工夫對御前(선택공부대어전) 공부를 선택함은 어전에서 있었도다.
最後神光遺舍利(최후신광유사리) 최후의 신광으로 사리를 남기니
三韓祖室萬年傳(삼한조실만년전) 삼한의 조실로서 만년을 전하리로다.
한
無學碑文(무학비문) 중에 기재, [조선금석총람] 하 p. 1282] 것처럼, 나옹은 임제종의 平山處臨(평산처림)과 인도의 指空禪法(자공선법)을 다
계승했으므로 선사상의 연원이 태고와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서산이 지눌
· 태고 · 나옹의 전통을 계승하였다면 서산
선사상의 연원은 보다 폭넓은 고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논자는 ②에서 서산이 조계종과 임제종을 수렴한 간화선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고 하였고,
③에서는 '서산이 임제종의 계통'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그가 계승한 조계종의 법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논술하고 있어서, 이것은 논자의 견해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문장으로만 보면
임제종과 조계종을 동일한 내용으로 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評者(평자)의 견해로는 임제종과 조계종은 그 전통과 연원으로 보아 분명히 구분해서
논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한 까닭은 현 曹溪宗 宗憲(조계종
종헌:1962년 제정)에
"제1조 本宗은 大韓佛敎 曹溪宗이라 稱한다. 本宗은
新羅 道義國師가 創樹한 迦智山門에서 起源하여 高麗 普照國師의 重闡을 거쳐 太古 普愚國師의 諸宗 包攝으로서 曹溪宗이라 公稱하여 爾後 그
宗脈이 綿綿不絶한 것이다"
"제1조
본종은 대한불교 조계종이라 칭한다. 본종은 신라 도의국사가 창수한
가지산문에서 기원하여 고려 보조국사의 중천을 거쳐 태고 보우국사의
제종 포섭으로서 조계종이라 공칭하여 이후 그 종맥이 면면불절한 것이다"
하였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의 제반 문헌이 조계종은 임제종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몇 군데의 문헌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조선금석총람 상, (p. 602) [有元高麗國曹溪宗慈氏山瑩源寺寶鑑國師碑銘(유원고려국조계종자씨산영원사보감국사비명)]에 寶鑑混丘(보감혼구:1251~1322)는 비의 제목이
분명히 조계종인데 비문 내용에는 '以九山禪 首登上上科, 厥派惟九 道義其首(이구산선
수등상상과, 궐파유구 도의기수)'란 기록으로 보아 조계종은 九山禪門(구산선문)임을 알 수 있으며,
㉡
[三國遺事(삼국유사)] 卷第五에 '國尊曹溪宗迦智山下麟角寺住持圓鏡충照大禪師一然撰(국존조계종가지산하린각사주지원경충조대선사일연찬)'이라 한 기록과 {조선금석총람} 상(p. 469)에
'高麗國義興花山曹溪宗麟角寺迦智山下普覺國尊碑(고려국의흥화산조계종린각사가지산하보각국존비)'란 기록은 一然(일연:
1206~1289)이 조계종이면서 迦智山門徒(가지산문도)임을 말하는 것이며,
비문에는
一然(일연)이 九山四選(구산사선)의 首(수)로 추대되었으며, 麟角寺(인각사)에서 '九山門都會(구산문도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은 조계종의 연원은 '九山禪門系統(구산선문계통)'임이
확인되는 것이다.
㉢ 高麗 仁宗(고려인종)10(1132)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僊鳳寺大覺國師碑陰記(선봉사대각국사비음기)]에 '曹溪·華嚴·瑜伽·軌範(조계·화엄·유가·궤범)을 四大業(사대업)이라
한다[趙東元編著(조동원편저) 한국금석문대계 권3, p. 84]'는 명문이 확인되니 大覺國師 義天(대각국사
의천: 1055~1101)의 생존시에 고려에는 이미
曹溪宗風(조계종풍)이 성행했음이 분명하며,
㉣ [惠居國師 諡 洪濟尊者 寶光之塔碑銘(혜거국사
시 홍제존자 보광지탑비명)]에 '不振曹溪宗風(불진조계종풍)'이란 기록이 보이니[朝鮮佛敎叢報(조선불교총보)] 제1호,
1917] 이것으로 미루어 惠居國師(혜거국사: 899~974) 당시에 조계종이 우리나라에 流布(유포)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기록들을 상고해 보면 조계종은 신라 九山禪門(구산선문)에 연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조계종은 신라 下代(하대)에 수립되어
고려를 거쳐 韓國禪(한국선)의 전통을 형성하여 오늘에까지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臨濟宗(임제종)은 신라 구산선문인 조계종보다 뒤에
성립되었을 뿐 아니라 어디까지나 중국 선종이며 조계종과는 그 전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임제종을 비롯한 중국 선종의 법을
이은 선사라 하더라도 국내에 돌아오면 다 조계종으로 존재하게 되며 별도의 宗風(종풍)을 따로 선양한 일은 없었다.
