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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및 역사전개의 動因(동인)으로서의
業(업)의 이해
A Study of Karma as the First Cause
崔 鳳 守
(Ch'oi, Bong-su)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불교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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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여러 가지 動因
(동인)
우리에게 우선 크게 다가오는 것은 죽음으로 끝나는 인생이라는 문제이다.
그런데 그 인생은 우주의 始終(시종) 속에서 영위되는 한 점이다. 그래서 결국
언제 어디에서나 철학자든 宗敎人(종교인)이든 과학자이든 누구나 공통적으로
우주와 그 시작에 대해서 묻고 있다.
지금부터
약 2,600여 년 전에 인도에서 탄생한 고타마 붓다(Gotama Buddha)의
一生과 그의 滅後(멸후) 100년 간의 時代(시대)를 합쳐 原始佛敎時代(원시불교시대)라고 대개 부르거니와
이 시대의 인도 思想界(사상계)에서도 人生과 아울러 우주의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한 인도사상계의
견해는 상당히 복잡하여 여기서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다. 그럴 때 原始佛典(원시불전)에서
外道(외도;titthiya)라는 이름 아래 정리되어 있는 견해들에 주목하게 된다.
이처럼 原始佛典(원시불전)에 소개된 당시의 인도 사상은 長阿含·長尼柯耶(장아함·장니가야)의
경우 六十二見(육십이견)으로 정리된 것과 六師外道(육사외도)의 所說(소설)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中尼柯耶(중니가야)에 소개되어 있는 五種惡見說(오종악견설)과 增支尼柯耶(증지니가야) 및 中阿含(중아함)에 정리되어
있는 三種外道說(삼종외도설)이 주목할 만하다. 이 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3종외도설이다. 여기에는 당시의 다양한 우주론 및 人間觀(인간관)이 因(인;hetu)의
개념을 중심으로 간단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1.
三種外道說(삼종외도설)
① 사람이 느끼게 되는 모든 樂(낙) 또는
苦(고) 또는 不苦不樂(불고불락)은
과거에 지은 것이 그 원인(pubbekata-hetu)이다.
②
사람이 느끼게 되는 모든 樂(낙) 또는 苦(고) 또는 不苦不樂(불고불락)은
主의 변화가 그
원인(issara-nimm na-hetu)이다.
③ 사람이
느끼게 되는 모든 樂(낙) 또는 苦(고) 또는 不苦不樂(불고불락)은
그 원인이 없는 것이다.(ahetu-apaccaya)
이상의 세 진술은 팔리 증지 니카야의 度處經(도처경;titthàyatana-sutta)에
나오는 것으로서 당시의 인도 사상을 가장 간결하면서도 포괄적으로
분류 정리한 것이다. 이것은 主部(주부)와 述部(술부)로 나누어서 살피는 것이 편리하다.
이 진술들의 주부는 어느 것이나 '사람이 느끼게 되는 樂(낙) 또는 苦(고)
또는 不苦不樂'(불고불락;yam kim càyam purisapuggalo patisa
vedeti sukham vàadukkham vàadukkham-asukham và)으로 되어 있고, 이에 대해 그 원인을 규정하는 것이 술부의 형식이다.
따라서 樂과 苦 등은 일종의 結果(결과;phala)의 위상을 지니게 된다. 즉
樂果(낙과) 또는 苦果(고과)로 충분히 볼 만하다.
그렇게 되면 이 3종외도설에서 우리는
인간 '현실'의 괴롭고 즐거운 삶에 대하여 그 원인을 추구할 수 있을지언정,
일견하기에 훨씬 큰 규모를 지니는 '우주 및 역사' 전개의 원인을 살핀다는
것은 다소 어려운 것이 되고 만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 3종외도설로서 우리의 의도에 맞는 성과를 얻어
내기위해서는, '사람이 느끼게 되는 樂(낙)과 苦(고) 그리고 不苦不樂(불고불락)'이라는
전제에 대해서 보다 광의의 해석이 허락되어야 한다. 그럴 때 漢譯(한역) 中阿含(중아함)
度經(도경)의 내용은 다소 희망적이다.
