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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山의 불교적 해석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齊物論理와 般若의 照破 사이의 相通點
그러면 이와 같은 莊子(장자)의 齊物論理(제물론리)와 관련하여 불교의 경우 般若思想(반야사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감山의 佛敎思想(불교사상)을 중심으로 검토하기로 하자.
'莫若以明(막약이명)' '照之於天(조지어천)'이란 齊物思想(제물사상)의 핵심 원리를 감山은 般若(반야)의 照破(조파)로
풀이했는데 불교에 있어서 대표적인 부정적 私有方式(사유방식)이 바로 반야의 照破(조파)이다.
불교경전은 대부분이 부정적 言表(언표)로 일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러 경전 가운데 특히 반야계통의 경전은 더욱 그러하다. 49년 간의 世尊說法(세존설법) 가운데 반야경전 설법 이전의 아함부와 방등부는
般若思想(반야사상)의 토대확립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면 그 이후의 화엄부와 천태부는 般若思想(반야사상)의 다양한 응용이랄 수 있을 정도로 반야사상의 위치는
중차대하다.
또한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초점이 맞춰진 것도 반야사상이었는데 魏晉時代(위진시대)에는 空(공)의 바른 이해를 위해 반야경전이
집중적으로 漢譯(한역)되었던 것이다.
반야부 경전 가운데서도 특히 金剛經(금강경)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크게 유행했는데 중국의 禪宗(선종)에서는
金剛經(금강경)을 傳法心印(전법심인)으로 삼기까지 했으며 돈황에서 발견된 불교경전 가운데 이 경전의 필사본이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국에는 왜 반야경전이 특히 유행했을까 하는 문제는 대단히 흥미있는 문제인데 중요한 이유로 노장사상의 역할이 거론되어야
한다.
도가사상이 유행된 魏晉時代(위진시대)에 있어서 장자의 無(무)와 관련하여 반야경전의 空(공)에 초점이 맞춰졌고 思惟構造(사유구조)라는 측면에서 반야사상과 장자의
萬物齊同思想(만물제동사상)은 유사점이 있는 까닭에, [金剛經(금강경)]은 무려 여덟 번에 걸쳐 한역되었던 것이다.
이 경전은 반복이 매우 많고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 중국인에게 널리 읽혔던 경전으로 禪宗(선종) 초기에는 [능가경]을 心印(심인)으로 삼다가 五祖 弘忍(홍인)과 六祖 慧能(혜능) 이후부터
金剛經(금강경)으로 바뀐 이유도 단순하면서도
直裁明了(직재명료)한 般若思想(반야사상)이 중국인의 心性(심성)에 적합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여러 반야경전 가운데서도 중국에서 크게 유행한 金剛經(금강경)에 있어서
般若思想(반야사상)이 전개되는 과정을 감山의 金剛經決疑(금강경결의)에
입각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하자.
한마디로 말해 이 경전은 否定(부정)의 논리가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 부정적 言表(언표)로 일관되어
있다.
菩薩(보살)
··· 卽非菩薩(즉비보살)
佛法(불법), 卽非佛法(즉비불법)
一切衆生(일체중생), 卽非衆生(즉비중생).
一切法者(일체법자), 卽非一切法(즉비일체법).
禪法者(선법자)
··· 卽非善法(즉비선법).
福德(복덕), 卽非福德(즉비복덕).
有我者(유아자), 卽非有我(즉비유아)
이와 같이 반야경전에는 부정적 言表(언표)로 일관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般若(반야)의 부정적 思惟(사유)로
金剛經(금강경) 원문에 입각해 '卽非(즉비)의 思惟方式(사유방식)'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卽非(즉비)에 의한 부정적 言明(언명)으로 金剛經(금강경)은 일관되어 있으므로
'卽非(즉비)의 思惟方式(사유방식)'을 이 경전의 근본사상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데, '非(비)의 思惟(사유)'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金剛經(금강경)을 비롯한 般若經典(반야경전)
사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般若(반야)의 卽非(즉비)라는 부정적 思惟(사유)는 단순히 부정일변도로 일관하지는 않는다.
반야의 照破(조파)는 일방적인 부정의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데
다음과 같이 부정[卽非(즉비)]을 또다시 부정함으로써 새롭게 긍정의 세계[是名(시명)]가 眼前(안전)에 펼쳐진다.
