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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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_광설업난(廣說業難)

♧ 제1절_지수제건(指數諸愆): 모든 허물을 들어 셈(세움)

①_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들을 보니 비록 사람됨은 이어받았으나 마음과 행동이 어리석고 미련하여 그 부모의 큰 은혜와 공덕을 생각하지 못하고, 공경하지 않으며 은혜를 저 버리고 덕을 배반하여 어질고 자애로운 마음이 없어서 효도하지 아니하며 의리도 없느니라.
 
어머니가 아기를 밴, 열달 동안은 일어나고 앉은 것이 자유롭지 못하고 불안한 것이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고, 음식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오래 병을 앓은 사람 같다. 만삭이 되어 해산할 때에는, 많은 고통을 받아 잠깐 동안의 잘못으로 죽음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돼지나 양을 잡은것 같이 피가 흘러 자리를 적시느니라.
 
이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아기를 낳고는, 쓴것은 삼키고 단것은 뱉아서 아기를 먹이면서 안고 업어 기르면서, 똥오줌을 받아내며 더러운 것을 빨아주면서 그 수고로움을 귀찮은줄 모르며, 더운것도 참고, 추운것도 참으면서 고생스러움을 사양하지 않는다.
 
마른 자리에는 아기를 뉘이고 젖은 자리에서 어머니가 자면서, 삼년 동안 어머니의 젖을 먹여 어린아이가 성년이 되면 학문과 예절을 가르치고 장가를 들이고 시집을 보내며 벼슬자리도 시키고 학업도 닦게하며 자산(資産)도 마련하여 준다.
 
이같은 고생과 수고로 지도하며 기르는 일이 끝나도 은정이 끊어졌다고 이르지 아니하느리라.
아들이나 딸에 병이 생기면 부모에게도 병이 생기고, 자식의 병이 나아야 부모의 병도 비로소 낫게 되느니라. 이렇게 기르면서 어른(成年)이 되기를 바라느니라.
 
_[참고]☞우몽(愚蒙):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 _백혈(白血): 흰젖을 뜻함

②_그 자식이 성장한 뒤, 그러한 공도 모르고 도리어 불효자가 되어 부모와 함께 말하는데 대답함에 있어서 생각이 삐뚤어지고 눈을 흘끼고 눈동자를 굴리면서 속이고 업신여기며, 형제간에도 서로 싸우고 욕설하며 친척들을 헐뜯고 욕하며 예의가 없으며,
 
스승의 가르침도 따르지 않으며 부모의 가르침에도 순종하지 아니하고 형제간에 말 할 적에도 서로 이기려고 어기장 치며, 나가거나 들어올 때에도 어른에게 아뢰지 아니하고 말과 행동이 교만하고 거칠고 안하무인 인지라
 
부모로서 훈계하고 책망하며, 어른들은 잘못된 것을 일러주어야 할 것이어늘, 나이가 어려 철없다 용서하고 어른들은 덮어주고 감싸주기만 한다.
 
그리하여 장성하게 되면서 잔인하고 삐뚤어진 마음을 바로잡지 않아 잘못된 일에도 물러서지 않으며 오히려 성질을 내느니라. 좋은 친구를 버리고 나쁜 사람과 가까이하여 무리를 지으며, 그 습관이 배여 성질이 바뀌어 마침내 경솔하고 허망한 계획을 쫒고
 
남의 꼬임에 빠져 타향으로 도망하며 부모를 배반하고 가정을 버리고 고향을 등지고 타향을 떠돌며 행상을 하고, 타지에 머뭇거리며 세월을 허송하다가 혹 장가를 들게되면 이로인해 얽매이게 되며 오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느니라.

③_이렇게 타향 생활을 하면서 행동을 삼가하거나 조심을 하지 않다가 남의 꾀임에 빠져 명예를 더럽히고 생각지도 못한 일에 연류가 되어 억울하게 형벌을 치루기도 하며, 감옥 생활에 갇혀 목에 칼을 쒸우고 발에 족쇄를 차게도 된다.
 
혹은 모진 질병에 걸리고 액난(厄難)에 얽혀 곤궁하고, 괴롭게 고통을 받아도 보살펴주거나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이 남들의 혐오와 천대를 받으며 길거리에 버려진 하찬은 신세가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목숨을 마치게 되어도 구해주거나 도와주거나 치료해 주는 사람도 없이 마침내는 퉁퉁 부었다가 썩어서 무드러지고, 볕에 쬐이고 바람에 불리어 백골만 뒹굴게 되느니라. 이렇게 타향 땅에 버려지면 곧 가까운 친족들과 즐겁게 만날 기회는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모의 마음은 자식을 따라 길게 걱정하게 되며, 혹은 피눈물을 흘리다가 눈이 어두워져 멀기도 하며 혹은 슬퍼하며 애닲아하다가 마음병이 되기도 하며 혹은 자식을 생각하다가 몸이 쇠약하여져 죽게도 되니 원통하게 죽은 혼은 귀신이 되어도 귀신이 되어도 아주 끊어 버리지를 못한다.
 