① 사람이 행하는 바 모든 것은 宿命(숙명)에 지은 것이 원인이다.(因宿命造;인숙명조)
②
사람이 행하는 바 모든 것은 尊祐(존우)의 지음이 원인이다.(因尊祐造;인존우조)
③
사람이 행하는 바 모든 것은 원인이 없는 것이다.(無因無緣;무인무연)
즉 여기에는 主部(주부)가 '사람이 행하는 바 모든 것(人所爲一切;인소위일체)'으로
규정되어 단순한 현실에서의 果報(과보)만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러한 苦·樂(고·낙)의 과보도 포함되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人間存在(인간존재)의
通時(통시)적 및 共時(공시)적 活動(활동)의 모든 것을 언급할 수 있는 표현이다.
만약 漢譯 中阿含(한역
중아함)의 근거가 되는 原典阿含(원전아함)에 苦(고) 및 樂(락) 등의 술어가
명시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3종외도설에 대한 니카야와 漢譯(한역) 아함의
관계는 미미하나마 일종의 異說經文(이설경문)을 지니는 관계이다.
그리고 니카야의
경우는 현실의 果報(과보)에 중점을 둔 표현이고, 한역 아함의 경우 보다 폭넓은
인간활동 전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보충설명과 함께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역 아함의 표현으로부터, 우리는
우주 및 역사 전개의 원인을 추구하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할 다소의
근거를 얻게 된다. 인간 존재의 통시적 및 공시적 활동은 다름아닌 인간의
역사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우주의 전개라는 규모에는 미치지 못함이 느껴진다.
인간의 역사란 우주의 전개 '속'에서 생각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로
느껴지므로 그러하다. 하지만 인도사상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인간의
역사적 전개란 곧 우주의 전개와 맞먹는 개념으로 받아들일만 하다.
인도인의 인간개념은 매우 주관적이다. 주관적이라함은 인식 주체인
인간의 전제하에 시간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始作(시작)이란 뜻을 나탄는
인도말 àdi를 음미하면 잘 느낄 수 있다.
"시(始)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인도인은 특이한 사유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시'를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인 고대 인도어는 '아디(àdi)'라는
낱말이다. '밪는다(取)'라는 어원적인 뜻을 갖고 있다. 시작을 왜 잡는다는
뜻으로 파악했을까? ··· 시간은 아무런 의식이 없다. 덧없이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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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객관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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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관적인 시간 개념은 인도인으로 하여금 객관적인 역사의
기록을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하게 한 것 같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대륙에서 일어난 일들을 '역사적'으로 기록하지는 않았고 따라서 역사적
기록물을 얻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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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인도인의 사유형태 속에서는 역으로 우주의 기원으로부터
시작되는 그러한 궁극적인 규모의 시간 개념이 쉽사리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 또는 중생의 활동의 시작과 어떻게든 맞물려
이해될 수밖에 없었을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Brahmanism에서는 우주의 시작은 곧 唯一神(유일신)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그들의 주장이 당연히 우주의 시작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상은 앞서 세 가지 진술 중 두 번째의 진술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3종외도설의 主部인 '사람이 행하는
바 모든 것' 또는 '사람이 느끼게 되는 모든 즐거움과 괴로움 등'을
우리는 표현 그대로 이해해도 좋고, 좀 더 광의의 해석을 허락하여 '우주
및 역사 전개의 全般(전반)'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
다음 述部(술부)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먼저 과거에 지은 것 및 主의 變化(변화)와
같은 니카야의 述語(술어)가 한역 아함에서는 宿命에 지은 것 및 尊祐(존우)의 지음
등으로 표현되고 있음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것은 한역 아함의 근거가
되는 원전 아함도 니카야와 같은 술어를 사용했던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단 역어를 宿命造(숙명조) 및 尊祐造(존우조)로 택한 것이다.
그러면 과거에 짓는 자는 누구일까? 3종외도설의 첫째 진술은 흔히
Jainism의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상도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또 하나의 因의 분류인 五種惡見說(오종악견설) 등의 진술을 살펴봐도
알겠지만 Jainism만으로 대응해도 좋을 듯 하다. Jainism의 중흥조로 알려진, 니간타 나타풋타는 靈魂(영혼)을 나타내는
命(jiva)과 네 가지 實體(실체)로 구성된 非命(비명;ajiva)을 설하는 正實體說(정실체설;pañca-dravya-vàda) 및, 命과 非命을 중심으로 苦의 發生과 苦로부터의
解說(해설)의 과정을 설하는 七諦說(칠제설)을 가장 핵심적인 주장으로 내세운다.
이중
과거에 짓는 行爲者(행위자)를 살피려는 우리는 당연히 正實體說(정실체설)에 주목하게
된다. 五實體(오실체)는 命(명;jiva)·法(법;dharma ; 운동의 조건)·非法(비법;adharma
; 정지의 조건)·空間(공간;àkà?a ; 장소) 및 物質(물질;pudgala)로
구성된다.
