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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序言(서언)
現存(현존)하는 六祖壇經(육조단경)의 最古本(최고본)인 頓煌本(돈황본;S.5475號 寫本)이 日本의 矢吹慶輝氏(시취경휘씨)에
의해서 發見(발견)된 지 벌써 7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國際的(국제적)인 學術交流(학술교류)와 더불어 壇經硏究(단경연구)의 뛰어난 硏究成果(연구성과)가
100여 편이 넘는 論文(논문)으로 發表(발표)되었다.
誤字·脫字·異體字(오자·탈자·이체자)로 最惡(최악)의 標本(표본)이라할 수 있는 敦煌本(돈황본) 壇經(단경)을 그나마도 문맥에 맞추어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은 校訂本(교정본;1934년 森江書店 刊;삼강서점 간)을 出版(출판)한 鈴木大拙(영목대졸)의 功勞(공로)이며,
또한 宇井伯壽(우정백수)의 壇經(단경) 硏究(연구)의 덕택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또 한가지 多幸(다행)한 일은 1987년 10월에 中國의 楊曾文(양증문)이 頓煌縣博物館(돈황현박물관)에 소장된 善本(선본)의 六祖壇經(육조단경)을 發見(발견)하여 일본의
中外日報(중외일보)_(1987년 10월 22일자)에 發表(발표)한 일이다.
楊氏(양씨)의 報告(보고)에 依(의)하면 敦博本(돈박본) 壇經(단경) 역시 敦煌本(돈황본;S.5475號)과 똑같은
題目·內容(제목·내용)으로 同一種(동일종) 壇經(단경)의 寫本(사본)이라는 것이다.
楊氏(양씨)는 二本(이본)의 敦煌本(돈황본) 壇經(단경)의 書誌學的 硏究(서지학적
연구)를 1989년 12월 國際佛敎學術會議紀要(국제불교학술회의기요 [六祖壇經(육조단경)의 世界(세계)] 民族寺(민족사)에 發表(발표)하고
있는 것처럼,
그 옛날 筆寫時(필사시)에 있을 수 있는 약간의 內容(내용)과 글자의 出入(출입)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똑같은 同一種(동일종)의 異本(이본)인 사실을 밝히고
있다.
筆者(필자) 역시 이상 從來(종래)의 諸硏究(제연구)를 참고하여 [六祖壇經]의 成立(성립)과 諸問題(제문제)란 論文(논문)에서 [壇經]의 成立(성립)과 여러 가지 문제점을 批判的(비판적)인
입장에서 考察(고찰)하여 발표한 바 있는 것처럼 이러한 二本의 敦煌本은 壇經의 最古本(최고본)임과 동시에 原初本(원초반)이라고 看做(간주)하고 있다.
일찍이 柳田聖山氏(유전성산씨)가 敦煌本 六祖壇經의 成立(성립)을 [曹溪大師別傳(조계대사별전)](781년)과 寶林傳(보림전)_(801년)의 中間頃(중간경;790년경)이라고
발표하여 현재 학회에서 거의 定說(정설)로 看做(간주)되고 있는 점도 아울러 생각해야 할 일이다.
오늘날 禪佛敎硏究(선불교연구)에 있어서 가장 문제점은 歷史性의 缺如(결여)에 있다고 하겠다. 慧能(혜능;638~713) 역사 唐代(당대)의 한 世代(세대)를 살다간
歷史上의 人物인 것처럼 그의 思想(사상) 역시 그 시대의 禪思想임을 잊어선 안될 일이다.
특히 [六祖壇經]의 禪思想을 考察(고찰)하려 할 때
注意(주의)해야 할 점은
禪宗 관계 資料(자료)의 成立(성립)연대를 분명히 밝혀 시대별
· 인물별 역사적인 전후관계의 질서와 체계를 확립해 두어야 역사나
思想史(사상사)의 흐름에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어떤 한 祖師(조사)의 禪思想을 闡明(천명)하기에 급급하여 그가 살았던 시대와 어떤 지역적인 行化(행화)의 空間(공간)을 무시한다면 客觀的이고 全體性을 갖춘
양심적인 硏究態度(연구태도)와 眼目(안목)이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禪文獻(선문헌)의 成立(성립)은 後代(후대)에 소위 시대적인 要請(요청)에 依해서 만들어진 것이 많으며 敦煌本
壇經 역시 그 예외가 아니다.
