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은
흔히 업설(業說)하면, 인과(因果)관계인
'인(因)과, 과(果)'라는
대응적인 법칙과 함께, 이러한 인과(因果)의 법칙이 그대로(순조로이)
성립이 안 되는 인간에 대해 적용하는, 과보(果報)라는
형식의 업인과보(業因果報)를 생각하게 됩니다.
'주체적
인간'과 '객체적 대상' 사이에서의 '작용(作用) ·
반응(反應)'이라는 인과(因果)의 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이와 같은 일반적인 업설(業說)은 이미 우파니샤드 철학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인간의 '의지적
작용'과 객체의 '필연적 반응'이라는 말을 채택하여 '선업(善業)에는
선보(善報)가, 악업 (惡業)에는 악보(惡報)'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비구들아,
만일 의도적으로 일을 하고 (또) 그 일을 쌓아 두었다면,
그 일의 (결과를) 받지도 않은 채 그 일이 (근본적으로)
'끝났다'라고는 나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그 일(의 결과)는
반드시 현재에 나타나든지 아니면 미래의 세상에서 나타나고야
만다.
그런데 비구들아, 의도적으로 행하였고 또 쌓아두었던
그 일의 (결과를) 받지도 않은 채, 괴로움을 '끝낸다'라고도
나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비구들아, 몸(身)으로 행하는
세 가지 일이 있는데, 이들은 비뚤어졌고 불선한 의도로
행하여져 괴로움을 일으키고 괴로움의 과보(果報)를 지니는
것들이다.
그리고 말(口)로 행하는 네 가지 일이 있는데,
이들도 더럽고 비뚤어졌고 불선한 의도로 행하여져 괴로움을
일으키고 괴로움의 과보(果報)를 일으키는 것들이다.
그리고
끝으로 뜻(意)으로 행하는 세 가지 일이 있는데, 이들도
더럽고 비뚤어졌고 불선한 의도로 행하여져 괴로움을 일으키고
괴로움의 과보(果報)를 지니는 것들이다. ···"-<의도경>
아함(阿含)에
보이는 숱한 실천적 교설 중, 제일 처음 닦아야 할 교리로
부각되는 것은 업설(業說)이라고 합니다. 업설의 기본적
술어인 업(業)이란, 명사가 '의지적 작용'에서 온 말이며,
업(業)의 대응어인 보(報)는 '필연적 반응'을 지칭하는
말이다.
유정(有情)물 중에 특히 인간의 '의지적인 작용과
필연적 반응'을 표현하는 것으로, 의지적인 작용과 필연적
반응은 각각 열두 포섭처를 이루는 여섯 감관(根)과 여섯
대상(境)의 특질이기 때문이다.
열두 포섭처(十二處)를
이루는 여섯 감관(六根)과 여섯 대상(六境) 사이에는 '작용⇔반응'의
필연성이 존재한다. 이 여섯 감관과 여섯 대상의 반응 사이에는
'필연성'이 있으므로 '작용'을 인(因)으로 '반응'을 과(果)로
말할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작용 · 반응의
필연성은 '업(業) · 보(報)'의 인과성(因果性)으로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업인과보(業因果報)라는
기존적인 법칙이 도출(導出)되는 것입니다.
앞서에서
말했듯이 이것은 의지적인 행동이 강한(두두러진), 인간에게
적용되어 설해진 것으로, 인간위주의 -인간의 삶에서(대상으로)
설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업인과보(業因果報)라는
인과(因果)의 법칙인 '작용과 반응'이라는 업인과보(業因果報)의
법칙이 그대로(바로) 결과로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 즉
선인(善因)은
발견되지 않았는데, 선과(善果)만 나타나 있는 (삶의) 경우
선인(善因)은
있는데 선과(善果)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의 두 가지의
경우이다.
전자의
내용은, 지금 나타나 있는 선과(善果)의 업인(業因)이 숙세(宿世)에
있는 것으로, 현세(現世)에 비로소 그 과보(果報)로서 나타난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현세(現世)에 지금 짓고 있는
업인(業因)이 현세에 바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내세(來世)에는
나타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
만일 고의로 업(業)을 지을 때는 반듯이 그 보(報)를 받나니,
현세에 받을 때도 있고, 내세에 받을 수도 있다."
-<중아함 권3 '思經'>
이렇게
해서 업인과보(業因果報)의 삼세윤회설(三世輪廻說)이 정립이
되어지게 됩니다.
이 교설(敎說)은 십이처설(十二處說)에
철저히 바탕을 두고 성립된 것입니다.
즉 현실적으로
존재 타당성이 없는 신(神) 등을 세우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사실들을 중심으로, 그 필연적 귀결을 이끌어낸
교설(敎說)이기 때문입니다.