_[참고]☞표령(飄零): 바람이 불어 떨어짐(흩어짐)

④_혹은 다시 들으면 자식이 효와 의리를 본받아 따르지 아니하고, 이단(異端)의 무리들과 어울려 다니며 무뢰하고 추포(난폭함)하고 완악(頑惡;악이 숙성)해져서 무익한 일을 좋아하게 되어 싸우거나 때리고 도둑질 등을 하면서 마을에서 말썽이나 피우며 술마시고 노름을 하고 남을 헐뜯고 잘못을 행하여 그 피해가 형제에게까지 미치게 하거나 부모의 마음에 걱정을 안겨주게 된다.
 
부모의 기거(起居)나 춥고 따뜻한지에는 관심이 없고 아침·저녁이나 초하루·보름으로 부모를 공양할 생각은 저버리고, 부모의 나이가 많아 얼굴이 쭈그러들고 기운마져 쇠하면 남이 볼까 창피하다며 성질을 내고 구박을 한다.

⑤_또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홀로 되거나 어머니가 홀로 되어 독수공방을 하게 되면, 마치 나그네가 남의 집에 의탁하여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하여 방이나 잠자리를 치우거나 털거나 닦는 일이 없으며,
동정을 살펴보거나 문안하는 일이 없이 끊어지게 되니, 방이 추운지 더운지 · 배가 고픈지 · 목이 마른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이리하여 부모는 밤낮으로 슬퍼하고 한숨만 짓게 된다.
 
마땅히 음식을 보면 싸가지고 와서 부모를 봉양해야 할 것이어는 늘 거짓으로남들이 웃는다고, 부끄럽다고 하면서 어쩌다 시식(時食;철따라 나는 음식물 꺼리)을 보면, 가져다가 제 아내나 자식에게만 주는 추졸(醜拙:추잡하고 졸렬)하고 비루한 짓에도 부끄러움도 느낄줄을 모른다.
 
또한 아내나 첩(妾)과의 약속은 꼭 그대로 따르면서도 윗분의 가르침과 말씀은 조금도 어렵게 여기지를 않느리라.

⑥_또한 혹, 딸 자식이 출가하게 되어 남의 집에 배필이 되어 가면, 출가전 부모에게 효순하던 마음이 남편을 맞아 결혼한 뒤에는, 불효하는 마음이 자라나게(增長)된다. 그러므로 부모가 조금만 꾸짖어도 곧 원망하면서도, 제 남편에게는 매를 맞아도 · 욕을 먹어도 참고 달게 받아들인다.
 
이와같이 성(性)이 다른 남(他宗)에게는 정이 깊고 사랑을 중하게 여기면서도 자기의 골육(骨肉:부모·형제·가까운 친척)에게는 도리어 소원하게 대한다. 혹 남편을 따라 타지로 옮겨가게 되면 부모를 이별하고도 사모하는 마음이 없어, 소식을 끊어지게 되고 소식 및 왕래마져 끊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부모로 하여금 오장육부가 거꾸로 매달린 듯,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생각이 마치 목마를 때에 물을 생각하듯 잠쉬도 쉬지를 못 하느니라. 이같이 부모의 은덕은 헤아릴 수가 없고 끝도 없지만, 불효하는 죄는 다 말하여 표현할 수가 없느니라.
 
_[참고]☞도현(倒縣): 거꾸로 매달림. 발은 위쪽에 머리는 아래쪽으로 매달려 있는 상태

⑦_이때 많은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부모의 은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몸을 일으켜 땅에다 대고 스스로 몸을 던져 부딪치니, 온몸의 털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모두가 기절하였다가 한참 후에 깨어나서는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마음이 괴롭고 아프옵니다. 저희들이 지금에서야 깊고도 많은 죄를 지은줄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것을 깨닫지 못하여 마치 깜깜한 밤에 길을 가듯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깨닫고 그릇된 것을 알고 보니, 심담(心膽:심지와 담력)이 모두 부서지듯 하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히들을 불쌍히 여기시와 구제하여 주옵소서, 어떻게 하여야 부모님의 깊고 중한 은혜를 갚을 수가 있겠사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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