{壇經}의 成立연대를 790년 前後(전후)로 推定(추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慧能沒後(혜능몰후) 約 70年 後에, 神會(신회)의 沒後(몰후) 30年 뒤에 出現한 資料이며
그 당시의 禪宗系(선종계)의 사람들이 集大成(집대성)한 禪文獻(선문헌)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六祖壇經] 硏究에 있어서는 慧能의 弟子
神會(684~758)의 語錄(어록)과의 成立的 書誌學的(성립적 서지학적) 관계를 분명히 하고 들어가야 한다.
壇經(단경)과 題目이 비슷한 神會의
[南陽和上頓敎解脫禪門直了性壇語(남양화상돈교해탈선문직요성단어)](以下 [壇經]라 함)와 [神會語錄(신회어록)]의 慧能傳(혜능전), [菩提達摩南宗定是非論(보리달마남종정시비론)]
(732년) 등에 주장하는 神會의
禪思想과 壇經에 보이는 慧能傳 및 禪思想과의 유사점을 통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료의 批判(비판)없이 생각하기 쉬운 점은
神會가 慧能의
弟子이기 때문에 慧能의 설법으로 믿고 있는 六祖壇經의 사상을 繼承(계승)한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
만약 어떤 학자가 이런 視覺(시각)에서 연구에 착수하여 壇經을 통한 慧能의 禪思想을 論한다면 실제 弟子 神會보다 한세대 먼저 살다간
慧能의 禪思想이 弟子 神會보다 한세대 뒤에 꽃핀 禪思想을 설하고만 思想的 轉倒(사상적
전도)의 혼란이 招來(초래)되고 말 것이다.[(壇經의 성립문제는
注3)의 拙論(졸론)을 참조바람].
또한 神會語錄(신회어록)과 壇經(단경) 뿐만 아니라 이러한 禪宗史(선종사)의 입장에서 전개된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
(774년) [曹溪大師別傳(조계대사별전)] (781년),
[寶林傳(보림전)] (801년)과 宗密(종밀;780~841)의 著述(저술) 등 壇經(단경)의 출현을 전후하여 이를 注視(주시)하고 새롭게 自派(자파)의 입장을 재정비하면서
펼쳐진 禪宗各派(선종각파)의 禪宗史書(선종사서)의 記述(기술)도 아울러 考慮(고려)해야 할 必要(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現存最古(현존최고)의 敦煌本(돈황본) 六祖壇經(육조단경)은 神會(신회)의 六祖顯彰運動(육조현창운동)으로부터 비롯된 慧能傳(혜능전)과 禪思想(선사상), 그리고 이를 계승한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
曹溪大師別傳(조계대사별전)을 이어 慧能說法(혜능설법)으로 綜合(종합)할 必要性(필요성)에서 엮어진 8世紀末(780년경)의 禪宗資料(선종자료)의 하나인 사실이다.
그리고 또한
寶林傳(보림전) 등 壇經(단경) 이후에 새롭게 祖師禪(조사선)의 사상을 전개한 馬祖系 洪州宗(마조계
홍주종)의 傳燈法統說(전등법통설)과 禪思想(선사상)으로 발전시킨 契機(계기)가 된 轉換期(전환기)의
禪宗文獻(선종문헌)임을 밝혀두고 敦煌本 六祖壇經을 중심으로 慧能說法과 그 禪思想의 根源(근원)과 本質(본질), 그리고 그 이후의 影響(영향) 등을 多角的(다각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Ⅱ. 南宗禪과 般若波羅蜜(남종선과 반야바라밀)
敦煌本 [壇經]의 構成(구성)과 內容(내용)은 다양하다.
앞에서도 言及(언급)한 것처럼 南宗(남종)의 祖,
六祖慧能(육조혜능)의 出世(開堂;개당)說法과 無相戒(무상계)의 독자적인 南宗의 菩薩戒 授戒儀說法(보살계
수계의설법)의 형식을 취한 南宗頓敎(남종돈교)의 禪思想과 佛法(불교)의 由來(유래), 道俗(도속)들의
參問(참문), 壇經(단경)의 流布(유포) 등, 經典(경전)의 형식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이는 壇經이라고 붙인 제목에서도 읽어볼 수 있는 것이다. 敦煌本
[壇經]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양하지만 전반에 걸쳐서 根底(근저)에 맥맥히 흐르고 있는 禪思想(선사상)은 동일한 것이다.