여기서 命과 物質은 모두 활동성을 지닌다고 주장하거니와,
사실 오실체설은 그러한 命과 물질의 활발한 활동을 강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양상이다. 즉 운동과 정지 그리고 운동의 장소가 각각 하나의 실체로서
등장함은 命(명)과 物質(물질)은 어쨌든 움직임과 정지를 영원히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3종외도설의 첫째 진술에서, 과거에 짓는 행위를 하는 행위자는
정신(jiva)과 물질(pudgala)의 두 실체인 것이다. Jainism은 이 둘이
不生不滅(불생불멸)의 궁극적 尿素(요소)이기에 實體(실체)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Jainism이
우주 및 역사 전개의 初有因(초유인;first cause)으로서 정신과 물질이라는
實體(실체) 또는 이 실체의 活動(활동)을 들 것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진술에 나오는 '主의 變化(주의변화;issara-nimm na)'는 바로
인도의 전통적인 사상인 Brahmanism의 sat 傳變說(전변설) 등을 지칭하고 있음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태초에 유일한 有(유;tad eka sat)가 多化(다화)의
욕심을 일으켜 火(화;tejas), 水(수; p), 食物(식물;a a)을 내놓고 이 셋이
和合(화합)하여 三種復合物(삼종복합물;devat )들을 이루고 여기에 有(유;sat)가 命我(명아;jiva-
tman)의 상태로 들어가 일체 현상계가 전개된다.
이러한 주장에서 有(sat)는
다른 말로 梵神(범신;Brahman)도 되고 主(주;issara)도 될 수 있다. 따라서 Brahmanism에
입각할 경우 이 主야말로 우주 및 역사 전개의 初有因(초유인)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述部(술부)의 내용중에서 음미할 말은 因(인;heetu)이라는 개념이다.
여기에 쓰인 因의 개념은 비교적 넓은 외연을 지닌다. 첫째 우주 전개의
기원이 되는 初有因(초유인)으로서의 因이다. 둘째는 우주 및 역사 전개의 과정
중에 요청되는 動因(동인)으로서의 因이다. 여기서 初有因(초유인)과 動因(동인)은 상호간의
성격은 달라도 대개 初有因(초유인)과 動因(동인)의 主體(주체)는 同一者(동일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因(인)은 通時(통시)적인 宇宙論(우주론) 속에서의 因의 구별도 가능하다. 즉 셋째로
물질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사이의 因果(인과)관계 속의 因, 넷째로 인간의
정신과 육체 사이의 因果(인과)관계 속의 因, 그리고 다섯째로 인간과 인간
상호간의 因果(인과)관계 속의 因 등으로 또한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중에서 세 번째 물질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만의 관계에서
상정할 수 있는 因의 개념은 原始佛典(원시불전)내에서 만큼은 특유의 위상을 부여받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이 관계속의 因果(인과)를 전혀 삭제할 수 없음도 사실이지만
물질적인 것 상호간의 離合集散(이합집산)은 自然法爾(자연법이)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들
사이에 因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가급적 억제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굳이 사용하자면 因(인)과 구별되는 의미로서의 緣(연;paccaya)의 개념으로,
물질적인 것의 관계를 규정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때에도 緣(연)의 개념이
곧바로 정신적 요소를 받아들이므로 해서 순수한 물질적인 것만의 관계규정은
파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물질적인 것 상호간에서만 일어난다고 가정되는 因의 개념이
억제되고 있음은, 初有因(초유인) 또는 動因(동인)으로서의 因도 단순한 물질적인 것만의
전개는 취급하지 않을 것을 예상케 한다.