福德복덕, 卽非福德性즉비복덕성, 是故如來說시고여래설, 福德복덕
般若波羅蜜반야파라밀, 卽非般若波羅蜜즉비반야파라밀, 是名般若波羅蜜시명반야파라밀
一切法者일체법자, 卽非一切法즉비일체법, 是故名一切法시고명일체법
說法者설법자, 無法可說무법가설, 是名說法시명설법
將嚴佛土者장엄불토자, 卽非莊嚴즉비장엄, 是名莊嚴시명장엄
第一波羅蜜제일파라밀, 卽非第一波羅蜜즉비제일파라밀, 是名第一波羅蜜시명제일파라밀
世界세계, 非世界비세계, 是名世界시명세계
三十二相삼십이상, 卽是非相즉시비상, 是名三十二相시명삼십이상
세상사람들은 복덕이 있다고 말하는데 般若思想(반야사상)의 卽非論理(즉비논리)는 도대체
언제는 사람들의
복덕이 아니라고 했다가 곧바로 이를 복덕이라 이름한다고 뒤집는 것인지 검토해 보자.
감山에 따르면 三千大千世界(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七寶(칠보)로
布施(보시)한다하더라도 우리의 本性(본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복덕이 없다고 했고, 하지만 반야바라밀을 닦아 自性(자성)으로 하여금 그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게 한다면 이를 복덕이 있다고 일컫는다는 것이다.
마음에 주관과 객관이란 상대적 구분이 남아 있을진댄 七寶(칠보)를 아무리 많이
보시하더라도 복덕이 있을 수 없으며, 주관과 객관의 상대적 대립이 消盡(소진)될진댄 복덕을 향유하게 된다는 뜻이다.
마음으로 세존의 가르침을
본받아 행동이 세존의 그것과 똑같으면 이를 福德性(복덕성)이라 일컫고 그렇지 못할진댄 복덕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般若波羅蜜(반야바라밀), 第一波羅蜜(제일바라밀),
忍辱波羅蜜(인욕바라밀)의 경우 어떤 때는 바라밀이 아니고 어떤 때는 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인지 검토하기로 하자.
입으로만 바라밀을 말할 뿐 마음으로
契合(계합)하지 않으면 바라밀이랄 수 없으며 입으로 바라밀을 전할 뿐 아니라 마음으로 契合(계합)해 주관과 객관의 상대적 대립이 끊어져야 바라밀이라
일컫는다는 것이다.
忍辱波羅蜜(인욕바라밀)의 경우 다른 사람이 자기를 해칠 때 감정이 흔들리면 忍辱波羅蜜(인욕바라밀)이랄 수 없고 마음에 조금도 동요가 없어야
忍辱波羅蜜(인욕바라밀)을 얻어다고 할 만하다.
金剛經(금강경) 원문에서는 석가모니가 전생에 忍辱仙人(인욕선인)으로 산에서 인욕행을 닦을 때 歌利王(가리왕)이 칼로 몸을 베었지만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그때 세존은 我相(아상) 등 번뇌가 끊어졌기에 마음에 원한을 품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세존이 卽非-是名(즉비-시명)의 사상을 사용해
긍정과 부정을 自在(자재)하게 구사한 것은 세상사람의 顚倒(전도)된 所見(소견)을 타파하기 위함으로 '卽非-是名(즉비-시명)의 思惟(사유)'가 이 경전의 핵심사상이라고 감山은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般若空(반야공) 사상이라고 일컬어지듯 金剛經(금강경)을 비롯한 반야경전은 空(공)에 입각한 부정 일변도라고 지적되지만 우리가 검토한
바대로 空(공)에 의한 '卽非(즉비)'만이 아니라 부정을 다시금 부정함으로써 전개되는 '是名(시명)'이란 새로운 긍정의 세계 또한 [金剛經(금강경)]에서는 밝히고
있는 것이다.
'卽非(즉비)의 次元(차원)'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미혹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으므로 이를 매개로 하여 '是名(시명)의 場(장)'에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가장 배격하는 미혹이 바로 斷滅空(단멸공)에 집착함으로 棄有着空(기유착공) 또한 병통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般若思想(반야사상)을 金剛經(금강경) 원문에 입각해 '卽非-是名(즉비-시명)의 思惟(사유)'라고 명명할 수 있는데 이를 照(조)
破(파)와 관계시키면, 照破(조파)의
구체적 내용이 바로 '卽非-是名(즉비-시명)'인 것이다.
照破(조파)의 破字(파자)는 곧 破邪(파사)를 뜻하므로 '卽非(즉비)'와 관련되고, 照字(조자)는 顯正(현정)을 의미하므로
'是名(시명)'과 일맥상통한다.