즉 南宗頓敎(남종돈교)의 最上大乘法(최상대승법)인
般若波羅蜜·心地法門·定慧一致·頓悟見性(반야바라밀·심지법문·정혜일치·돈오견성) 등이다.
사실 이런 점에서 볼 때도 敦煌本은 어떤 한 사람의 작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原初(원초)의
形態(형태)를 그대로 전해 주고 있는 文獻(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作者는 神會의 禪思想과 그 이후에 발전된 心地法門(심지법문) 등의 禪思想(선사상) 및 당시의
思潮(조류)를 전부 受用(수용)하여 獨自的(독자적)인 慧能(혜능)의 說法集(설법집)으로 編輯(편집)한 것이기에 思想的(사상적)으로나 文學的(문학적)으로나 당시 최고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먼저 敦煌本 [壇經]의 慧能의 說法을 통해서 壇經의 禪思想(선사상)을 究明(구명)해 보기로 하자.
慧能의 說法은 壇經 15段(단)의 다음과
같이 韶州 大梵寺(소주 대범사)에서 자기의 自敍傳(자서전)과 佛法(불법)의 由來(유래)를 마치고 南宗頓敎(남종돈교)의 禪思想(선사상)의 本質(본질)을 說(설)하고 있다.
나 慧能이 여기에 와서 머무르게 된 것은 여러 官僚(관료) 및 道俗(도속)들과의 累劫(누겁)의 因緣(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내가 說하는) 法門은 바로 옛
聖人(성인)들이 전하신 가르침인 것이지 내가(慧能) 제멋대로 판단하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옛 성인의 敎示(교시)를 듣고자 원하는 사람은 모두
淨心(정심)으로 듣도록 하라. 여러분들 각자가 모두 어리석음을 除去(제거)하고 先代(선대)의 성인들처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以下는 바로 慧能의
法門임)
慧能大師(혜능대사)가 말씀하셨다.
여러분!(善知識;선지식) 菩提(보리)의 智慧(지혜)는 世人(세인)이 모두 本來(본래)부터 스스로 갖추고 있다. 마음이 迷惑(미혹)하기 때문에 자신이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마땅히 大善知識(대선지식)을 찾아가 指導(지도)를 구하여 자기의 본성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여러분! 愚人(우인)이나 智人(지인)이나
佛性(불성)은 本來差別(본래차별)이 없으며 단지 迷(미)함과 깨침에 따라 區分(구분)될 뿐이다. 迷(미)한 즉 愚人(우인)이 되고 깨달은 즉 智人(지인)이 되는 것이다.
여기 14段의 전반은 慧能이 지금까지 스스로 밝힌 自敍傳(자서전)의 結語(결어)부분이고 <以下는 바로 慧能의 法門(법문)임(下是法;하시법)이라고
編者(편자;혹은 筆寫者;필사자)가 注記(주기)하고 있는 것처럼, 이후 35段에까지 慧能이 南宗禪의 中心思想을 차례로 說하고 있다.
먼저 여기에서 注目(주목)해야 할 것은 南宗의 禪思想이 般若思想(반야사상)과 自性淸淨(자성청정)의 佛性思想(불성사상)을 土臺(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점이다.
즉
一切衆生이 모두 本來具足(본래구족)하고 있는 般若(반야)의 智慧(지혜)와 自性(자성)의 청정한 佛性(불성)을 깨달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智慧人(지혜인)이 되도록 說法(설법)하고 있는데
이것은 南宗頓敎(남종돈교)의 根本的(근본적)인 입장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이 점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敦煌本 [壇經]이 般若思想(반야사상)에 根據(근거)를 두고 있는 점은 [南宗頓敎最上大乘摩訶般若波羅蜜經(남종돈교최상대승마가반야바라밀경)] 및 [南宗頓敎最上大乘壇經法(남종돈교최상대승단경법)]이라는 首尾(수미)의
題名(제명)에서 밝히고 있다.