예를 들면,
大鑑坦然(대감탄연: 1069~1158)의 경우에 法脈(법맥)으로 보면 臨濟孫(임제손)이나(以宗派考之 師乃臨濟九代孫也이종파고지
사내임제구대손야) 그의 선풍을 임제종이라 하지 않고 비명에
[高麗國曹溪宗굴山下斷俗寺大鑑國師之碑銘(고려국조계종굴산하단속사대감국사지비명)]([조선금석총람] 상, p. 562)이라 했으며,
太古 普愚(태고
보우: 1301~1382)나 懶翁
惠勤(나옹 혜근: 1320~1376)이 법계로는 모두 임제법손에 해당하지만 임제종이라 하지 않고 '高麗國國師大曹溪嗣祖圓證(고려국국사대조계사조원증)'
'高麗國王師大曹溪宗師禪覺(고려국왕사대조계종사선각)'이라 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서산대에 와서는 조계종과 임제종이 별 구분없이 거론되었다 하더라도 전통과
연원으로는 분명히 다른 점을 지적해 줄 필요는 있지 않았나 한다.
3) 논자는 제5장에서 "청허의 선사상은 禪宗(선종)만 남았던 조선 후기의 불교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며, 이어서 서산은
"이전의 선사상을 다시 정립하여 후기에 연결시킨 조선불교의 中興祖(중흥조)라고 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서산이 조선불교의 중흥조가 되기 위해서는 朝鮮前期(조선전기)의 불교는 물론이며 고려불교의 전통까지도 어느 정도는 復興(복흥)시켰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려불교는 논외로 하더라도 조선전기의 불교는 어떤 불교였는가. 이 지면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으나 대략만
살펴보아도 涵虛得通(함허득통: 1376~1433) · 學祖(학조) ·
虛應普雨(허응보우: ?~1565) 등 諸師(제사)는 禪風(선풍)과 敎學(교학)을 다 수호하고 진작할 高僧(고승)이다.
명실공히
扶宗樹敎(부종수교)의 宗師(종사)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서산이 조선불교의 중흥조가 되기 위해서는 禪과 敎를 다 부흥시킨 扶宗樹敎(부종수교)의 宗師(종사)가 되어야
한다.
만약, 조선후기의 불교가 敎宗(교종)은 없어졌고 禪宗(선종)만 남았었다면 서산이 조선불교 禪宗(선종)의 중흥조는 될 수 있으나 朝鮮佛敎(조선불교)의 중흥조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조선후기의 불교를 선종만의 불교로 보는 데는 어떤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조선후기에도 敎學(교학)은 엄연히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후기에는 高僧(고승)들을 扶宗樹敎(부종수교) · 兩宗正事(양종정사)로 일컬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저명한 敎學宗匠(교학종장)들만도 적지 않았다.
慕雲震言(1622~1703)·栢庵性聰(1631~1700)은 華嚴宗主·敎學宗匠으로 저명하며, 雪坡尙彦(1710~1791, 師
講經眼目…) 脫古賢席 又於此經(華嚴經) 偏有緣 講室十有五遍 現今諸方 演此經者 莫不宗大師, [蓮潭大師林下錄]
권3)·蓮潭有一(1720~1799, 三十年講經 闡揚華嚴 講周十五, [연담대사림하록] 追記)·仁岳義沼(1746~1796,
[扶宗樹敎華嚴講主仁嶽大師碑銘], [조선금석총람] 하, p. 1263) 등은 세상에 두루 알려진 華嚴講主이다.