이 업인과보(業因果報)의
삼세윤회(三世輪廻說)에 대한 교설을 통하여 업설(業說)의
참뜻을 알 수 있으니, 주어진 현실에 대한 긍정과 함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긍정적인 미래를 향해, -선인선과(善因善果;선업) · 악인악과(惡因惡果;악업)라는
필연적 귀결을 바르게 알아 지님으로서 건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간상을 심어준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업설(業說)이 십이처설(十二處說)에 철저히 바탕을 두고
성립되었다 하였습니다.
이 열두 포섭처(十二處)의 설(說)은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 일체(一切)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 · · 인사하고,
인사한 뒤에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일체(一切)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시었다.
"일체란 곧 십이처(十二處)니,
눈(眼)과 빛깔(色), 귀(耳)와 소리(聲) · 코(鼻)와
냄새(香) · 혀(舌)와 맛(味) · 몸(身)과
부딪쳐짐(觸) · 뜻(意)과 법(法)이다. 이것을 일체(一切)라
한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것은 일체가 아니다.
나는 이제 사문 고타마가 말하는 일체를 버리고 따로 다른
일체를 세우겠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이니, 물어보면 알지 못하여 그 의혹만 더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참으로 있는 경계(境界)가 아니기 때문이다."<잡아함
권13 一切經>
이
십이처설(十二處說)은 오온(五蘊) · 십팔계(十八界)설과
함께 삼과설로 표현되는 것으로, 이 삼과설(三科說)은 우리들의
삶에서 경험하고 있는, 현실세간의 내용을 의식과 존재(名·色),
주체와 객체(根과 境), 자아 · 행위 · 세계(根·識·境界)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경계인
현실 세계에서 관찰이 가능한 사실들을 중심으로, 그 필연적인
흐름의 내용인 '인과의 법칙'과 함께 필연적 귀결을 이끌어
낸 것이며, 또한 모든 것은 온처계(蘊 · 處 ·
界⇒三科)로 표현된 여러 가지 인연화합의 계기로 일어나는
것으로,
그 어느 것도 정해져 있는 것은 없으니, 업설(業說)의
참뜻을 밝힘과 함께 중도실상의 도리를 바로 알아 건전한
삶을 향하여 살아야한다는 가르침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 교설들은 미혹의 중생들로 하여금 궁극적인 깨달음의
자리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 교리들은 '십이연기법(十二緣起法)'에서
하나의 완전한 교리로 조직을 이룬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인연법(因緣法)이라 하는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다는 것이니, 곧 무명(無明)을 인연하여
행(行)이 있고, 행(行)을 인연하여 식(識)이 있으며, 식(識)을
인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名色)을 인연하여 육입(六入)이
있고, 육입(六入)을 인연하여 닿음(觸)이 있고,
닿음을
인연하여 느낌(受)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착(愛)이
있고, 애착을 인연하여 취함(取)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有)가 있고, 존재(有)를 인연하여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生)을 인연하여 늙음(老) 죽음(死) 그리고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는 것이다.···"
-<잡아함 권12. 인연경>
십이연기법(十二緣起法)은
다섯 근간(五蘊)과 근(根) · 경(境)의 열두 포섭처(十二處)
및 생사(生·死)등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하여 함께 올라간다'라는 발생법이 육식설(六識說)등에
나타나는 인연론(因緣論)의 발생양식과 다섯 근간(五蘊)의
'인연으로 쌓임'과, 사제설(四諦說) 등에 나타난 집기(集起)라는
발생양식을 바탕으로 하여, 높고 깊은 차원의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설해진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십이연기설은 아함교리의
구경이며 완결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네
가지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괴로움의
진리(苦聖諦),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苦集聖諦), 괴로움이
사라진 진리(苦滅聖諦), 괴로움을 없애는 길의 진리(苦滅道聖諦)이다.···"-<잡아함
권15 현성경>
일체(一切)를
밝힌 십이처(十二處)의 내용과 함께, 우리들 삶의 내용인
현실세간의 내용으로 '일체(一切)는 덧없고 괴로우며 나(我)라
할게 못된다'라는 삼법인(三法印)을 설하면서 전변설(轉變說)에서
주장하는 불멸의 마음을 부정하였으며,
업보의 삼세윤회설을
가르치면서 과보를 받을 내세(來世)를 설정하여 적취설(積聚說)의
단멸(斷滅)의 견해를 극복하였다.
여기에서 윤회(輪廻)에
대한 의구심. 즉 '불멸하는 마음도 없다면 도대체 누가
내세(來世)에 다시 그 과보(果報)를 받을 것인가?'하는
것은, 십이연기설(十二緣起說)에서 설명이 되어진다.
즉
'세간'은 '밝힘 아닌 것(無明)에 연기(緣起)한 것'으로,
인간의 마음은 무상 · 고 · 무아를 피할
길이 없으며, '죽음'으로 해서 앞에서의 '밝힘 아닌 것'에
의한 것(하나의 삶:世)이 깨어지더라도 ('明'이 아니었기에)또
다시 새로운 '밝힘 아닌 것'이 상속하게 되므로, 내세(來世)는
필히 전개된다.