特히 여기에서 말하는 [最上大乘 摩訶般若波羅蜜經(최상대승
마하반야바라밀경)]은 다름아닌 [金剛經(금강경)] 持經功德分(지경공덕분)에 "이 經은 不可思議,
不可稱量의 功德이 있으며, 如來가 大乘의 發心한 이를 위해 이 경을 설한 것이며, 最上乘의 發心한 이를 위해 이 경을 설하느니라"라고
하는 말에서 採用(채용)한 말인데 從來(종래)의 北宗禪(북종선) 및 隋唐諸宗(수당제종)의 차원을 벗어나 南宗頓敎(남종돈교)의 뛰어난 禪佛敎(선불교)의 입장을 밝힌 말이다.
敦煌本 壇經의 26~29段에는 '般若波羅蜜의 意味(반야바라밀의
의미)'를 자세히 설하고 있으며, 30段 [金剛經의 功德(금강경의 공덕)] 등에서 강조하고 있다.
특히 45段 [智常의 參問(지상의 참문)]에서는 智常(지상)이 '부처님이 大·中·小의 三乘과 最上乘을 설한 뜻'을 묻자, 慧能은
"원래 四乘法(사승법)이란 없는
것, 사람의 마음이 네 가지로 나누어 법에 四乘(사승)이 있을 뿐이다. 見聞讀誦(견문독송)은 바로 小乘이요, 법을 깨닫고 뜻을 앎은 中乘이요, 법에
의지하여 修行함은 大乘이요,
萬法(만법)에 모두 다 通達(통달)하고 萬行(만행)을 俱備(구비)하며 一切에 여읨이 없으되, 오직 法相을 여의며, 짓되(作爲;작위) 얻는
바가 없는 것이 바로 最上乘이다. 乘은 바로 實踐(실천;行)한다는 뜻이며 입으로 다투는 것에 있지 않다"
라고 最上乘이 南宗頓敎의
般若主義的(반야주의적)인 實踐行(실천행)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실 中國禪宗에 있어서 이러한 般若思想과 金剛經의 最上乘을 禪宗(선종)의 實踐(실천)으로 받아들여 南宗頓敎(남종돈교)의 입장으로 주장한 사람은
荷澤神會(하택신회;684~758)였다.
[神會語錄]에 禮部侍 蘇晉(예부시 소진)이 "어떤 것이 大乘이며 어떤 것이 最上乘입니까"라는 질문에 神會는 다음과 같이 答하고 있다.
"大乘은 보살이 壇波羅蜜(단바라밀)을 行함에 三事(身·口·意 三業)의 體(체)가 空한 것인줄 觀(관)하는 것과 같이 五波羅蜜(오바라밀)도 역시 이와 같다.
때문에 大乘이라고 한다.
最上乘이란 오직 本來(본래)부터 自性空寂(자성공적)한 줄 보고(깨닫고) 三事가 본래 自性이 空한 것으로 알고, 또 다시 觀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한 六波羅蜜(육바라밀)도 이와 같다. 이를 最上乘(최상승)이라고 한다."
즉, 大乘의 六波羅蜜(육바라밀)은 三事의 體空(체공)을 觀(관)하는 것이며 最上乘은 三事가 본래부터 自性空(자성공)인 것임을 알고 특히 觀(관)을 일으키지 않고도
萬行(만행)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神會가 "空寂體上(공적체상)에 저절로(스스로) 般若의 知가 있다"라고 하는 말과 내용적으로 같은 說이다.
壇經의 智常의 參問에는 이 神會가 주장하는 般若智(知)의 입장이 缺如되어 있으며, 後代에는 智常(지상)의 參問(참문)과 四乘(사승)의 問答(문답) 그 自體(자체)도
본래의 意味(의미)를 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傳燈錄] 卷5의 智常의 傳記에는 실제 壇經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記錄을 싣고 있음은 그러한
사실을 잘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또 敦煌本 [壇經] 30段에 '金剛經의 功德'을 설하고 있는 一段(일단)은 사실 最上乘法(최상승법)을 提示(제시)한 壇經의 題名(제명)을 설명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여러분, 만약 甚深(심심)한 法界(법계)에 들어가 般若三昧에 들고자 한다면 곧바로 般若波羅蜜을 실행토록 하라. 오직 [金剛般若波羅蜜經] 1권만
지니고 있는 것으로 곧 見性할 수가 있고 般若三昧에 들 수 있다. 이 사람의 功德은 無量한 줄 알아라.
