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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각층에서 많은 스님들과 학자들이 한국의 대명찰인 가야산 해인사에서
발표회를 갖게 되어 마음깊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조금전 총무원장께서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참석하시고 학계를 위하여 좋은 말씀을 해주시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나이를 먹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아무
한 일이 없습니다.
중국의 선사스님이 말씀하신 바 나이를 먹으면 마음이
서글퍼진다고 하셨는데 저도 평소 그렇게 느껴왔으나 오늘 많은 스님들과
학자들이 참석해 주시고 토론해 주시어 그런 서글픈 마음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初期 神宗史書(초기 신종사서)의 硏究(연구)라고 하는 대단히 보잘 것 없는 책을 쓴
지도 어느덧 25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이 많은 젊은 학자들에게
미망에 허덕이도록 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염려하고 있던 분야가 바로 오늘 발표하는 금강삼매경에
대해 제가 그때 잘못 본 견해입니다. 제가 오늘 여기 발표를 함으로써
25년 전에 잘못 본 것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25년 전에 쓴 논문 가운데 금강삼매경에 대해서는 駒澤大學(구택대학)의
水野弘元(수야홍원) 선생의 40년 전 발표된 논문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때 水野弘元(수야홍원)
선생은 금강삼매경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이고, 그것은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649년 이후에 현장법사의 법상유식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위경이라고 하는 점에서는 水野弘元(수야홍원) 선생의 뜻에 전적으로 찬동합니다.
그러나 내용에 있어서는 제가 바로잡고자 합니다. 水野弘元(수야홍원) 선생에 의하면
달마대사의 말씀을 기록했다하는 二入四行論(이입사행론)과 道安錄(도안록)이 먼저 성립되고
그 후에 금강삼매경이 만들어졌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달마대사의
이입사행론이 먼저 성립되고 그것을 변형시켜 佛說(불설)이라는 형식으로 재편찬된
것이 금강삼매경이라는 水野(수야) 선생의 논지에 대해 저는 異意(이의)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25년 전에 初期(초기) 禪宗史書(선종사서)의 硏究(연구)를 쓸 때에는 깊은 생각 없이
그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보리달마의 이입사행론이라는 책이
중국 돈황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돈황사본이 금강삼매경에 앞선다는
견해를 깊은 생각없이 그대로 받아 들였습니다. 돈황자료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기는 초기에 중국에
있었던 자료를 능가하는 신선한 자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胡適(호적)박사가 발견한 돈황본의 이입사행론을 鈴木(영목) 선생이나 水野(수야)
선생도 보았으리라 생각하지만 돈황본에 대해 너무 신뢰를 가졌던 것입니다.
돈황본이 현장법사의 자료보다도 오래되었다는 그러한 선입감 때문에
학계에서는 많은 오류를 범했습니다.
제 자신이 초기 선종사서의 연구에서
오류를 범하게 된 것도 그 분들의 영향입니다. 여기에 대해 제가 비로소 눈을 뜨게 된 것은 금강삼매경에 대한 내용을
아주 깊이 연구해 봄으로써 비로소 잘못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논문을 제출하였고 최유진 선생이 번역을 잘
하시어 그 자세한 내용은 이 논문을 읽으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선종사를 잘못 보게 된 것은 금강삼매경을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비로소 알게 되었고 원효스님의 금강삼매경론에 의해서
그 내용을 보다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금강삼매경론은 세계적인 책으로
저는 이 책에 의해 초기 선종사를 다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도 이 작업을 계속 하고자 합니다.
금강삼매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학자들이 평하기를 이것은 위경, 즉
가짜경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원효대사는 이에
대해서 전혀 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옛날 조사스님들의
불교와 오늘날 현대 학자들이 생각하는 불교와의 큰 차이라고 여겨집니다.
위경은 일반적으로 가짜경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냐 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썼던 것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쓰면서 그것을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쓰게 됩니다.
부처님의 제자라고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 한국, 일본을 거쳐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그 동안에 많은 조사 스님들은 그에 대해 글을 쓰면서도 부처님의 제자라는
신념을 잃은 적이 없고 그러한 신념으로 많은 저작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경전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중국에서는 산스크리트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하게 되는데, 가로로 쓰인 산스크리트 경전을 번역한
것은 진경이고 한문으로 세로로 직접 쓴 것은, 위경이라고 오늘날 매도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가로로 쓰게 된 경전이 있는데 그것은 도교의 경전입니다.
가로로 쓴 것을 번역한 것은 진경이고 세로로 직접 쓴 것은 위경이라
하는데, 도교의 경전은 가로로 쓰고 산스크리트 경전 역시 가로로 쓰여
어느 정도 혼란스러운 문제가 있게 되었습니다.
