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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불교는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 또한
불교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불현듯 세기를 마감하는 지금 떠오르게
되었다. 왜일까. 이것은 불교가 있는 위치가 바르게 차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고, 또한 불교가 활동함에 대한 의문이고, 또한 불교가 활동함에
있어 사회성을 갖고 있음에 대한 질문이고, 마지막으로 불교의 궁극적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불교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그 위치는 사바에 있어야 한다. 그
사바가 맑아지고 밝아질 때까지 불교는 자리하여야 하고 영원한 별자리가
되어야 한다. 불교의 별자리는 허공계가 다하여도 그 자리를 비우지
않고 安住照光(안주조광)하고 있어야 한다.
불교는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 그 활동은 보살로 있어야 한다. 보살은
사회에 빛을 투시하는 삶이다. 보살은 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살게
하는 것이다. 제 삶을 고집하고 제 길만 걷는다면 이 사회는 이기주의만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의 길로 있어야 한다.
불교는 무엇인가. 불교는 깨침이다. 깨침이 되지 아니하면 불교가
아니다. 마음의 대자유, 의식의 무분별, 생각의 能觀行(능관행). 이처럼 불교의
깨침은 무변허공마저 빛으로 장엄하는데, 하물며 육척단신을 慧光(혜광)으로
赫赫(혁혁)하게 하는 것은 눈 깜빡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이러한 것은 禪定(선정)으로
이룩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은 불교의 위치, 불교의 사회성, 아니 불교의
본질을 바르게 통찰하고 있는가. 왜 나는 본질을 맨 먼저 드러내지 않고
위치와 사회성을 첫째와 둘째 문제로 내세웠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정확한 위치에 그 무엇이 있지 아니하면 그것은 본래부터 무용한 것과
같은 것이다. 그 본질은 있어야 할 곳에 바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적으로 쓰임새 있는 본질이 되어야 한다. 사회(중생)에
아무런 활용이 되지 아니하면 발에 차이는 芻狗(추구)와 같다. 불교는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방편시설이 중생뇌고에 있기에 重病衆生(중병중생)을 간병하는 데
명약으로 쓰여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본질인 깨침의 빛이고
힘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일들은 불교가 시원한 이후부터 선사조사들이 연찬실참하였다.
이러한 참구는 통시적 문화사관을 갖고 시공방위를 벗어나 求學起信(구학기신)하여야
오늘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이다. 불교가 어느 특정한 시대를 구하는 것이라면
불교라 할 수 없다. 三世十方(삼세십방)을 궁진하는 緣起史觀(연기사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을 어제에다 겨냥하여서 내일에다 生光을 건네려고 하는
보살심의 힘빛이다. 이 얼마나 늠름한 빛살인가.
이 일에 조금 도움이 될까 하여 백련불교문화재단에서는 성철선사상연구원을
부설하여 사방에서 碧眼(벽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동참한 원영스님,
최일범 교수, 월호스님, 김태완 선생, 박영록 교수, 송인성 교수, 송행근
선생, 황인규 선생, 고영섭 선생 여러분이 禪(선)과 관계되는 옥고를 생출해
주어 참으로 감사하다.
우리 모두 한국불교의 위치, 사회성, 본체가 무엇인가 항상 같이
생각하고 내일을 사는 참빛불교로 정진하자. 이렇게 열심히 하면 是我本師釋迦牟尼佛(시아본사석가모니불)의
加被(가피)가 꼭 있을 것이고, 재단부설 연구원도 가일층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원택 이사장님 초지일관하여 주시고, 연학실장 해주스님 고맙고,
운영위원, 장경각 임직원 모두모두가 보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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