經典에도 분명히 찬탄하고 있는
것처럼 그 功德을 모두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最上乘의 법인 것이니 大智(대지)를 가진 上根機人(상근기인)들을 위해 설한 것이다. 만약
小根機(소근기)의 작은 智慧(지혜)를 가진 사람이 이 법을 들으면 마음에 信心(신심)이 나지 않을 것이다.
예를들면 大龍이 큰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만약
大龍(대룡)이 큰 비를 閻浮提(염부제;大地)에 내리면 풀잎들이 漂流(표류)되는 것과 같다. 만약 큰 비를 大海(대해)에 내린다면 바닷물이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것과 같다.
이처럼 大乘者(대승자)가 金剛經을 설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열리고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들 本性은 본래
般若의 智慧를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智慧로써 觀照(관조)하기에 문자를 가借(가차)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云云)
이 一段(일단)은 사실 神會의 [菩提達摩南宗定是非論(보리달마남종정시비론)]의 一節(일절)에 의거하여 慧能의 說法으로 응용한 것인데 여기에도 앞에서 인용한
金剛經의 持經功德分(지경공덕분)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經中分明讚歎 云云(경중분명찬탄
운운)은 金剛經 第12段 '尊重正敎分(존중정교분)'을 가리키는 말인데,
敦煌本 壇經에서 이처럼 金剛經의 功德과 '最上乘'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北宗의 楞伽經(능가경) 입장을 超克(초극)하려는 意圖(의도)에서 南宗禪(남종선)이
上根機人(상근기인)의 禪法(선법)임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最上乘을 南宗頓敎의 般若思想(반야사상)의 實踐(실천)으로 주장하고 있는 자료는 王維(왕유)의 '六祖慧能禪師碑銘(육조혜능선사비명)
· 神會語錄(신회어록) ·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등에
많이 보이고 있지만 이 모두 神會의 金剛經 宣揚(선양)과 더불어 비롯된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여기의 敦煌本 [壇經]에서 강조하는
[金剛經] 宣揚과 最上乘 般若波羅蜜法 등은 모두 이러한 神會의 주장을 繼承(계승)하여 새롭게 再編(재편)한 것임을 밝혀둔다. 神會의 金剛經
宣揚은 北宗의 楞伽經(능가경)에 對抗(대항)하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菩提達摩南宗定是非論(보리달마남종정시비론)]의 後半(후반)에서는 一行三昧說(일행삼매설)과 함께
金剛經의 傳持(전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石井本(석정본) 神會語錄(신회어록)에 부록되어 있는 東土六代祖師傳(동토육대조사전)에는 金剛經의 傳授(전수)에 依(의)한 傳法(전법)의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壇經]에는 慧能이 南海(남해)에서 어떤 客(객)이 외우는 [金剛經]의 一節(일절)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하는 佛法(불법)과의
因緣(인연)이나, 黃梅山 五祖 弘忍大師(황매산 오조 홍인대사)는 楞伽變相圖(능가변상도)를 그릴 계획을 金剛經의 [凡所有相 皆是虛妄(범소유상
개시허망)](T.8-749 上)이라는 經典(경전)의 一句(일구)로써
스스로 배척시키고 있는 一段(일단)은,
弘忍(홍인)의 입을 통하여 南宗이 주장하는 金剛經의 般若思想으로서 北宗禪의 立場(입장)을 表明(표명)한 [楞伽經(능가경)]의
變相圖(변상도)라고 하는 有相(유상)의 宗旨(종지)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敦煌本 壇經은 北宗의 楞伽經(능가경)에서 南宗의 金剛經으로의 思想的인
轉向(전향)을 端的(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禪宗資料(선종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中國禪宗思想史(중국선종사상사)의 見地(견지)에서 한가지 분명히 밝히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南宗禪의 내용이 般若波羅蜜이란
점인데 北宗禪의 傳統的(전통적)인 修定主義的(수정주의적)인 禪佛敎(선불교)를 大乘佛敎(대승불교)의 정신인 般若波羅蜜(반야바라밀)로 思想的(사상적)인 一轉(일전)을 시킨 사람이 荷澤神會(하택신회)이다.
神會는 [歷代法寶記(역대법보기)]에서도 '北宗의 淸淨禪(청정선)을 쳐부수고 如來禪(여래선)을 세웠으며, 그 如來禪의 내용이 知見·言說·無念·見性(지견·언설·무념·견성) 등'이라고
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達摩(달마)로부터 傳承(전승)된 南宗頓敎(남종돈교)의 입장을 如來禪(여래선)이라고도 불렀는데, 神會語錄(신회어록)에 如來禪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한
一段에 注目해 보자.