'卽非-是名(즉비-시명)의 思惟(사유)'에 있어서 모든 것은 일단 부정되고 나서 다시금 긍정으로 되돌아온다.
부정을 매개로 하여
비로소 긍정으로 환원됨이 正見(정견)이라는 것이 般若思想(반야사상)의 根本性格(근본성격)이다.
상식적인 견해에 의해 사람들은 사물을 긍정하는 까닭에 바로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 이와는 다르게 반야의 照破(조파)에 따른다면, 一切(일체)는 그것에 대한 투철한 부정에 의해서만 참으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卽非(즉비)에 의해 우선 상식이 부정되고 是名(시명)에 의해 그 부정이 다시 부정됨으로써 새롭게 긍정의 차원이 개시되어 상식의 세계로
되돌아 오지만 원래의 긍정과는 서로 크게 다르다.
그러므로 감山이 莊子(장자)의 萬物齊同思想(만물제동사상)을 반야의 照破(조파)로 풀이한 것처럼 사유양상의 측면에서, 예컨대 상대적 대립을 타파하거나
齊一(제일)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상호 유사점이 인정된다.
하지만 장자의 불교,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莊子思想(장자사상)의 原意(원의)와 감산의 불교적 해석
사이에는 問隙(문극)이 남아 있다. 다음 項(항)에서 莊子原意(장자원의)에 입각해 상이점을 구체적으로 論究(논구)함으로써 감山 해석을 莊子自身(장자자신)의 입장에서
비판하고자 한다.
2)
齊物論理와 般若의 照破 사이의 相異點(제물론리와
반야의 조파 사이의 상이점)
莊子思想(장자사상)을 佛敎的(불교적)으로 해석함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같다거나 무조건 다르다고 말해서는
곤란하고, 또한 莊子思想(장자사상)과 불교를 上下(상하)로 규정하는 일도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
만일 두 사상이 동일하기만 하다면 莊子(장자)는 莊子(장자)일 수
없겠고 불교는 불교로서의 존립기반이 상실되게 된다. 다시 말해 장자가 장자일 수 있는 것은 불교와의 상통점만 있는 게 아니라 불교와는
구분되는 고유의 思想領域(사상 영역)이 있기 때문이고, 불교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莊子思想(장자사상)을 해석함에 있어서 전적으로 불교사상에 의해
풀이하기만 하고 양자간의 상이점을 소홀히 한다면,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莊子思想(장자사상)에 대한 감山의 불교적 해석이
독자적인 의미영역을 확보하고 있기는 할지라도, 그의 해석에서 우리가 아쉽게 여기는 점이 바로 兩者(양자)간의 상이점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項(항)에서는 莊子思想(장자사상)과 불교 사이의 사상적 차이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감山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감山은 莊子思想(장자사상)을 해석함에 있어서 萬物齊同思想(만물제동사상)을 般若(반야)의 照破(조파)로 풀이하였지만 양자 사이의 차이점은 여전히 尙存(상존)한다.
장자의
齊物論理(제물논리)에 의하면 是非(시비), 彼此(피차), 有無(유무), 生死(생사) 등의 상대적 대립을 道(도)의 차원에서는 齊一(제일)하다고 했을 뿐 반야의 照破(조파)처럼 상대적 대립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장자의 [秋水(추수)]편에서 北海若(북해약)은 道(도)로써 보면 物(물)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다는 밝힌 바 있다. 道(도)의 자리에서 천지만물을
굽어볼 때 도대체 어떤 것이 귀하고 어떠 것이 천 하겠으며 萬物一齊(만물일제)이거늘 어찌 길고 짧음이 있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道(도)에는
처음과 끝이 없기는 해도 物(물)에는 生死(생사)가 없을 수 없으므로 언제까지나 스스로 성취한 바가 유지될 수는 없다고 北海若(북해약)은 말한다.
한 번은
기울었다가 한 번은 가득차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찼다가 또 다시 기울어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고 처음이
있다면 마지막이 있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北海若(북해약)의 말은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첫째 道(도)에는 귀천, 彼此(피차), 是非(시비) 등의 구분이 있지 않다.
둘째 하지만 物(물)에는 貴賤(귀천), 始終(시종),
生死(생사), 長短(장단) 등이 없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첫째 의미로 無貴賤(무귀천)이라고 한다면 둘째 의미로 有貴賤(유귀천)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므로 道無貴賤(도무귀천), 物有貴賤(물유귀천)이라 하여 두 가지 차원이 애초부터 인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반야의 照破(조파)는 卽非(즉비)에 의해 일체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으므로, 物(물)의 존재라든가 有貴賤(유귀천)의 차원을 애초부터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장자의 다음 발언은 주목된다.