그러므로 '불멸의 마음'이 없이도 내세(來世)는
전개된다는 것입니다.(三世輪廻說)
이어
연기설(緣起說)은, 존재와 무(無)에 대한 불교의 독특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을 비롯한 세간은 '밝힘 아닌
것(無明)'에서 연기한 것이라는 것이다. 즉 밝힘이 없는
상태, 즉 실재성(實在性)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실재성(非實在性)의,
'밝힘 아닌 것(無明)'에서 비롯된 일체(一切)는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멸(滅)할
수밖에 없는 '밝힘 아닌 것(無明)'이 멸(滅)하면, 따라(緣하여)
일어나는 모두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
어떤
것을 연생법(緣生法)이라 하는가.
이른바 무명과 행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이
법은 항상 머물러 있는 법의 머무름이요, 법의 세계로서
그것이 여래가 스스로 깨닫고 알아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어 열어 보이시고 나타내어 드날리신
바이니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나아가서는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세상에 나오시지 않으시거나 이 법은
항상 머물러 있는 법의 머무름이요, 법의 세계로서 그것이
여래가 스스로 깨닫고 알아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어 열어 보이시고 나타내어 드날리시는 바이니,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병·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법은 법의 머무름(法住)·법의
공함(法空)·법의 한결같음(法如)·법의 그러함(法爾)이다.
법의 한결같음(如)을 떠나지 않고 법은 한결같음(如)과
다르지 않으며 분명하고 진실하여 뒤바뀜이 없이 연기를
그대로 따르나니 이것을 연생법이라 한다.
곧 무명 ·
행 · 식 · 명색 · 육입 ·
닿음 · 느낌 · 애착 · 취함 ·
존재 · 남과 늙음 · 병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괴로움이니 이것을
연생법(緣生法)이라 한다.···"-<잡아함
권12 因緣經>
모두
인연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우리들 삶의 실상을 나타낸 것으로,
이것은 '··· 분명하고 진실하여 뒤바뀜이
없이···' 연기(緣起)한다는 것이다.
우리들
삶 속에서 연기되는 모습(流轉緣起: 유전연기)과 함께,
무명에서 출발한 업식(無明業識)에 의한 고통의 삶을 벗어나,
해탈로의 이상적인 삶을 위한 인과(還滅緣起: 환멸연기)를
밝히고 있는 내용인 것입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겠다.
비구들이여,
물질이 있고 그 물질을 인(因)하여 물질에 얽매이기 때문에,
아직 생기(生起)하지 않은 걱정 · 슬픔 ·
번민 · 괴로움은 생기고, 이미 생긴 그것들은 더욱
자라고 커간다고 생각하라. 수 · 상 · 행
· 식도 또한 그와 같다.
비구들이여, 혹 물질로서
항상 있어서 변하거나 바뀌지 않고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
있더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착하고
착하다. 비구들이여, 물질은 덧없는 것이다. 만일 어떤
훌륭한 이가 물질은 덧없는 것으로써 이미 변하고 바뀌는
것인 줄을 알면, 그는 욕심을 멸해 모든 번뇌가 없어질
것이다.
본래부터 모든 물질은 덧없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인 줄을 안 뒤에는, 혹 물질을 인연하여 걱정
· 슬픔 · 번민 · 괴로움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끊고, 그것을 끊은 뒤에는 집착할 것이 없다.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안온한 즐거움에 머무르고, 안온한 즐거움에
머무르게 되면 그것을 열반이라 한다. 수 · 상 ·
행 · 식도 또한 그와 같다."-<잡아함
권2 十六比丘經>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의 본질이 '진리에 대한 깨달음'에 있다면,
그 깨달음은 열두 포섭처의 교설(十二處) ·
업설(業說) · 여섯 식별의 교설(六識) ·
열여덟 계층의 교설(十八界) · 여섯 계층의 교설(六界)
· 다섯 근간의 교설(五蘊) · 네 가지 성스러운
사실(四諦)의 교설을 차례로 경유함으로써 비로소 십이
연기(十二緣起)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으로, 아함(阿含)
교설(敎說)의 전체적인 이해는 이러한 여덟 가지 교설(敎說)들에
대한 바르고 깊은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승이시여,
연기란 깊은 것이며 깊은 곳에서 빛난다 하지만 저에게는
눈앞의 것처럼 보입니다."
"아난다여, 그런
말 하지마라. 연기는 깊은 것이고 깊은 곳에서 빛나리라.
아난다여,
사람들은 이 법을 깨닫지 못하고 꿰뚫지 못하기 때문에
엉킨 실타래같이, 종기로 뒤덮인 듯이, 문자풀이나 바바자풀이
꼬인 것같이 악취(惡趣)에로의 윤회(輪廻)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라."-<상응니카야
연기품 제12상응 제60경(Nid na-Sutta)>
'업사상과
12연기사상'에 대하여 서술하시오 <끝>
|