번역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일본말에서 사용하는 가로로
쓴다 세로로 쓴다는 용어를 사용하다 보니 조금 혼란스럽게 되는데 위경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문제에서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중국사람들은 세로로 읽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알기 쉽게 쓰려면
세로로 바꿀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구마라즙의 번역을 보면 중국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일반 민속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불교에서 있어서는 이러한 것은 위경이며 위경에는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불교가 도교를 배척했기 때문이고 그런 사상과 함께 위경까지도 멀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위경이라고 하는 것은 도교의 경전과 불교의 경전을 구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 진위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이냐 하는 것인데 바로 여기에 국가권력이 개입되었던 것입니다.
위경에 대한 구분이 행하여진 것은 중국에서 당나라 초기인데 어떤 경을
대장경에 편입하느냐 안느냐하는 데에 국가 권력이 개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불교경전에서 진경과 위경의 구분이 국가권력에 의해서
진위가 구별되었다는 것은 불교에 있어서 대단히 큰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권력이 약하게 되면 이 권력을 무너뜨리게 되는 새로운 지혜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위경과 국가권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야기가 이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재미있는
금강삼매경이
위경이면서 대장경에 편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국가권력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경문제는 대단히 재미있는 문제입니다만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맺겠습니다. 국가권력과 불교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강삼매경을 중국에서는 위경이라 생각하지 않아 중요시 여기고
여기에 대한 신념도 대단히 강하였는데 이것을 위경이라고 판단하면서,
이 경은 현장 삼장이 후에 인도 산스크리트 원본 없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분이 水野弘元(수야홍원) 선생입니다.
현장법사가 대단한 어려움을 겪어 가면서 인도로부터 새로운 불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 금강삼매경은 현장불교를 대단히 유연하게 해
준 경전으로 보고 싶습니다. 중국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현장불교를 수용하므로써 많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만 특히 현장불교를 받아들이는 데는 신라불교와 대단히
관계가 깊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분이 '원측 · 의상
· 원효'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관계가 깊은 분이 원측스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에 들어오게 되지만 당나라 초기에 오게 되면 불교의
제1고향은 인도로 보지만 제2고향은 중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승불교이고 이것은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국가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이 금강삼매경은 티베트어로도 번역되었는데 이 티베트어로 번역된
경전들은 현장불교 이후에 티베트로 들어가서 티베트불교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오면서 중국 중심적인 불교가 되는데 이것은 바로
불교사의 지역세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불교사의 지역세라는 관점에서 위경이 편찬되는 것입니다.
고대 신라 불교인들은 신불교 발생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불교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곳에서 생긴 금강삼매경은 신라로 들어가서 원효대사는
금강삼매경론을 서술하게 되는데 이 원효대사의 금강삼매경론은 금강삼매경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어난 신불교 발생의 빙산의
일각이 신라에서 나타난 것이 금강삼매경론이라 보고 싶습니다. 금강삼매경과 금강삼매경론을 주목하면서 지금까지 보았던 것과
다른
각도로 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보리달마의 二入四行論(이입사행론)과 연관이
있지 않나하는 관점입니다. 금강삼매경에는 이입사행의 理入(이입)이 나옵니다.
이 이입에 대해서 水野 선생은 달마대사의 이입사행론에 나오는 것을
쓴 것이며, 그래서 달마대사의 이입사행론에 영향을 받아서 금강삼매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25년 전에 초기 선종사서의 연구를 쓰면서
그 학설을 그대로 받아들여
달마대사 이후에 금강삼매경론을 주의해서
보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즉 금강삼매경에 나오는 이입사행
사상에 의해 달마대사의 이입사행이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견해를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논문을 중심으로 하지 않으면 대단히 말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지금까지 학설은 보리달마의 이입사행론에
의해 금강삼매경이 만들어졌다고 하였으나, 저는 금강삼매경에 의해
이입사행론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달마대사의 벽관이
나오게 되는 발상이 금강삼매경의 이입사상에 근거한다는 점입니다.
금강삼매경에는 이입이 나오면서 覺觀(각관)이라는 것을 쓰고 있는데 이
각관을 산스크리트와 비교할 경우에 달마대사의 壁觀(벽관)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볼 때 어떤 물건을 만들 경우
조잡한 것에서 세련된 것으로 됩니다.