그러므로 眞人(진인)에게는 좋아하는 것도 하나이고, 싫어하는 것도 하나이다. 하나도 하나이고, 하나가 아닌 것도 하나이다. 하나는 天(천)과
함께 짝이 된 것이고, 하나가 아닌 것은 人(인)과 더불어 짝이 된 것이다. 天(천)과 人(인)이 서로 다투지 않는 인물을 眞人(진인)이라 일컫는다.
이와 같이 '하나[其一(기일)]'라 함은 天(천)과 더불어 짝이 된 것이고, '하나가 아니다[其不一(기불일)]'고 함은 人(인)과 더불어 짝이 된 것이지만,
天(천)과 人(인)이 서로 다투게 하지 않는 인물을 眞人(진인)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장자는 상대적 대립이 齊一(제일)된 天의 차원[其一(기일)], 대립이 齊一(제일)되지
않은 人의 차원[其不一(기불일)] 모두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北海若(북해약)은 이를 '以道觀之(이도관지)'와 '以物觀之(이물관지)'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장자는 天과
人이 不相勝(불상승)한 인물을 眞人(진인)이라 이름한다고 했으므로, 物之不齊(물지불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不相勝(불상승)', 즉 조화시키고자 했다.
인용문에 대한 成玄英(성현영)의 註釋(주석)에 따르면 天無彼我(천무피아)하고 人有是非(인유시비)이기는 하지만, 만일 天勝人劣(천승인열)이라고 할진대 어찌 齊一(제일)을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無彼我(무피아)의 天과 有是非(유시비)의 人을 混一(혼일)시켜 승부를 겨루지 않게 해야만 가히 眞人(진인)이라 일컬을 수 있다는 것이다.
莊子
自身(장자 자신)의 言明(언명)에 따를지라도 '天之所爲(천지소위)[其一(기일), 以道觀之(이도관지)]'만이 아니라
'人之所爲(인지소위)[其不一(기불일), 以物觀之(이물관지)]'까지 알아야 지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야의 照破(조파)는 '以物觀之(이물관지)'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또 物(물)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기에 物有貴賤(물유귀천)이란 말이 성립될 수 없었다.
따라서 장자는 物有貴賤(물유귀천)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人有是非(인유시비)의 차원을 天無彼我(천무피아)의 차원과 더불어 齊一(제일)시키고자 했으므로, 반야의 照破(조파)와는
차이가 난다.
반야사상은 有貴賤(유귀천)의 차원을 照破(조파)함으로써 一切法(일체법)을 一消(일소)하고자 했으므로 장자의 齊物論理(제물논리)와는 다른 것이다.
또한 般若(반야)의 사유는
照破(조파)에 의해 是非(시비)를 타파함으로써 '本無是非(본무시비)' 본래시비가 없음을 주장하고자 했으나 장자는 결코 破是非(파시비)를
의도하기보다 是非(시비)를 齊一(제일)하고자 했을 뿐이다.
장자의 원문에 의거할지라도 상대적 是非諍論(시비쟁론)에 '無適(무적)' 나아가지도 말고 '不由(불유)' 말미암지도
말고 대신 '照之於天(조지어천)' '以明(이명)'에 의해 齊一(제일)하고자 했을 뿐이지 불교처럼 '本無是非(본무시비)'라고 하지는 않았다.
단지 장자는 天地精神(천지정신)과 더불어
왕래하면서 만물 위에 군림하지 않고 또 시비를 廢(폐)하지도 않으며 세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것이다.
반야의 照破(조파)는
'本無是非(본무시비)'라 하여 是非(시비) 자체를 타파함으로써 상대적 대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면, 장자는 是非(시비) 대립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齊一是非(제일시비)하고자 했는데 이런 점에서 반야사상과 齊物論理(제물논리)는 서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감산이 장자의 제물논리를 반야의 照破(조파)로
풀이한 것은 어디까지나 불교적 해석일 따름이지 莊子原意(장자원의)와는 거리가 있으며 장자는 당지 是非(시비)를 齊一(제일)하고자 했을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齊物思想(제물사상)의 핵심 원리인 '莫若以明(막약이명)'과 '照之於天(조지어천)'을 勘山(감산)은 반야의 照破(조파)로 해석했지만 이와 같은 상이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감山은 양자간의 상통점에 초점을 맞추어 불교적으로 해석했지만, 이와 같은 차이점을 간과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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