다시 말해 우주 및 역사의
전개는 어떤 형태로든 의지적인 것의 활동이 전개될 때 비로소 因의
관점을 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이 건전하다면 3종외도설 중 jainism이 관련되는 첫째
진술에서의 因은 정신 실체인 命(명;jiva)과 물질실체인 푸드갈라(pudgala)가
될 것이며, Brahmanism이 관련되는 둘째 진술에서의 因은 唯一神(유일신)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일종의 의지적인 주체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3종외도설의 세 번째 진술은 因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물질적인 것 상호간의 관계 또는 離合集散(이합집산)마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단순한 물질적인 것 상호간의 관계에는
因의 개념을 주지 않으려는 입장에서의 표현이다. 이러한 세 번째 진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예를 찾아보면 6사외도 중에서는 파쿠나(Pakudha-kaccy
ana), 막칼리(Makkh li-Gos la), 푸라나(P ra a-kassapa) 및 아지타(Ajita-kesakambalin)
등이 모두 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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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가운데서 아지타의 입장을 세 번째 진술에 포섭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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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그는 삼라만상이란 오직 地 · 水 ·
火 · 風(지·수·화·풍)의
물질 원소에 의해서 영위되는 것으로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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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物質(비물질)적 정신 같은 것은 전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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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경우 우주의 전개는 단순한 물질
원소 상호간의 관계에 불과하므로 여기에 因의 개념을 줄 필요가 없어
無因無緣(무인무연)이라 불러볼만한 것이다. 그런데 파쿠다 등의 입장은 재고할만한 것이 있다.
이들은 다름 아닌
非物質(비물질)적인 靈魂(영혼)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세 번째 진술에 연결하는 것은, 바로 이들의 命이 띠고 있는
物質(물질)적 성질 때문이다. 物質(물질)적 성질이란 "모든 영혼(jiva)은 지배력이
없고 힘이 없고 정진력이 없어 이미 결정된 요소간의 결합방식과 요소의
성질에 의해 전변한다"라는 이들의 설명에서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이 정신적 실체는 자발적인 의지가 없이 단순히 상황의 受用(수용)에만
그치므로 마치 물질과 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이처럼 파쿠다 등도 결국은
물질적인 것만의 離合集散(이합집산)으로 우주의 전개를 이해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의 견해에도 因의 개념을 줄 필요가 없게 되어 역시 無因無緣(무인무연)이라
불러 볼 만한 것이다.
이상의 논술을 정리해 보면 3종외도설은
① 우주 및 역사의 전개는 정신실체와 물질실체를 그 動因(동인)으로 한다.
② 우주 및 역사의 전개는 唯一神(유일신)을 그 動因(동인)으로 한다.
③ 우주 및 역사의 전개에는 動因(동인)이란 없고 단지 물질적인 요소의
偶發(우발)적인 離合集散(이합집산)이 있을 뿐이다.
라는 세 가지 진술로 바꾸어진다.
2.
그 비판
3종외도설로 요약될 수 있는 당시의 인도 사상계에 대해 原始佛典(원시불전)은
다양한 측면에서 비판하고 있다. 죄악과 의지의 문제점에서 행해진 이해하기
쉬운 비판으로부터 十二緣起說(십이연기설)의 차원에서 행해진 가장 어려운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서는 죄악과 의지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비판과
검증 가능성의 측면에서 행해지는 비판을 음미한다. 우주의 근원에 대한 어떤 견해가 진리이려면 그것으로 인간을 포함한
우주속의 모든 현상이 올바르게 설명되어야 한다.
普遍性(보편성;universality)과
妥當性(타당성;proprieety)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어떤 현상은 잘 설명되지만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그것을 진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입장에서 고타마 붓다가 행한 세 견해에
대한 비판을 아함은 3종외도의 소개에 이어 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둘째 견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무릇 모든 것이 유일신의
뜻에 의해 이루어질 경우 인간이 죄를 지을 때 그 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그것은 당연히 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 왜냐하면 그
죄도 신의 뜻에 의해 지어졌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에게
죄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모순이다. 더욱 자가당착으로 지적된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문제이다.
모든 일이 신의 뜻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인간에게 이렇게도 하려하고
저렇게도 하려는 의욕이나 욕심은 애당초 발생조차 않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의지를 부정하려 하겠지만 의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자명한 사실로 인식된다. 그래서 이제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선택의
의지를 주었노라고 변론한다면 그야말로 자기 주장에 얽매인 교묘한
희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첫째와 셋째 견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설득력있는 대답을 주지
못한다. 모든 것이 宿業(숙업)에 의해서 또는 물질 상호간의 우발적인 결합에
의해 일어난다면 우리의 죄도 그런 성질의 것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으로서
우리 인간의 잘못을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자유로운 인간 의지의
존재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앞의 세 가지 견해는 비록 우주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인간의 죄악과 자유의지라는 중요한 현상에는 결코
적용될 수 없으므로 진리라고는 할 수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3종외도설은 또 한 가지 측면에서 심대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곧 검증 가능성의 문제이다. 原始佛典(원시불전)은 유명한 다음의
대화를 전하고 있다.