학설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각관은 벽관에 비해 어설프고 이것을 새롭게 승화시킨 것이
벽관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금강삼매경은 佛說(불설)이라 하지만 아무리 불설이라 할지라도 앞에 만들어진
것이 세련되고 뒤에 만들어진 것이 어설프다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금강삼매경에 나오는 理(이)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理(이)라는
것이 바로 열반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것입니다. 이입사행론에서
이입으로 되어 발전하게 되는데 이것은 바로 불교의 근본인 열반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理가 어떻게 해서 열반이 되느냐인데 이에 대해 중국에서 열반경을
최초로 이야기한 분은 道宣(도선)인데 그는 中道(중도)로 연결시키고 열반과 관련짓고
있습니다. 理(이)에 대한 철학은 중국 당나라에 오면서 대단한 논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 도선은 理라고 하는 것은 대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理라는 것이 바로 선종에서 말하는 頓悟(돈오)와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이것이 돈오돈수나 돈오점수로 보는 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돈오와
연관이 있으며 이입사행론에서도 이를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전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만 금강삼매경, 금강삼매경론, 그리고 달마의
이입사행론을 중심으로 비교관찰한다면 돈오돈수의 문제가 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책이 돈오돈수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큰 열쇠가 된다고 보고 싶습니다.
조금 전 石井(석정) 선생이 神會(신회) 문제에 대해 발표하셨지만, 신회 그리고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를 저술한 無住(무주) 마조 도일 규봉 종밀의 시대에 오면서 돈오돈수의
개화기를 맞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주장하는 돈오돈수 사상의
근본이 어디에 있느냐하면 그것은 금강삼매경, 금강삼매경론, 그리고
이입사행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여기에서 발견되지 않는다고
하면 돈오돈수 사상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반드시
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신회 무주 규봉 종밀을 저도 다루어 보고 싶습니다만 그 분들과 연관이
있는 금강삼매경이 먼저 연구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를
저술한 無住는 대단히 중요한 인물입니다.
이 무주스님의 스승이 無相(무상)스님입니다.
이 분은 신라 왕실 출신으로 성이 김씨라고 하는데 이 무상스님을 통해서
금강삼매경이 신라에 온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말 그대로 無相(무상)이라고 하면 '상이 없다'이며 無住(무주)는 '머무름이 없다'고
되는데 이 '상이 없고 머무름이 없다'는 것은 금강삼매경의 가장 큰 테마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잘못 이야기했다가 살아서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대단히 실례스러운 말이 되겠습니다. 즉 이 무상 스님은
실재 존재인물이 아니라 그 제자인 무주가 만들었던 가공인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것은 한국 불교계에 있어서는 대단히 실례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주스님이 무상스님이라는 가공인물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중국불교가 자기가
중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신라불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
다시 말하면 신라불교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하나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런 정도로 신라불교가
중국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할 정도가 아닌 작은 문제입니다마는 현장불교와 선불교는
관계가 없다고 본 것이 25년 전에 제가 본 견해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장불교와 선불교가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하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 이야기는 여기 오신 여러분에게
서비스로 말슴드리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 대단히 아름다운 절세의 미인과 절세의 남자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금실 좋은 한쌍이었는데 어느날 그들은 집안에서 술을 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점점 익어 냄새가 아주 좋았습니다.
최후에 술이 다 된 것 같아
부인이 창고에 가서 술독을 열어 보니 그 속에는 아주 아름다운 미인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부인은 화가 치밀면서 세상에 어떻게 내 남편이
이렇게 미인을 숨겨둘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다시 이번에는 남편이 창고에 가보니 술독 속에는 아주 잘 생긴 미남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크게 화가 나서 아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3자를 심판으로 불러 보았으나 마찬가지의 오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 사람은 크게 싸움을 하게 되는데 화합을 하려고 하면
할수록 싸움은 더욱 크게 되었습니다.
망념이라고 하는 것은 끊어 버릴려고 하면 더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망념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 것이 唯識(유식)이고 이것을 遍計執性(편계집성)이라고
유식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유식에서는 변계소집성을
비유할 때 새끼를 뱀으로 본다고 설명하나 지금 이야기 한 것은 변계소집성을
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삼계유심이나 만법유식이라고 하는데, 현장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유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선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유식의 唯(유)는 '오직, 오로지'라는
뜻인데 이것은 바로 선에서는 頓(돈)이고 理入(이입)의 理(이)라고 생각되나 유식학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부부관계 이야기는 因明論(인명론)에 나오는 것으로 이것은
돈황사본에서 나오며 이와 연관되는 것이 東山法門(동산법문)입니다. 이 동산법문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현장법사의 유식에 대해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동산법문은 현재 젊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마는
금강삼매경 이전에 있었다고 하는 달마의 이입사행론에 대해 저는 이
금강삼매경이 현장불교 이후에 성립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학자들에 의해 규명되는 동산법문은 현장불교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25년 전에 제가 쓴 초기 선종사서의 연구는 오늘로서 불살라 버렸습니다만
사리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멀리서 귀한 걸음으로 와 주신 큰 스님들
앞에서 제가 변변찮은 이야기를 하여 죄송합니다. 그리고 통역을 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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