모운진언(1622~1703)·백암성총(1631~1700)은
화엄종주·교학종장으로 저명하며, 설파상언(1710~1791, 師 講經眼目…)
탈고현석 우어차경(화엄경) 편유연 강실십유오편 현금제방 연차경자
막불종대사, [연담대사림하록] 권3)·연담유일(1720~1799, 삼십년강경
천양화엄 강주십오, [연담대사림하록] 추기)·인악의소(1746~1796,
[부종수교화엄강주인악대사비명], [조선금석총람] 하, p. 1263) 등은
세상에 두루 알려진 화엄강주이다.
그리고
影波聖奎(영파성규: 1728~1812)의 비에는 [有明朝鮮國禪兩宗正事華嚴大講主影波大師碑銘(유명조선국선양종정사화엄대강주영파대사비명)]이라 하였고
['조선금석총람' 하, p. 1269],
禪雲寺白城大師碑(선운사백성대사비)에는 金正喜(김정희: 1786~1856)가 비문을 쓰면서 [華嚴宗主白城大律師大機大用之碑(화엄종주백성대율사대기대용지비)]라 명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조선불교가
31本山 제도하에 있을 때도 '禪敎兩宗大本山(선교양종대본산) ○○寺'라 칭하였으며, 현재 조계종의 禮敬(예경)
· 薦度儀禮(천도의례)를 비롯한 제반 儀式文(의식문)을 보아도
화엄 · 법화 · 선 · 정토 · 밀교 등의 사상이 융합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조선후기에 선종만의 불교로 존재했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나 생각된다.
이상의 몇 가지 관점에서 評者(평자)의 견해를 적어 보았다.
어디까지나 평자의 주견에 의해서이다. 생각해 보면, 서산의 선사상이나
조선불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어떠한 견해도 합의된 정설에는 이르지 못하였다고 본다.
그러므로
지금은 많은 견해가 제시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논자의 논문은 문헌 검토뿐 아니라 논지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인이 이번에 논자인 宗眞(종진)스님의 논문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유익한 기회였다.
논평에 대한 답변
: 석 종 진
우리나라 불교학계에서 시급하게 해야할 일이 문헌검토와 검증 내지 철저한 주석입니다.
지금 그런 작업을 하시는 분을 몇 분 보았고 저도 그런 공부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사상이라고 하면 모든 문헌을 검토하여
선뿐만 아니라 화엄에 관한 것, 율에 관한 것, 정토에 관한 것 등 모든 것을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돈오돈수라는 큰 주제에 가까우려면 선사상 부분만 뽑아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법통설도 지눌법통설, 태고법통설, 나옹법통설,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는 설, 지눌 쪽 일부분과 태고 쪽 일부분의 양면구조로 보는
절충설 등이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조계종 종정이신 성철스님께서는 태고법통설을 일관되게 주장하십니다. 다만
저는 법통설에는 깊은 연구가 없어서 그냥 쉽게 다루려고 그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조계종에 관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론이 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조계종이 언제부터 시작하였고 누구를 종주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얼마전까지는 상당한 논란거리였습니다만 지금은 잠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계종이라고 한 것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계종을 염두에 두고 한 표현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산스님을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야만 확실하게 제 모습을 그릴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제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논문에서 조선후기에는 선종만 남은 것으로 표현한 것은, 사실 서산스님 이후로는 선과 교가 병행하면서 조선후기 불교가 진행되는데,
거의가 서산스님 문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선종 쪽이 우세하였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말기에 경허스님이 다시
선을 일으키고, 정화 후에도 선종을 표방하기 위하여 조계종이라는 명칭을 내세우고 정화불사를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논문을 쓰기 전에는 서산스님에 대하여 막연하게 權僧(권승)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85년의 생애동안 파란도 있었지만 그래도 화려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접근을 하고 보니까 시대적으로 불가피했다는 점하고 그것에 대하여 깊이 후회하고 있는 것이 글에
나타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산스님이 이렇게 평가합니다.
당시 유생들에 의해서 엄청난 압박을 받았고 임진왜란이라고 하는 참으로
끔찍한 전화 속에서, 그렇게 참여하지 않으면 그나마 불교가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 지 모른다고 하는 배경에서 나온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수치로 생각하는 선교양종판사라고 하는, 중국의 선사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일까지
하게 되지 않았겠는가 합니다. 한마디로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청허 휴정의 선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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