和尙(화상)이 說(설)했다. "'有無의 兩邊(양변)을 여의고 中道 또한 잊어버린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無念인 것이다. 無念은 바로 一念인 것이며
一念은 바로 一切智이다. 一切智란 즉 甚深한 般若波羅蜜은 곧 如來禪인 것이다.
이런 까닭에 經에 '善男子여! 어떻게 如來(여래)의 平等(평등)을
觀(관)하겠는가 !'하자 維摩詰(유마힐)은 '身體(신체)의 實相(실상)을 觀(관)하는 것처럼 부처를 觀(관)합니다. 如來는 과거에서 온 것도 아니고 미래에 가는 것도 아니며
또한 지금 住하는 바가 없는 것처럼 觀합니다'라고 답했다.
無住이기 때문에 즉 如來禪이며, 第一義空인 것이다. 만약 보살이 이처럼
思惟(사유)하고 관찰한다면 上上에 昇進(승진)하여 스스로 聖智(성지)를 自覺(자각)케 될 것이다."
여기에 인용된 경전은 維摩經(유마경) 見阿죽佛品(견아축불품;T.14~554 下)의 一段인데 神會는 數處(수처)에 이 一節(일절)을 인용하여 如來禪의 思想的
根據(사상적 근거)로 응용하고 있다.
사실 神會의 '如來禪(여래선)'이란 말은 {楞伽經(능가경)}에서 借用(차용)한 말이지만 그 내용은 維摩經(유마경) 金剛經(금강경) 등의
般若思想(반야사상)으로서 여기서 설한 것처럼 無念·無住·般若波羅蜜·頓悟見性(무념·무주·반야바라밀·돈오견성)등임을 밝히고 있다.
또 [菩提達摩南宗是非論(보리달마남종시비론)]에 神會는 般若波羅蜜法(반야바라밀법)의 수행을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遠法師(원법사)가 질문했다. "禪師(선사)는 어떤 法을 닦으며 어떤 行을 실행합니까?"
和尙(화상)이 답했다. "般若波羅蜜法(반야바라밀법)을 닦으며 般若波羅蜜行(반야바라밀행)을 행한다."
遠法師가 질문했다. "어째서 다른 법을 닦지 않고 다른 수행을 행하지 않으며 오직 般若波羅蜜法을 닦고 般若波羅蜜行만을
행합니까?" 和尙이 답 했다.
"般若波羅蜜法(반야바라밀법)을 修學(수학)하면 능히 一切法(일체법)을 다 포섭하고, 般若波羅蜜行(반야바라밀행)을 행하는 것이 바로 一切行의 근본이다.
金剛般若波羅蜜(금강반야바라밀)은 最尊·最勝·第一(최존·최승·제일)이다. 無生 無滅 無去來(무생
무멸 무거래)하며 一切諸佛(일체제불)도 여기에서 나왔다."
神會는 또 "無念이 바로 般若波羅蜜이며 般若波羅蜜이 곧 바로 一行三昧(일행삼매)"라고 곧바로 설하고 있는 것처럼 南宗頓敎의 禪思想을
般若波羅蜜로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사실 中國禪宗(중국선종)의 思想史(사상사)의 흐름에서 살펴볼 때 禪의 意味와 語義는 新會의 頓悟禪(돈오선)의 주장과 더불어 一轉(일전)된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것은 中國禪宗의 思想史나 敎團史的인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中國佛敎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狹義(협의)의 宗派佛敎的(종파불교적)인 禪宗(선종)의 차원에서 새로운
차원의 中國佛敎로 방향을 바꾸어 놓은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神會는 從來(종래)의 禪(선)을 단순한 정신 집중적인 修定主義(수정주의)의 冥想(명상)이나
煩惱(번뇌)를 퇴치하는 禪定(선정)의 차원에 더 이상 머무르게 하지 않고 禪을 從來(종래)의 全佛敎(전불교)의 實踐(실천)으로 묶은 大乘佛敎(대승불교)의 般若波羅蜜(반야바라밀)의 입장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 禪宗史(선종사)에서 禪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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