"바셋타야 세 가지 베다를 갖춘 어떤 한 바라문이라도 梵神(범신)이
있는 곳을 눈으로 똑똑히 본 자가 있는가?"
"존귀한 고타마여, 그렇지 않습니다."
"바셋타야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의 스승 중 한 명이라도
범신이 있는 곳을 눈으로 똑똑히 본 자가 있는가?"
"존귀한 고타마여, 그렇지 않습니다."
"바셋타야,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의 스승의 스승 중
한 명이라도 범신이 있는 곳을 눈으로 똑똑히 본 자가 있는가?"
"존귀한 고타마여, 그렇지 않습니다."
"바셋타야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 가운데서 일곱 세대
전의 스승들 중에서 어떤 누구라도 범신이 있는 곳을 눈으로 똑똑히
본 자가 있는가?"
"존귀한 고타마여, 그렇지 않습니다."
"요즈음의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은 옛날에 노래되고
선언되고 모아진 주문구를 그대로 따라 노래하고 읊으며 영창된 대로
영창하며 낭송된 대로 낭송하는데 바로 그 주문을 만들고 그 주문을
선언한 옛 신선들이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에게는 있다.
곧 앗타카
바마카 바마데바 베스마밋타 야마탁기 앙기라사 바라드바자 바셋타 캇사파
바구 등이다. 그들이 '우리는 이것을 안다. 우리는 이것을 본다. 곧
범신이 있는 어떤 곳이라도' 라고 말하였던 적이 있는가?"
"존귀한 고타마여, 그렇지 않습니다."
…….
"어떻게 생각하느냐, 바셋타야. 이러한 경우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의 설한 바는 신통스럽지 못한 것으로 전락하지 않겠는가?"
"물론입니다. 존귀한 고타마여, 이러한 경우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의 설한 바는 신통스럽지 못한 것으로 전락합니다."
"옳다. 바셋타야, 실로 바셋타야, 저 세 가지 베다를 갖춘 바라문들은
그들이 알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과 함께 하는 곳으로 <향하는>
길을 가리키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곧은 길이다. 이것은 곧바로
이끄는 것이며 안내하는 것이니 그것을 행하는 자를 범신과 함께하는
곳으로 안내한다'라고."
고타마 붓다는 진리의 체험을 중요시 한다. 어떤 주장도 그것이 스스로의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을 것을 자못 강조한다. 이상의 대화는 3종외도설의
두 번째 진술에 대한 체험 또는 검증을 묻고 있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도
唯一(유일)의 梵神(범신)을 본 자가 없다면 그 梵神(범신)의 實在性(실재성)은 문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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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문제성 많은 원리를 바탕으로 이런 저런 주장을 내세운다면 그
주장 또한 문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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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태초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통한 검증의 요청은 비단 두
번째 진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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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진술의 경우 정신실체(jiva)와
물질 실체(pudgala)가 원인으로 주장된다. 여기서 정신실체는 不生不滅(불생불멸)의
영속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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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태초부터 존재했을 것을 예상할 수 있고,
또 우주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이 太初(태초)로부터 존재했음이 주장의 핵심이다. 그런데 만약
태초로부터 있었고 한번도 生滅(생멸)함이 없는 실체라면 그러한 정신은 당연히
태초의 상태에 대한 기억을 동반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누구도 태초에
대한 기억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첫 번째 주장(Jainism)의 중흥조인
니간타는 사실 "모든 것을 알고 보며 빠진 것 없는 智見(지견)을 인정하고,
가고 머물고 자고 깨고 하는 모든 때에 언제나 항상 智見(지견)이 일어나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그도 태초의 상태에 대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一前生(일전생)에 대한 기억조차 불가능한 것이
그의 현실이자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그도 결국 태초의
존재를 보지 못한 것이고 결국 첫째의 진술도 검증되지 않았고 검증될
수 없었던 원리를 바탕으로 세워진 문제성 많은 주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진술의 핵심인 물질적인 존재의 실체성도 마찬가지의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태초에 진실로 물질적인 요소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이전에
정신과 물질 이전의 상태인 제3의 실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들은
분명 똑똑히 본 바가 없는 것이다. 단지 현실의 관찰로부터 어색한 비약을
일삼고 있는 줄 모르는 일이다.
Ⅱ. 共業의 주체(공업의주체)
: ->>>다음장으로 ->> 계속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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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집_3 (1/3)
우주 및 역사전개의 動因(동인)으로서의
'업'의 이해(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